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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멍을 뚫어라 ㅣ 상상문고 22
문은아 지음, 불곰 그림 / 노란상상 / 2024년 11월
평점 :
*노란상상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표지에 도시의 아파트에 사는 시무룩한 표정의 남자이이와 동네 벽돌집에 사는 약간 화난듯한 표졍의 남자아이가 그려져 있다. 같은 땅을 디디고 있지만 아파트와 벽돌집, 아이들의 표정이 묘하게 대치를 이룬다. 거기다 우리 세대에는 친근한 낱말이지만 요즘 아이들은 잘 모르는 개구멍이 들어간 제목마저 독자들의 흥미를 이끈다.
'개구멍을 뚫어라' 이 책은 승찬이, 뭉치, 유민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승찬이와 유민이는 같은 반이고, 뭉치는 승찬이의 친척형이 키우는 강아지다. 이 세가지 이야기는 서로 다른 이야기같아 보이지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각자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흘러간다.
첫번쨰 이야기는 고모할머니가 입원을 하면서 할머니와 함께 살던 명식이 형이 뭉치와 함께 승찬이네 살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일들을 담고 있다. 형과 지내면서 겪는 불편함에다 뭉치를 잃어버리면서 승찬이는 파란만장한 며칠을 보낸다.
두번째 이야기는 뭉치가 승찬이때문에 다친데다 열받아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1503호 할머니댁에 살면서 겪게 되는 일련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뭉치의 눈높이에서 보는 일상도 색다른 재미를 준다.
세번째 이야기는 유민이 이야기인데, 어릴 때 걸린 면역결핍증이 완치되었지만 엄마의 염려증과 과잉보호는 치를 떨게 만든다. 엄마의 스토킹짓에 유민이는 미치고 팔짝 뛸 정도다. 축구를 잘하는 인싸 승찬이와 친해지고 싶지만 엄마때문에 둘의 사이는 완전이 틀어지고 갖가지 오해와 사건이 벌어지는 과정이 리얼하게 그려져 있다.
세가지 이야기에는 '개구멍'이 발단이 되어 오해에 오해를 더해 벌어지는 여러 가지 갈등이 그려져 있다. 이 복잡하게 얽힌 갈등들을 어떻게 하면 풀어질 수 있을까? 이를 고민하며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몇가지 사건들이 리얼해서 왠지 작가님의 경험담을 쓴 거라 생각했는데, 작가의 말부분을 읽어보니 실제 경험담이 녹아있는 이야기였다. 특히 아이들의 감정의 변화가 잘 드러나 이야기에 더 잘 몰입되는 것 같다.
많은 작가의 동화책을 읽었지만, 문은아 작가님의 책은 처음 접한다. 작가님이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도 마음에 들고 거기다 잔잔한 울림이 있는 내용이라 마음에 쏙 든다. 이 책을 읽으니 작가님의 다음 이야기도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