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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만화방 ㅣ 이야기 별사탕 1
송언 글, 강화경 그림 / 키다리 / 2014년 10월
평점 :
표지엔 추억돋는 슬레이트 지붕의 만화방.
나의 어린시절 우리 동네에 저 그림에 있는 만화방과 똑같은 모습의 구멍가게가 있었다. 슬레이트 지붕에 받쳐놓은 간판, 여섯장의 유리로 된 미닫이 문 그리고 가게 앞에 놓여진 평상..문 옆에 미원광고판만 붙여놓으면 딱 그시절 가게 모습이다. 중간에 나오는 이발소 풍경 또한 추억이 돋는다. 흰색에 검은 글자로 쓰여진 간판과 문 옆에 이발소임을 알리는 빙글빙글 돌아가는 것까지..그 앞에 쌓여있는 연탄재도 정겹다. 파란 타일이 박혀있는 이발소 내부모습도..
이 책을 읽는 내내 드는 생각은 딱 하나!
어쩜 글이랑 그림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지.
'우리 동네 만화방'은 송언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이다.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소년이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더이상 이야기를 들을 수 없게 되고, 그 무렵 마을에 생긴 만화방에 다니느라 머리 깍을 돈을 많이 써버려 부모님께 혼났지만 눈먼 할머니와 만화방 덕에 재밌는 이야기를 쓰는 작가가 되었다는 이야기..
꼭 한 편의 따뜻한 단편 영화를 보는 것같은 기분이 든다. 읽는 내내 만화에 푹빠진 소년의 모습이 떠올라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만화책을 얼마나 보고 싶었으면 머리 깎을 돈으로 만화책을 보고, 남은 돈이 얼마 없어 빡빡머리가 되었을까? 소년의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안되보이기도 한다. 지금이야 TV나 컴퓨터등 볼거리나 할거리가 많지만 그 시절엔 볼거리가 많지 않았으니까.
내가 만화를 처음 본 것은 중학교 1학년때였다. 나도 송언작가처럼 내 짝이 빌려온 만화책을 신기해서 슬그머니 엿보았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푹 빠졌다. 송언작가는 만화책의 이야기에 푹 빠졌다면 나는 이야기보다는 그림에 푹 빠졌던 것 같다. 친구는 자주 만화책을 빌려와 보여줬고, 나는 그 책을 빌려보는 대신 연습장에 주인공들을 그려 주곤 했었는데...
이 책을 먼저 읽고 아이에게 자신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함께 들려주면 아이가 얼마나 좋아할까? 아이와 함께 추억여행을 떠나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