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를 웃긴 남자
이경숙 지음 / 자인 / 2000년 12월
평점 :
품절


5년전 친구 권유로 <여자란 무엇인가>를 사 보게 되었다. 도올 선생의 책을 처음 접해 본 것이지만 야릇해 보이는 제목은 물론이고 화려한 학력이나 그에 못지않은 괴팍한 성격으로 유명한 작자에 대해 익히 들어 알고 있던 터라 호기심 반, 기대감 반으로 별 주저없이 책을 보게됐다.

지금껏 살면서 그 누가 뭐라해도 나에게 동양사상이나 철학에 대한 흥미를 가지게 했던 분은 도올선생이다. 육두문자를 써가며 꼬장 꼬장 자신의 방대한 지식을 풀어가는 강의 방식(물론 직접 듣진 못했다)이 맘에 들었으며 기존 동양학계에 맞서서 꿀림없이 대립하고 자신을 추켜 세우는 모습에 터프함까지 느껴졌었다.

하지만 내 눈앞에 그러한 육두문자나 터프함을 능가하는 사람이 나타난 것이다. 물론 좀 더 체계적이고 굳이 철학을 공부하지 않은 일반인 누구나라도 공감할 만한 풀이서를 들고서 말이다. 어쩜 2000년 넘게 도덕경의 풀이에 대해 결론없는 갑론을박만을 일삼은 철학계를 뒤흔들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설레이기까지 했다.

두 터프가이님들의 책을 굳이 가르자면 이경숙님의 손을 들어드리고 싶다. 누구의 가설이 옳고 그른지는 알 길이 없으나 누구의 해설이 문맥에 맞고 앞뒤 문장이 끝까지 잘 이어지는 지 그리고 무릅을 칠 만한 명쾌한 풀이가 무엇인지는 잘 알기 때문이다. 육두 문자나 유머 사용 조차도 도올 선생을 앞지른다.

나는 이 책이 나온 후 도올 선생이 어떻게 나오는지 새삼 기대가 컸었다. 그 꼬장한 성격에 가만히 있을 리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왠걸...별 탈(?) 없이 지금껏 그냥 넘어가는 것처럼 보이는 게 아닌가? 논할 가치 조차 없다고 치부했다고는 하지만 속으로 뜨끔하지 않았을까??? 아무튼 두 사람의 출현은 우리들에게 있어 철학의 숨겨진 즐거움과 재미있는 비교꺼리를 제공해 준것 만은 사실이다. 두 분 모두에게 박수를..짝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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