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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생 ㅣ 상상의힘 아동문고 8
이창숙 지음, 성영란 그림 / 상상의힘 / 2014년 7월
평점 :
이창숙 단편집 '개고생'은 9개의 동화로 이루어져 있다. 9개의 이야기 모두 주제도 다양하고 이야기도 아기자기하다. 재밌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감동적인 것도 있다. 그래서 책을 읽다가 보면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 중에서 나는 첫번째 이야기 '개고생', 두번쨰 이야기 '나의 진도', 여덟번째 이야기 '드래곤 캐슬에 일어난 기적'과 마지막 '대장마마'가 좋았다. 개고생과 대장마마는 아기자기한 이야기로 주인공아이들의 말과 행동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그 두 이야기는 같은 주인공의 이야기라 더 신기하기도 했다.
첫번쨰 이야기는 '개고생'이다. 고종사촌동생 준수가 민우네 집에 놀러오면서 강아지 '뽀야'를 데려왔다. 어느 날 그 강아지가 도망가버려 뽀야를 찾느라 말그대로 민우가 개고생을 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마지막에 깜찍한 반전이 숨어있는 귀여운 이야기다.
마지막 이야기 '대장마마'에는 개고생의 주인공 민우가 다시 출연한다. '대장마마'는 민우와 준성이, 선호, 전학온 친구 시후, 그리고 그의 여동생 미래와의 우정과 알콩달콩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시후때문에 함께 어울리게 된 시후의 여동생 미래는 운동도 잘하고, 식물과 동물에 관심이 많은 여학생이다. 다섯명의 아이들이 서로 어울려 놀면서 민우, 준성이, 선호 이 세명의 남자아이들이 미래를 좋아하게 된다. 겉으로는 관심없는 척하며 서로서로 미래를 챙기거나 투닥거리며 싸우는 녀석들의 이야기가 너무 귀엽게 느껴진다.
첫번째 이야기부터 몽글몽글 귀여운 내용이라 기분이 좋아졌다. 몽글몽글 귀여운 그래서 두번째 이야기도 기대가 됐다. '나의 진도'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 읽다가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 이렇게 따뜻하면서도 마음아픈 이야기 오랜만에 읽어본다. 뺑소니사고로 부모를 잃고 할아버지댁에서 사는 훈이와 할아버지의 개 '진도'와의 따뜻한 사랑이야기다. 할아버지댁에 온 훈이는 진도와 함께 놀면서 둘은 친구가 된다. 어느날 찾아온 개장수에게 할아버지는 진도를 팔아버리고 그 모습을 본 훈이는 진도를 도망가게 한다. 며칠뒤 진도는 집으로 돌아왔지만 나이가 많은 탓에 진도는 훈이의 곁을 떠나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려본 게 언제적인지..순수하고 따뜻한 내용이라 더 마음에 와닿았던 것 같다.
여덟번째 이야기 '드래곤 캐슬에 일어난 기적'은 여운을 남기는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새론이 아빠는 돈을 벌기 위해 부자인 이모할머니댁에 새론이를 맡긴다. 하지만 이모할머니는 너무나 차갑고 쌀쌀맞다. 새론이는 어색한 분위기를 풀려고 밝게 행동하고 재잘재잘 수다도 떨지만 할머니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답답한 마음에 산책을 나갔다가 아파 눕게 되고, 열려진 방문사이로 할머니의 전화통화를 듣게 되면서 할머니의 새론이에 대한 마음을 깨닫게 된다. 새침하면서도 쌀쌀맞은 한편으로는 겉으로 감정을 잘 표현못하는 할머니의 모습과 일부러 더 활발하게 보이려고 애쓰는 귀여운 새론이의 모습이 상상되어 좋았다.
오랜만에 읽어보는 단편동화라 기분이 묘했다. 최근에 읽었던 책들이 진지한 내용이 많아서 인지 몰라도 이 책을 읽으니 마음이 따뜻해진다. 꼭 순수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것 같다. 쌀쌀한 가을 마음이 따뜻해지고 싶다면 꼭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 상상의 힘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