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 여행기
조나단 스위프트 지음, 이동진 옮김 / 해누리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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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소인국에 도착한 거인아닌 거인 걸리버가 온몸을 묶인 체로 끌려가는 장면, 왕궁에 불이 나자 기지를 발휘하여 시원하게 소변을 보고 끄는 장면, 상대국을 통쾌하게 이기는 해전 그리고 대인국으로 간 걸리버가 작은 상자로 된 방에서 벌레와 싸우는 장면 등등... 누구라도 어렸을 때 읽은 기억이 있을 걸리버 여행기하면 생각나는 장면들이다.

그런데 그런 환상적인 이야기들이 가감없이 완역되어 나왔다길래 사 보았는데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아주 오래전에 나온 책으로는 꽤나 흥미로운 내용인것 같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내용뿐만 아니라 일본 유명 만화영화에도 나오는 천공의 도시나 인터넷 검색 싸이트와 동명인 야후같은 새로운 내용과 글에 맞는 삽화들이 잘 묘사되어 있어 재미를 더해주었다. 출간 당시 사회 풍자 묘사가 상당한 책이라고 했는데 간접적인 풍자보다도 오히려 직설적인 세태 비판이 많은 것도 재미있는 부분이였다.

정직하고 순결한 말들이 주인인 나라에서 더럽고 추한 야후들과 동일시 되지 않기 위해 말들의 언어를 배우고 말들의 비위를 맞추려 노력하지만 결국에는 야후와 다를 바 없다고 여겨져 추방되고 만다. 어렸을 때 접했던 내용과는 상반된 작가의 인간에 대한 혐오감을 볼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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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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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소설을 읽고 있으면 언제나 책속으로 빨려들어가 현실이 거짓같고 허구가 실제같은 환상에 빠져들게 된다. 개미에 빠진 후로 지금까지 나온 그의 책은 불문곡직하고 모두 사서 읽어 보았는데 그 중에서도 '타나토노트'나 '아버지들의 아버지'란 책을 보면서 남다른 기발함과 무한한 상상력에 전율을 느끼기까지 했다. 하지만 최근 나온, 작자 자신의 전형적인 틀에 갇힌 듯한 '뇌'란 책을 보고는 적지않게 실망하고 있던 터에 반전을 기대하며 나무란 책을 다시금 사게 되었다.

작가의 말처럼 이 책은 그동안 작가가 살아오면서 생각나는데로 쓴 단편들의 모음이다. 오래전부터 써온 책인지라 각 단편마다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으며 작가의 글솜씨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가지고 놀다가 실증나서 내팽개쳐지는 천지창조 장난감이라든지 몇만, 몇십만의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어린 신들의 게임들 이런 단편을 보고 있으면 '메트릭스'의 그것과 비슷하게 충격적이다. 혹 베르나르가 대머리 외계인이 아닐까????

긴 호흡으로 읽는 책이 아니기 때문에 어디서든 들고 다니며 볼 수 있어서 좋고 짧지만 강렬해서 좋다. 인권이도 달았다는 그 접시 채널 광고처럼 정말 상상초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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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보이 SF 걸작선 2
필립 K. 딕 외 지음, 앨리스 터너 엮음, 한기찬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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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호킹도 자신의 논문을 몇번 올린 적 있는 미국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에 소개된 SF류 소설을 연대별로 정리한 책이다. 꽤 유명한 작가도 눈에 띄어 사 보게 되었는데 나름대로 재미를 주기에 충분한 작품이라 생각된다. 물론 SF류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엉뚱한 내용일 수도 있지만 나같은 SF초보자에게는 코믹한 SF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행성과 일체화된 아내 이야기, 10년 가까이 정신이 깨어있는 냉동 인간 이야기, 카지노 별에서의 도박 이야기, 천국의 군대 이야기 등등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를 연상케하는 나름의 기발함과 재미가 있는 단편들이었다. 특히나 냉동인간에선 만약 내가 그런 상황이라면 무슨 생각을 해야 10년을 버티어 낼까하는 생각까지 해보았다.

사실 이야기는 그리 대단한 것 같지도 않고 딱 떨어지는 결론을 좋아하는 나로써는 단편이 주는 애매한 상황이 좀 불만이며 양장본이라지만 떨어지는 종이질과 인쇄 상태가 책의 가치를 떨어뜨리지만 SF 소설의 또 다른 이면을 보는 재미가 쏠쏠한 작품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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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를 웃긴 남자
이경숙 지음 / 자인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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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5년전 친구 권유로 <여자란 무엇인가>를 사 보게 되었다. 도올 선생의 책을 처음 접해 본 것이지만 야릇해 보이는 제목은 물론이고 화려한 학력이나 그에 못지않은 괴팍한 성격으로 유명한 작자에 대해 익히 들어 알고 있던 터라 호기심 반, 기대감 반으로 별 주저없이 책을 보게됐다.

지금껏 살면서 그 누가 뭐라해도 나에게 동양사상이나 철학에 대한 흥미를 가지게 했던 분은 도올선생이다. 육두문자를 써가며 꼬장 꼬장 자신의 방대한 지식을 풀어가는 강의 방식(물론 직접 듣진 못했다)이 맘에 들었으며 기존 동양학계에 맞서서 꿀림없이 대립하고 자신을 추켜 세우는 모습에 터프함까지 느껴졌었다.

하지만 내 눈앞에 그러한 육두문자나 터프함을 능가하는 사람이 나타난 것이다. 물론 좀 더 체계적이고 굳이 철학을 공부하지 않은 일반인 누구나라도 공감할 만한 풀이서를 들고서 말이다. 어쩜 2000년 넘게 도덕경의 풀이에 대해 결론없는 갑론을박만을 일삼은 철학계를 뒤흔들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설레이기까지 했다.

두 터프가이님들의 책을 굳이 가르자면 이경숙님의 손을 들어드리고 싶다. 누구의 가설이 옳고 그른지는 알 길이 없으나 누구의 해설이 문맥에 맞고 앞뒤 문장이 끝까지 잘 이어지는 지 그리고 무릅을 칠 만한 명쾌한 풀이가 무엇인지는 잘 알기 때문이다. 육두 문자나 유머 사용 조차도 도올 선생을 앞지른다.

나는 이 책이 나온 후 도올 선생이 어떻게 나오는지 새삼 기대가 컸었다. 그 꼬장한 성격에 가만히 있을 리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왠걸...별 탈(?) 없이 지금껏 그냥 넘어가는 것처럼 보이는 게 아닌가? 논할 가치 조차 없다고 치부했다고는 하지만 속으로 뜨끔하지 않았을까??? 아무튼 두 사람의 출현은 우리들에게 있어 철학의 숨겨진 즐거움과 재미있는 비교꺼리를 제공해 준것 만은 사실이다. 두 분 모두에게 박수를..짝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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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록 국내편 1 - 눈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도다 퇴마록
이우혁 지음 / 들녘 / 199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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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없이 퇴마록을 추천하겠다. 판타지 형식이나 무조건 허황되지 않고 사실과 같은 느낌을 주며, 주석이 많이 달려있을만큼 생소한 단어가 많지만 전혀 어렵지 않고, 사람이나 요괴를 죽이며 끔찍한 장면은 여럿 있으나 시종일관 인간에 대한 애정과 감동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책이다. 책 읽기를 시작하려 하나 무엇을 먼저 봐야 될지 주저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읽는 재미에 푹 빠질만큼 흥미진진하며 권수도 상당해서 완독하면 책 읽는 습관이 몸에 베일 것이다.

예전에 신문에 실린 기사를 읽은 기억이 있는데 우리나라 문학 작품들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지만 번역과 홍보상의 문제로 인해 외국 문단에서 제대로 평가되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리포터가 대단하다 하지만 퇴마록이 그에 못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TV에서 개그맨들이 나와 책을 소개하고 권하는 프로그램에서 책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일반인들에겐 조금 생소한 책들을 좋다고 소개하고 또 그 독서량에 감탄하지만 퇴마록이 그 중 하나가 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것도 문화적 사대주의라고 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지만 내가 생각하는 책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으뜸은 재미라고 생각한다. 철학서든 경제지든 아님 만화책이든지간에 독자가 느끼기에 재미가 있다면 그 책은 자기것이다. 퇴마록은 재미뿐 아니라 책이 주는 여러 잇점을 두루 갖춘 책일것이다. 자기전에 책을 읽다가 30분안에 잠이 든다면 그 책은 나중에 독서욕이 강해서 무엇이나 읽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때까지 잠시 미뤄두는게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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