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을 위한 그림책테라피

어른을 위한 그림책테라피 -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하는 그림책 이야기
김소영 지음, 심혜경 감수 / 피그말리온 / 2018년 4월

어린시절 가난했던 편이라 집에 그 흔한 동화책 한권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학교도서관은 나의 놀이터였다.

오랜된 책들뿐이였지만 나무바닥, 나무책장..오래된 도서관에서 나는 냄새를 좋아했었다. 오랜된 책 냄새도...

그래서인지 몰라도 돈을 벌게 되면서 책을 사는 게 유일한 취미이자 낙이다.

책이 많아서 책장을 살 정도로...

책 중에서 그림책을 가장 좋아한다. 어릴 때 못 읽어서 그런지 그림책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아이들에게도 많이 소개해준다. 물론 아이들도 재미있게 읽는다.

'어른을 위한 그림책테라피' 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그림책을 소개해주는 책이다.

이 책에는 내가 읽었던 책들도 꽤 있었다.

강아지똥, 꽃들에게 희망을, 나무를 심는 사람, 행복한 청소부, 나는 기다립니다. 장수탕 선녀님, 리디아의 정원.

신기했다. 총 6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장마다 내가 읽었던 책들이 1~2권씩 있어 더 좋았던 것 같다.

각 장마다 마지막 부분에 '마음을 위로하는 테라피 노트'가 있는데, 이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이 페이지는 다른 페이지와 다르게 따뜻한 노란색으로 꾸며져 있다. 노란색이 테라피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보통 그림책을 읽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데, 이 페이지는 꼭 그림책을 읽는 것처럼 마음을 위로하고 갖가지 감정들을 정리해주는 것 같다.

보통 그림책은 글자가 많이 없고 그림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읽는 사람에 따라 느끼는 감정들이 많이 달라진다.

그래서 가끔은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할 때도 있다.

이 책은 그런 점들을 소개한다. 작가의 의도나 그림책의 그림들이 어떤 것을 표현하고 있는지 등을 알려준다.

물론 그림책에서 더 나아가 생각해보게 만드는 읽을거리도 실려있고, 질문들도 있다.

이 책을 읽고 예전에 읽었던 그림책들을 다시 읽으니 책의 내용들이 좀 더 새롭게 다가왔다.

특히 10여년 전에 읽었던 리디아의 정원은 그 때와는 또다른 감정을 느끼게 해주었다.

예전엔 그림을 꼼꼼이 보지 않았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좀 더 눈에 들어오는 게 많았던 것 같다.

특히 리디아가 오고 간 기차역은...

이 책에 소개된 그림책 중 가장 읽어보고 싶은 것은 '돈이 열리는 나무'이다. 이 책의 작가가 내가 좋아하는 책 '리디아의 정원'을 쓴 사라스튜어트라니. 또 한번 놀랐다. 만약 아이들에게 이 책을 보여주면 돈이 열리는 나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것이다. 모든 사람이 그렇듯. 하지만 주인공 맥 아주머니는 아니다. 그녀에게 그 나무는 그냥 나무일 뿐이다. 물론 동화니까 가능한 일이겠지만..이 책에서 돈이 열리는 나무에 관심이 없는 것은 맥아주머니와 아이들뿐이다. 그들에 의해 그 나무는 베어지고 아주머니는 편안해한다.'금수저니 흙수저'니 하며 물질을 우선시하는 요즘 시대에 딱 맞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마음이 아플까봐'도 꼭 읽어보고 싶다. 할아버지의 부재가 두려운 나머지 자신의 마음을 빈 병에 넣은 소녀의 이야기인데,  아픔을 느끼기 싫어 마음을 닫아버리자 아무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았던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새로운 그림책을 알게 되어 좋았다. 그리고 읽었던 그림책 속에 숨겨진 이야기가 많아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예전에는 밝고 따뜻한 분위기의 그림책을 많이 읽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평소 내가 읽지 않았던 종류의 책도 읽어보아야겠다는 새각이 들었다. 그림책을 마음을 위로받고 싶다면 '어른을 위한 그림책테라피' 이 책을 꼭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