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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여왕님 ㅣ 작은 곰자리 26
다비드 칼리 지음, 루시드 폴 (Lucid Fall) 옮김, 마르코 소마 그림 / 책읽는곰 / 2014년 9월
평점 :
“어쩌다 여왕님”은 다비드 칼리의 작품이다. 우리나라에는 ‘나는 기다립니다.’와 ‘피아노치기는 어려워’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작가이다. 세 작품 다 같은 작가가 썼는데도 느낌이 많이 다르다. 또, 다비드 칼리의 책은 내용과 그림이 너무도 잘 어울린다. 이 작품은 마르크 소마가 그렸는데, 약간 세밀화 같은 느낌이 들어 오묘하면서도 독특하다. 번역은 가수 루시드 폴이 맡았다고 한다. 루시드 폴이란 이름을 들어본 듯하여 노래를 찾아보니 그 유명한 ‘들리나요’를 불렀다는 것을 알았다. 부드러운 노래를 부르는 가수라 그런지 다비드 칼리의 글을 ‘해요체’로 써서 느낌이 부드러우면서 옛날 이야기를 듣는 듯한 기분이 든다.
줄거리는 대강 이렇다. 옛날 옛적 한 연못에 개구리들이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연못으로 왕관이 떨어지고 개구리 한 마리가 그 왕관을 찾아내어 여왕님이 되었다.

여왕님 곁에 몇몇 개구리들이 찾아와 여왕님이 할 일을 알려주고, 여왕님은 그들이 하라는 대로 한다. 다른 개구리들은 여왕님의 말에 복종하게 되고 그들의 삶은 점점 지치고, 불행해진다. 연못은 예전의 행복한 모습이 아니라 전혀 다른 곳으로 변한다. 어느 날 여왕님은 다이빙 대회에 참여했다가 왕관을 잃어버린다. 왕관이 없는 개구리는 더 이상 개구리들의 여왕님이 아니였다. 그 후 연못은 다시 평화를 되찾는다.

“어쩌다 여왕님”은 준비되지 않은 권력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려준다. 아무 준비없이 아무런 능력없이 단지 왕관 하나만으로 어쩌다 여왕이 되어 주변 인물들의 속삭임에 무엇이 옳고 그런지 판단하지 못하고 행동하여 연못 속 다른 개구리들의 삶을 불행하게 만들었다. 연못 속 일반 개구리들도 어쩌다 여왕님이 되었는지 인식하지 못한 채 복종한다. 지치고 굶주린 삶을 살다가 아이러니하게도 여왕이 왕관을 잃어버리자 더 이상 여왕으로 섬기지 않고 돌변한다.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비드 칼리만의 재치와 독특함으로 풀어내어 저학년 동화책이지만 어른이 읽어도 좋은 동화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 하루 햇살이 내리쬐는 의자에 앉아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 꽃을 피워보는 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