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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똥 여우 ㅣ 웅진책마을 111
송언 지음, 허아성 그림 / 웅진주니어 / 2021년 5월
평점 :
책 표지만 보고 만화책인 줄 알았는데, 귀여운 느낌의 삽화가 종종 나오는 줄글책이다.
'이야기똥 여우'는 이야기똥 여우가 우연히 곰할아버지와 손자곰을 만나게 되면서 들려주는 여섯 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은 제목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똥'이 나오고, 캐릭터들도 다 귀염뽀짝하며, 삽화도 코믹한 편이다.
그래서 당연히 이야기똥 여우가 들려주는 이야기들도 재미있는 이야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다르게 생각거리가 가득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첫번째 이야기는 '거인의 정원'과 비슷한 분위기의 내용이었다. 이야기똥 여우의 이야기를 듣고 곰할아버지의 삶이 좋은 방향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잘 표현해냈다.
두번째 이야기 '검은 독수리와 꼬마 개구리'는 우물한 개구리이야기인데, 열린 결말이라 좋았다.
개인적으로 이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세번째 이야기는 너무 슬픈 내용이었다. 각종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고향에서 자식을 먼저 떠나 보냈지만 그 곳을 떠나지 못하는 아빠 시궁쥐의 마음을 절절히 잘 표현해 놓았다.
네번째 이야기는 토론이나 설득하는 글을 배우는 고학년 아이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호랑이 대왕을 설득하는 이야기똥 여우의 모습이 잘 그려져 있어 도움이 된다.
다섯번째 이야기는 자식을 살리려는 직박구리 엄마의 사랑이 느껴져 좋았던 것 같다. 어버이날 등에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좋을 것 같다.
마지막 이야기 '너구리네 부엌에서 벌어진 일'은 규중칠우쟁론기를 읽는 듯한 기분이 든다. 각각의 살림살이들이 저마다 자신의 중요하다 떠들어대는 모습이 재미있게 그려져 있다. 집에 혼자 있는 꼬마너구리에겐 이젠 심심하진 않을 것 같다.
솔직히 만화책이라 생각해 반신반의하면서 선택하게 된 책이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선택한 나를 칭찬하고 싶을 정도다.
아이들에게 그림책만 읽어주었는데, 이 정도의 단편이라면 하나씩 읽어주어도 참 좋을 것 같다.
이야기에 대한 아이들의 다양한 감정이나 생각들을 나눠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