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 같지 않은 평론'이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는 정여울. 하지만 그 어떤 비평보다도 나에게 많은 의미를 생산케 했다. <다지원> 강연에서 그 차분한 목소리를 익히 들어서인지 읽는다기보다 이야기를 듣는 느낌으로 무리없이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가라타니 고진에 대한 깊이 있는 인식과 반성, 그리고 문학의 언저리에 발딛고 있는 자의 고뇌가 그대로 전해졌다. 그녀를 통해 알게된 김애란, 한유주, 윤성희의 작품들은 소설에 무심하고도 냉소적이었던 내게 선물과도 같은 위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