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콜리 해피엔딩
강화길 외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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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작가님은 내가 애정하는 작가님 중 한분이다. 대학다닐 때 우연히 친구를 통해 엄마의 말뚝이라는 작품을 알게 되었고, 이 책을 계기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자전거 도둑, 친절한 복희씨 등 작가님의 책을 여러편 읽었던 기억이 난다. 
'멜랑콜리/해피엔딩'은 박완서 작가님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29명의 대표 작가들의 단편이 담긴 책이다. 29편의 작품 모두 작가의 개성이 물씬 드러나 있다. 이 많은 작품 중 하나도 비슷한 것은 없다. 스타일로 다 다르다. 

비둘기 여자, 냉장고 멜랑콜리처럼 읽어도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들도 있었다. 작가가 이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건 뭘까 고민도 하고 작가의 어떤 생각이 이 작품으로 귀결되었는지, 다른 독자들은 이 작품을 어떻게 느꼈는지 궁금해졌다.이해하긴 어려웠지만 독특해서 그런지 매력있었다. 

29편의 작품 중 좋다라고 느낀 작품은 언제나 해피엔딩, 분실물 찾기의 대가3, 다시 봄,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자의 죽음, 고향이다. 
'언제나 해피엔딩'은 대학교 행정조교 민주와 박선생의 이야기인데, 우연한 기회에 박선생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서 주인공이 소소한 대화를 통해 느낀 생각의 변화가 마음에 다가왔던 것 같다. '엔딩이 어떻든 언제나 영화가 다시 시작된다'는 말이 머릿속에 맴돈다. 
'분실물 찾기의 대가3' 은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인 작품이다. 탐정물을 좋아하는 지라 탐정만 나오면 나도 모르게 이야기에 집중하게 된다. 온통 수수께기투성이인 내용. 다리 다친 탐정과 그의 사소한 심부름을 해주고 있는 고객. 뭐지하면서도 계속 읽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짧지만 강렬한 반전! 역시 탐정물은 개취다.
'다시 봄'은 넉넉치 않은 가정에 아이에게 아이가 원하는 장난감을 사주지 못하는 아빠와 갖고 싶지만 형편때문에 말 못하는 아이의 이야기이다. 저런 상황에서 부모는 얼마나 속상할까?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 더 마음이 아팠다.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자의 죽음'은 남들이 평가하기에 게으르다고 평가하는 '구평모'라는 사람의 다소 황당한 죽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황당한 결말보다, 구평모에 대해 자기만의 생각으로 판단하는 다른 사람들이야기보다 주인공이 아내의 팔베게를 해주면서 고민하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생각들이 참 공감이 가는 것 같다. 자신도 자신에 대해 잘 모르는데 남들은 어떻게 그에 대해 판단하는지...이 작품을 읽으면서 나 자신에 대해 깊이 고민할 수 있어 좋았다.
'고향' 이라는 작품은 고향에 대해 나와는 다른 감정을 가진 한 부부의 이야기이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남편의 고향으로 돌아왔는데, 그에게 고향은 보통 일반적인 사람들이 느끼는 고향은 아니다. 보통 고향을 떠올리면 그리움과 따뜻함과 행복이라는 감정이 떠오르는데 주인공인 남편에게 고향은 부정적인 감정이 많은 곳이다. 작품을 읽으면서 주인공의 마음이 느껴져 마음이 많이 안 좋았다. 그에게 고향이 따뜻하고 그리운 곳이었으면 좋겠다. 
평소 책은 좀 읽는 편이지만 소설책은 참 오랜만에 읽는 것 같다. 대학 다닐때 이런 소설 참 많이 읽었었는데...누군가에게 글로 감동이나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작가님들이 왠지 존경스러워진다. 다음에도 이 책에 소개된 작가님들의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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