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넘긴 페이지

오늘 넘긴 페이지 ㅣ 사탕의 맛
메 지음 / 길벗어린이 / 2022년 2월

사탕의 맛 시리즈 중 세번째 이야기 '오늘 넘긴 페이지'는 둘째 유진이의 이야기이다.
집안에서 둘째는 첫째와 막내사이에 치이는 존재.
유진이가 딱 그런 위치다.
동생이 태어나기 전 막내였던 유진이는 막내인 자신이 너무나 싫다.
언니한테 치이고, 언니랑 싸우면 언니한테 까분다고 혼자만 혼나고...
그래서 자신에게도 동생이 생기길 바란다.
아주 불순한 의미로..
동생이 태어났지만..그렇게도 원하던 막내가 있지만 상황은 유진이가 생각했던 것과는 반대로 흘러간다.
"말귀는 알아듣는데, 말을 안 들을 줄이야"
동생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이 한마디에 다 담겨있다.
이 대사를 보는 순간 빵 터지고 말았다.

자식 많은 집들이 그렇듯 하루도 조용할 날 없는 일상을 참 재미있게 그려놓았다.
어린 시절 사탕하나에도 싸웠던 기억에 새록새록 돋는다.
책에 나오는 세자매처럼 장난아니게 많이 싸웠었는데...
처음부분엔 동생이 태어나기전 언니 껌딱지였던 유진이와 언니와의 일화가 주를 이루다 막내가 태어나면서 동생과의 일화가 주를 이룬다.
동생은 싫어했지만 언니껌딱지였던 유진이가 동생을 위해 대회를 깔끔하게 포기한 이야기엔 마음이 뭉클해졌다.
잔잔하지만 둘째 유진이를 통해 느껴지는 언니나 동생에 대해 느끼는 감정들이 섬세하게 그려져 이야기에 더 몰입하게 만든다.
언니가 결혼을 하면서 자신의 페이지를 쓰기 위해 집을 떠난 것처럼
둘째 유진이도 집을 떠난다. 자신의 페이지를 새로 쓰기 위해...
다음엔 막내가 떠나겠지?
생각보다 가족이 다같이 집에 머무르는 기간은 길지 않은 것 같다.
유진이네가 그랬듯이.
그래서 유진이처럼 함께 머물던 그 시절이 아쉬운 것이겠지..
그 시절 참 많이 투닥거리고 동생들이 귀찮기만 했었는데, 지금은 그 시절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사탕을 입에 문 것처럼 달콤하기만 하다.
어린 시절의 추억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책 '오늘 넘긴 페이지'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