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 뒤를 돌아보는 검은 개 한마리가 그려진 표지가 눈길을 끈다.
제목도 단순하게 '개'라고만 쓰여 있어서 어떤 내용일까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책은 표지처럼 차분하고 진지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맨 첫장에 나오는
"옛날 우리는 서로를 잘 몰랐다."
라는 구절이 나온다.
태곳적에 개와 인간이 이렇게 가까운 존재가 될 거라곤 누가 생각했을까?
다른 동물들은 대부분 인간에게 식량으로서의 가치를 지니는데 개는 그것들의 범주를 벗어난다.
개는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이다.
작가는 이에 집중한다.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 개와 인간과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 책은 참 독특하다.
기존의 그림책방식을 따르지 않는다.
보통의 그림책들은 삽화에 내용이 어우러져 있는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
따로국밥. 글 따로 삽화 따로다.
글은 하얀 백지에 검은 글씨의 교과서체로 적혀있다.
삽화와 글이 같이 있는 경우 가끔 삽화를 보느라 내용에 집중 못할 때가 있는데,
이 책은 글이 따로 되어 있다보니 글을 읽을 땐 글에 집중하게 하고,
삽화를 볼 땐 오로지 삽화에만 집중하게 한다.
구성을 참 잘한 것 같다.
아마 작가가 자신의 생각을 뚜렷하게 전달하기 위해 의도한 것 같다.
첫장부터 10페이지 정도 넘기면 오로지 삽화만 있다. 개와 사람이 그려진..
각기 다른 장소에, 개와 인간은 서로 다른 반대편을 쳐다보고 있다.
그게 몇장이나 반복되다...
드디어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고 마주 바라본다.
글도 멋지지만 그에 어우러진 삽화 또한 완벽하다.
삽화도 글도 너무나 진지하다.
그래서인지 글을 읽을 때도 한번, 삽화를 볼 때도 또 한번 그가 전하는 메시지가 묵직하게 마음을 때린다.
작가가 글도 쓰고 그림도 그렸는데, 자신의 생각을 참 잘 표현한 것 같다.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인 개에 대한 진지한 마음을 담은 책 '개'를 사람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