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괴짜 친구에게 고정순 그림책방 2
고정순 지음 / 길벗어린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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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고흐의 의자' 그림처럼 표지 한가운데 덩그러니 그려진 의자 하나가 눈길을 끈다.

심지어 그 의자엔 앉는 부분에 덮개도 없다.

'나의 괴짜 친구에게'는 훗날 피아니스트가 된 남자의 일상을 그려놓은 책이다.

첫 문장을 보며 다른 책과 다르게 이 책의 화자가 누구인지 궁금했다.

처음엔 창밖에 서서 아이를 지켜보는 부모라고 생각했다가 몇장 넘기는 부모는 아니라서

공기나 바람같은 자연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다 조금 더 읽어도 누구인지 몰라 '도대체 누구지?'라는 호기심이 일었다.

결국 그 궁금증은 매 마지막에 가서 알게 되었다.

진짜 반전이었다. 정체를 알곤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다.

아님 처음에 눈치를 챘어야 하는 건데...

책 속 주인공 남자는 어릴때부터 다른 아이들과는 남다른 면모를 보인다.

더운 여름 다들 호수로 달려갈 떄 아이는 반대로 달려간다.

바로 피아노가 있는 방으로.

가족들은 피아노곁에만 있는 아이를 걱정했지만

그 아이에게 피아노는 친구며 사랑이며 삶이다.

어른이 되어 피아니스트가 되었지만 그는 피아노에 대한 사랑을 멈추지 않는다.

최상의 연주를 위해 그는 남들과 다른 독특한 행동에 사람들은 그를 괴짜라 비웃지만 그는 신경쓰지 않는다.

그의 연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그는 점점 더 행복해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한 아이를 보며 그는 깨닫는다.

"이제 떠날 때가 되었군!"

왠지 모르게 후련한 느낌이 드는 담담한 그의 독백이 내 마음을 적신다.

피아노를 사랑해 늘 열정적으로 살아왔지만 어느덧 진짜 목적을 잊어버렸던 그는 초심으로 돌아가 자신의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그라면 무조건 가능하다고 본다.

그의 연주를 더이상 들을 수 없겠지만 그는 정말 행복하게 지내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나는 귀여운 느낌의 삽화와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을 선호하는 편인데, 이 책은 나의 평소 취향과는 정반대의 책이었다. 취향이 아님에도 왠지 모르게 끌리고 이야기와 수채화 느낌의 삽화가 일상에서 문득 생각날 정도로 잔잔하게 내 마음에 스며든다.

그 누구보다 순수하고 열정적으로 피아노를 사아한 피아니스트의 이야기를 알고 싶다면 '나의 괴짜 친구에게' 이책을 강추한다.

그의 이야기가 피아노 선율처럼 전잔하게 다가와 당신의 마음속에 머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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