앨리스의 소보로빵 바다로 간 달팽이 14
홍명진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전 부산에서 다른 기억은 다 잃었어도 출산한 딸을 위해 미역국을 준비했던 한 치매할머니의 사연이 페이스북을 통해 소개되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던 일이 있다.

'앨리스의 소보로빵'은 치매에 걸린 엄마를 둔 두희네 이야기이다.

이 책의 주인공 두희는 중학생이다.

가족은 엄마, 아빠, 오빠, 그리고 두희 이렇게 넷이다.

아빠가 다니던 공장이 망해 실직했을 무렵 엄마는 집을 나간 후 열달 뒤 엄마가 돌아왔는데,

엄마는 알츠하이머에 걸려 7살 아이가 되어 버렸다. 이런 엄마를 가족들이 돌아가면서 돌본다.

자식도 알아보지 못하고 집도 알지 못하며 어린아이같은 짓만 하는 엄마.

혹시라도 한눈을 팔면 어디론가 가버리는 엄마때문에

두희는 친구랑 마음편히 놀지도 못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도 제대로 할 수 없다.

치매에 걸린 부모를 모시는 어른들도 힘들어하는데,

아직 엄마의 보살핌이 필요한 나이에 치매에 걸린 엄마를 돌보는 일이 얼마나 힘들까?


두희네도 그렇지만 주변 사람들로 힘들게 살아간다.

부모님대신 할머니 손에서 자라는 도운이와 도운이를 키우는 할머니.

연예인이 꿈이지만 술주정뱅이 엄마때문에 힘들어하는 장미.

기억을 잃고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살아가는 컨테이너 아저씨 등

각자 힘들게 살아가고 있지만 그들은 서로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준다.


어느 날 부모님을 만나러 간 도운이는 부모의 죽음을 목격하고 말을 하지 않게 되고,

그런 도운이에게 안식처는 컨테이트 아저씨 뿐이다. 말을 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하는.

두희도 힘들어 하는 도운이때문에 들어간 컨테이너에서 아저씨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엄마에 대해 자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컨테이너에 불이 나고 앨리스가 겪었던 모든 일이 꿈이었던 것처럼 컨테이너 아저씨는

사라져버렸다. 앨리스가 토끼를 따라 들어간 토끼굴에서 겪었던 모든 일들이 꿈이었듯..

컨테이너도..아저씨도..사라져버렸다. 기억만 남긴채..

도운이도 잃어버렸던 말을 다시 되찾았다. 


그리고 두희는 앨리스가 겪었던 일들이 모두 꿈이었듯 자신이 지금 겪고 있는 모든 일들이 꿈이길 바라지만...

이제는 안다. 꿈이 아니라는 것을..

앨리스에게 소보로빵은 그냥 소보로빵이듯.

두희에게 7살짜리가 된 엄마도 그냥 엄마라는 것을..

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리고 힘들지만 이제는 그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작가는 친정엄마가 기억을 잃었을 때 두아이의 엄마였다고 한다. 

동화지만 치매에 걸린 엄마에 대해 느끼는 작가의 감정이 담겨있어 좋다.

너무 슬프게 그려놓으면 눈물이 나오거나 감정에 북받쳐 나오는데.

치매에 걸린 엄마와 중학생 소녀, 그리고 그 가족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 더 좋았다.

그래서인지 마음속에 무언가가  남아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엄마에 대해 그리고 가족이 소중함에 느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