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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지킵니다, 편의점 - 카운터 너머에서 배운 단짠단짠 인생의 맛
봉달호 지음, 유총총 그림 / 시공사 / 2021년 6월
평점 :
작년에 내가 살고 있는 시골에 편의점이 생겼다. 그것도 프렌차이즈 편의점이.
참 낯설면서도 신기했다.
시골인데다 사람이 별로 없기에 장사가 안될거라 생각했는데, 이게 웬걸?
장사가 잘 된단다. 반짝 호기심이라 생각했는데, 편의점이 생소한 시골어른들이 생각했는데, 막상 없는 게 없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다. 볼때마다 신기하기만 하다.
그 편의점을 신기했던 것인지 아님 색다른 직업군에 대한 호기심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나도 모르게 이 책에 손이 갔다.
예전이라면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분야인데, 왠지 모르게 끌렸다.
'오늘도 지킵니다, 편의점' 는 편의점운영에 잔뼈가 굵은 사장님이 편의점을 운영하면서 겪은 일들을 풀어놓은 책이다.
편의점과 관련된 내용뿐만 아니라 세상 사는 이야기를 모두 담고 있다.
늘 같은 장소 같은 자리에 앉아 일하니 그날이 그날인 것 같은 일상일 것 같은데, 편의점이다보니 오는 손님도 거의 같을 것 같은데..사람사는 세상은 어디나 똑같나보다.
책을 읽기전엔 편의점하면 참 좋겠다고 단순히 생각했다.
그리고 편의점엔 진상고객은 없는 줄 알았다. 점주와 손님. 편의점은 보통 필요한 것만 사고 바로 나가기에 별일없이 서로 스쳐 지나간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대인 접촉이 참 많은 것 같다. 온갖 일들이 다 벌어지는 걸 보면...
이 한권에 작가님은 그 작은 공간 안에서 겪은 온갖 희노애락들이 다 들어있다.
첫 장을 넘기면 편의점 수학 선생님이 이야기가 나오는데, 귀여운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지며 미소를 짓게 만든다.
그 다음엔 채송화-민들레 커플링 사건인데, 사람들이 좋아하는 비밀연애이야기다.
작가님 눈썰미 짱이다.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를 참 좋아하는 것 같다.
'나의 크로아티아, 냉장고는 왜 거기있을까? 우유와 호빵 이야기' 편은 편의점에서 일해보아야만 아는 내용들이라 신기하면서도 재미있었다.
'끼끗한 것들이 시들어간다'편에선 눈물이 핑돌뻔했다. 작가님의 모난 감정에도 위로를 건네주는 멋진 친구분의 말이 내 마음도 위로해주는 것 같았다.
'사라진 이름들'편에서는 마음이 먹먹해졌다. 그렇게 성실한 도언님의 자리가 없어졌다는 사실이 마음을 아프게 만든다. 독자의 심정도 이럴진데, 작가님의 마음은 어땠을까?
"자꾸 누군가를 상대할 일이 없어진다는 것. 그래서 '편안'해진다는 것. 그것이 갖는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이 문장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다보니 느낀 건데 작가님 글 재미있게 잘 쓰시는 것 같다.
편의점이야기다보니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이라 지루한 부분도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왠걸 예상과는 다르게 재미있다.
평범한 이야기도 재미있게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작가님이 꼭 그런 분인 것 같다.
멋지다. 편의점 운영에 작가로 활동까지 하시다니.
평소엔 이런 책 정말 안 읽는데, 이 책 참 잘 선택한 것 같다.
오랜간만에 꽂힌 내 촉에 칭찬해주고 싶을 정도다.
본캐 편의점점주, 부캐 작가님의 소소하면서도 재미있는 편의점 일상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책 강추다!

*시공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