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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품정리사 - 연꽃 죽음의 비밀
정명섭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5월
평점 :

연화는 조선시대 역모혐의로 의심을 받던 아버지가 한밤중에 자객에 의해 살해 당하고 불에 휩쓸려 돌아가신걸 목격하게 된다. 하지만 포도청은 이를 자살로 마무리 한다. 연화의 진술은 여자라는 이유로 또한 그 자식이라는 이유로 또 한밤중에 일어난 일이라 잘 볼수 없다는 여러가지 이유로 차단된다. 아버지의 장례후 어머니는 집안 살림을 정리하고 시골로 내려가지만 연화는 내려갈 수가 없다. 그녀의 종 곱분과 같이 한양에 남기로 한다. 하지만 종잣돈은 다 떨어져 가고 연화는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기 전에는 시골로 내려갈 수가 없다. 그녀는 표도청에 가서 아버지와 관련된 사건일지를 보고자 하나 포교인 완희는 그녀에게 유품정리사 일을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하면서 그 일을 잘 거들어주면 아버지의 기록을 보여준다고 한다. 양반가 처녀로 유품정리사 일은 쉽지 않은 일이나 그녀는 아버지의 기록도 보고 살림의 돈도 마련할 요량으로 그 일을 수락한다.
그녀가 맡은 첫번째 사건은 돈 많은 과부의 자살 사건!
그녀의 시신을 잘 거두어 수의를 입히고 유품을 잘 정리하여 가족에게 돌려주면 된다. 하지만 예리한 그녀의 눈엔 자살 처럼 보이지 않는 정황들을 포착하고 자살로 위조된 가련한 여인의 진짜 범인을 찾아낸다.
이 처럼 연화가 맡은 유품을 정리해야 할 사람들은 조선시대에는 약자로 불리는 여인의 시신들이 대부분이다. 가난한 살림에 노름에 정신팔린 남편을 대신해서 아이들을 건사하기 위해 자신의 몸과 그 모든 것을 버려야 했던 여인, 그러나 여자 라는 이유만으로 죽음도 제대로 위로받지 못하는 신세의 일반 평민, 양반의 여인은 또 다른가? 일찍 죽은 남편을 따라 죽으라는 협박아닌 협박같은 생활속에서 살아야 했던 조선의 여인들....
정명섭 작가는 시대적 약자여야만 했던 여인들의 이야기를 조선시대에는 없었던 유품정리사란 직업을 가지고 와서 우리에게 말하고자 한다.
가독성 있게 잘 넘어가는 소설책이다. 현재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는 약자의 죽음은 변했나? 라고 질문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