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도시
토르벤 쿨만 지음, 이원경 옮김 / 가람어린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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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람어린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회색 도시'

뿌연 하늘과 회색빛 건물이 그려진 표지와 책 제목을 보고 정말 단순하게 환경 오염, 그 중에서도 공기오염에 관한 책인 줄 알았다. 막상 읽어보니 내 예상을 완전히 벗어난 이야기였다.

 

책 속 주인공 로빈은 아빠와 함께 새로운 도시로 이사를 왔다. 로빈은 이 도시가 정말 싫다, 온통 회색으로 덮여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도 건물도, 심지어는 사람들의 옷차림도 모두 회색이다. 개성이 아예 없다. 이 도시에 색깔 옷을 입은 사람은 로빈뿐이다. 그래서 더 눈에 띤다. 너무 튀어서일까 사람들의 수근거림의 표적이 된다. 학교에서도 색깔 옷을 입고 색깔이 있는 그림을 그린다고 문제아처럼 낙인찍혀서 방과후 '바람직한 사회적 행동'이라는 교육 영상을 보게 된다. 이 대목을 보고 이 책이 환경오염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거기서 자신과 같은 부류의 친구 앨러니를 만나게 된다. 로빈은 우연히 책을 통해 회색의 비밀을 발견하고 이 도시의 문제점을 파악하게 된다. 그 원인이 바로 '회색산업'임을 알게 되고 그 회사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노력한다. '작은 용기가 세상을 바꾼다'는 명언처럼 로빈과 앨러니의 재치와 기지로 회색 도시는 점점 색깔을 되찾아간다.

 

이 책에서 말하는 회색도시는 매연으로 오염된 도시가 아닌 자기 만의 색깔이 없는, 즉 개인의 자유가 없는 억압된 사회를 뜻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사회 분위기를 그대로 받아들이지만 겉으로 드러낼 수 없지만 일부는 자유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저항한다. 독재국가에서 민주주의의 열망이 꽃피듯 말이다.

 

이 책은 그림책치곤 글밥이 제법 많다. 삽화와 글의 비율이 반반이긴 하지만 12~13포인트정도의 글자 크기로 거의 한페이지를 다 채울 정도다. 그동안 읽었던 그림책 중 단연 최고의 글밥을 자랑한다. 각 장마다 삽화로 한페이지 사이즈로 실어 놓았는데, 억압된 도시가 주는 숨막히는 분위기를 잘 표현하고 있다. 그에 노란 옷을 입은 로빈의 모습이나 색깔이 있는 장면은 숨이 트이는 듯한 기분이 든다.

 

자유의 중요성과 사람들의 의지로 세상이 변화할 수 있음을 일깨워주는 책 '회색 도시' 를 고학년 아이들에게 추천한다. 부모님과 함께 읽고 이야기를 자신의 생각을 나눠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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