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나 타지에 있다 - 이주배경청년의 일, 배움, 성장에 관하여 점선면 시리즈 6
고예나 지음 / 위고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읽고 나서

지방, 농촌, 다문화가정, 여성. 폭력, 차별, 저소득, 소외. 각기 서로 다른 말이지만 우리는 서로가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알고, 알지 못한다고 해도 그렇게 느낀다. 사회적 시스템은 약자를 약자가 처할 수 있는 상황을 예견하고 선제적으로 지원하기위해 만들어진다. 자본주의사회에서 이러한 현상은 당연한 것이며, 이렇게 쓰는 돈은 아깝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솔직해지자. 그것은 나도 혜택을 못 받아봤는데, 왜 내 돈을 다른 사람 퍼주는데 쓰느냐는 분노가 아닌가. 죽도록 노력했는데 왜 그들이 혜택을 받아 내가, 혹은 내 자식이 밀려나야하느냐는 분노가 아닌가. 왜 우리의 분노는 더 크고 강한 곳이 아닌 작고 작은, 약하고 약한 곳으로 향해야하는가.

여기 스스로를 ‘이주배경청년’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다. 우리가 흔히 ‘다문화가정’이라고 부르는 배경을 가지고 있다. 유튜브에서 다른 국적의 사람과 연애하는 영상에 환호를 보내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같은 시퀀스를 다른 시선으로 본다. 그리고 굳이 다른 점을 분리해내려고 한다. <배려와 차별>이라는 챕터에 보면 교육·취업 분야 복지에 대해 나온다. 일부에서는 역차별이라면서 ‘국민보다 외국인이 더 많은 혜택을 받는다’는 상대적 박탈감을 토로한다. 다문화가정에서는 다문화가정 관련 복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국가에서 제공하는 정당한 복지를 누릴 권리가 있다고 말이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그들에게는 복지를 누릴 권리가 있다. 그리고 저자도 말했듯이 이러한 복지는 대체로 다문화가정 외 다른 복지대상층인 탈북민, 저소득자, 한부모가정, 장애인 등과 묶여있다. 개별적 지원이라기보다는 다소 뭉뚱그려져있다. 모자란 부분도, 없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있어서 다행이다 싶다. 없는 것을 만드는 것보다 있는 것을 늘려나가는 게 쉬운 법이다. 나는 그들이 조금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란다.

누군가는 내가 그들과 경쟁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다문화가정 복지를 지지하는 소리를 하는 거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 하지만 약자에게는 수가 중요하다. 이해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참여가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자. 오히려 이해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힘을 보낼 수 있다. 우리는 개별이 강하지 못하기 때문에 목소리를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 여전히 약자로 있는 자들을 위해 편드는 것이 나쁘다고 보진 않는다.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김영화 지음, 메멘토, 2024)에는 아프간 난민이 실제로 우리나라에 와서 겪은 일들이 담겨있다. 전쟁으로 인해 제 나라를 떠난 사람들에게 동정 어린 시선을 보내지만, 그들이 우리나라로 왔을 때는 제 나라를 ‘버린’ 사람이라며 손가락질한다. 비어있는 노동 분야에 들어와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를 일자리를 빼앗는 사람이라며 적대한다. 실재하지 않는 위험에 아이들이 빠질까 걱정한다. 보이지 않는 사람이 보일 때, 관념적으로 알고 있던 것이 현실로 다가올 때 사람들의 시선과 행동은 달라진다.

최근 들어 장애인, 다문화가정, 노동 등과 같은 키워드의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를 좀더 들을 필요가 있다.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지금이 힘들고 어렵다고 해서 외면하기에는 그들의 고통과 외로움이 너무 크다. 나는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을 면죄부 삼고 싶지는 않다. 뭔가를 해야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저 기억해주기를, 그리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외면하지 않기를.

밑줄 그은 문장들

“필리핀에는 이제 엄마가 부양할 사람도, 신경 써야할 사람도 없다. 돌아가서 특별히 하고 싶은 건 없다고 한다. 그저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며 집에서 평화롭고 조용히 살기를 원한다고. 그렇다면 지금 살고 있는 한국 집은 무엇이느냐고 엄마에게 물었더니 ”상처를 받은 공간“이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이 나라를 선택한 건 자신이고, 그래서 당신은 그 선택에 책임을 다 했고 후회는 없다고 했다.”

-92~93쪽

“원하는 만큼 자유롭기 위해서는 그만큼 높은 경제적 수준이 필요했다.”

-105쪽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레이스 2026-01-20 0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작가 소설은 하루살이 님 서재를 참고해야겠군요^^

하루살이 2026-01-21 0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움이 되셨다니 기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