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날아갈 거야 ㅣ 책가방 속 그림책
진보 지음, 하비에르 사발라 그림, 구본아 옮김 / 계수나무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날아갈거야'
중국작가와 스페인 일러스트레이터의 콜라보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이 책은 삽화가 참 독특하다.
보통 예쁘고 아기자기한 스타일의 삽화를 좋아하는데, 이 그림은 전혀 내 스타일이 아님에도 눈길을 끈다.
뭔가 묘한 매력이 있다.
점, 선, 면을 주로 사용했는데, 미로(화가)느낌도 나고, 몬드리안 느낌도 난다.
그가 표현한 면의 색깔은 우리나라의 조각보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서양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린 그림인데, 묘하게 동양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날아갈거야'
이 작품은 연 만들어 집에만 걸어두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기력이 없어 집에만 있는 할아버지집에는 그가 만든 다양한 연들이 걸려있다.
할아버지의 연은 다른 연들과 달리 바깥구경을 못하고 벽에 걸려만 있다.
할아버지가 움직일 수 없으니...
자신의 방에 걸린 날지 못하는 연을 보면서 할아버지는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언젠가 저 연들과 함께 날 수 있기를 바랬던 것은 아닐까?
어느날 제비가 연에게 말한다.
"한번 날아보렴"
연은 나는 방법을 모르지만 제비가 방법을 알려준다.
연은 날아간다. 할아버지집에 걸려있던 모든 연들이 밖으로 밖으로..
줄도 없으니 자유롭게 하늘 높이 날아간다.
자유롭게 나는 연들을 보며 할아버지는 외친다.
"날아갈 거야."
할아버지에게 연은 자신의 상징이 아니었을까?
자유롭게 어디론가 가고 싶은 마음을 연에 투영한 것은 아닌지...
자신이 만든 연들이 하늘 높이 자유롭게 날고 있는 것을 보고 할아버지도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
지금쯤 할아버지는 어디에 있을까?
하늘 높이 떠오른 연처럼 목발없이 자유롭게 다니고 계시겠지?
첫장면에서 할아버지는 입은 웃고 있지만 눈은 슬픈 표정인데 지금은 왠지 환하게 웃고 있을 것 같다.
'날아갈거야'
책의 제목이자 할아버지의 마지막 외침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