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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속에 새처럼 숨어 사는 집 ㅣ 파랑새 사과문고 79
김향이 지음, 김동성 그림 / 파랑새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산뜻하면서도 아름다운 표지와 멋진 제목에 이끌려 이 책을 선택했다.
'구름 속에 새처럼 숨어 사는 집' 아이들 동화 중 이렇게 멋진 제목의 책은 처음보는 것 같다.
이 책은 중편 2개와 단편 4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무지개 꽃살문, 구름 속에 새처럼 숨어 사는 집은 중편, 베틀노래 흐르는 방, 날개옷 이야기, 항아리와 풀꽃, 동백꽃 이야기은 단편이다.
베틀 노래 흐르는 방과 무지개 꽃살문은 사람이 주인공이고, 구름 속에 새처럼 숨어 사는 집부터 동백꽃 이야기까지 네 편은 동식물과 사물이 주인공이다.
베틀 노래 흐르는 방은 60여년을 베틀과 함께한 할머니와 그 손녀 이야기이다.
몸이 아파 일을 할 수 없지만 베틀만 잡으면 기운이 나는, 손에서 베틀을 놓을 수 없는 할머니의 이야기가 따뜻하게 펼쳐진다.
무지개 꽃살문은 범어사의 소목장의 이야기이다. 소목장이 되었지만 그를 기다리던 가족은 추위와 굶주림에 세상을 떠나는 이야기.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이 생각나는 이야기였다.
항아리와 풀꽃은 자기 일과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는 풀꽃과 풀꽃의 한 말이 의미를 깨닫게 되는 흙의 이야기이다. 자신의 책임을 다 하는 풀꽃과 흙의 이야기가 어린왕자를 읽을 때처럼 잔잔한 감동을 준다.
구름 속에 새처럼 숨어 사는 집은 집터를 찾는 제비부부를 통해 운조루에 숨어 있는 따뜻한 배려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이다. 운조루의 사진을 보며 읽으면 책에서 설명한 운조루의 아름다움을 더 잘 느낄 수 있다.
날개옷 이야기는 해인사 불상안에서 나온 15세 송부개라는 아이의 요선철릭을 이야기로 꾸민 것이다. 아이가 주인공이 아니라 옷이 주인공이어서 독특한 느낌을 주며 아이 어머니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슬프지만 따뜻한 이야기라 기억에 남는다.
마지막 동백꽃이야기는 임진왜란때 일본장수가 약탈해가 일본 춘사에 심어진 오색팔중산춘 동백의 이야기이다. 고향을 그리워한 동백 어미와 그런 어미 동백의 마음을 어렴풋이 깨닫게 되는 자식의 이야기라...
이 동백은 임진왜란을 계기로 울산에서 자취를 감췄다고 한다. 지금은 여러 사람들의 노력으로 이 동백을 분양받아 고향인 울산에 심어져 있다. 얼마전 한반도 자생식물인 금강초롱의 학명이 일본식 이름 하나부사라는 걸 알고 분개했었는데, 그래서인지 이 동백꽃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것 같다.
이야기 중 3편 정도는 불교와 고택에 대한 내용이라 어려운 단어들이 좀 있어서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하지만 다른 동화책들과는 달리 좀더 진지한 고민을 할 수 있고,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