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계절이라면
윤인혜 지음 / SISO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쌀쌀한 초겨울과 어울리는 예쁜 시집
'우리가 계절이라면'

아름다운 시와 그에 어울리는 작가가 직접 찍은 멋진 사진.
시의 제목은 옛날 타자기로 친 듯한 글꼴로 멋스러움을 더한다.

이 시집의 특이한 점은 시의 내용은 계절별로 나뉘어져 있는데, 각 계절의 타이틀은 오후 3시부터 밤 12시까지 시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매 계절 그 시간에 시를 썼나? 아님 다른 의미가 있는 건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15:00 이 부분은 봄과 관련된 시들로 이루어져 있다.
따뜻함과 사랑, 그리움 등이 느껴진다.
'나의 어린 시절에게'라는 시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꼭 내게 해주는 말 같다.

18:00에 소개된 시들은 여름과 관련이 깊다.
이 부분에 소개된 시들은 해가 쨍쨍 내려쬐는 무더운 여름이라기보다 천둥 번개가 치는 장마철같다.
빛이 없는 어둠속을 걷고 있는 듯, 분위기가 무겁고 우울한 편이다.  
여기 소개된 시 중에서는 '저녁 하늘'이라는 시와 사진이 마음에 들었다.
퇴근후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걸어갈 때 아주 가끔 멈춰 서서 저녁 하늘을 보곤 한다. 
이 시에 실린 사진과 비슷한 풍경이다. 
하늘은 너무 아름다운데, 내 감정은 만감이 교차하곤 한다. 
아마 작가도 비슷한 마음을 느꼈나보다.

21:00는 가을에 관한 시들로 채워져 있다.
가을하면 떠오르는 감정들...쓸쓸함이 곳곳에 묻어나 있다.
2~3장을 넘기자 마자 나오는 '기차역'이라는 시가 내 마음을 끌었다.
타지에서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주말마다 고향으로 가기 위해 기차역으로 가는데,
역을 오가는 사람들의 설레임과 반가움이 가득한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추억에 잠기곤 한다.
우리가 지나는 역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추억들로 가득할 것 같다. 

00:00는 계절과 시간이 잘 어울린다.
겨울밤하면 유성우를 잊을 수 없다. 
유성우가 떨어지는 날이면 그걸 보기 위해 늦은 밤에도 일어나 마당을 서성이곤 했다.
그 소름돋는 설레임이란..
아마 작가도 그랬겠지? 유성우를 보며..그래서 시로 남겨놓았나보다. 
잊지 않으려고..아니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니까.
난 겨울 파트의 '달빛'이라는 시가 무척 마음에 든다.
특히 '너의 길을 비춰줄게. 앞으로 나아가렴.두려워하지마.'부분이..
요즘 좀 힘들었는데, 이 시를 보는 순간 언제 그랬나는 듯 힘이 나는 것 같다.
누군가 나를 토닥토닥해주는 듯한..

개인적으로 나는 뒤로 갈수록 시들이 점점 더 마음에 들었다. 
계절이 봄과 여름, 가을을 지나 겨울로 가듯 시가 점점 더 완성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특히나 겨울..내가 좋아하는 계절에 시간적으로도 밤을 좋아하다보니 좀 더 끌렸던 것 같다.
 
오랜만에 시를 읽어서 좋았다. 
왠지 센치해지는 기분이 들긴 했지만 일반적인 줄글책을 읽을 때와는 좀 더 여유있고, 
좀 더 많은 생각을 하며 읽었던 것 같다.
'우리가 계절이라면'을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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