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아빠는 당신이 김대중 대통령과 같은 목포상고를 나오셨다는 것이 일생의 큰 자랑거리셨다.  경찰공무원인데도 불구하고 매번 선거에서 몰래 "선생님"을 찍으셨고, 치매 초기로 글자를 잘 못 읽으실 때도 부득불  "선생님"의 당에 투표를  해야 한다며 투표장으로 향하셨다. 

그렇게 존경하던 선배가 드디어 대통령이 되셨을 때 , 그 역사적 선거에는 정작 투표하지 못하셨다. 그저 멍한 눈으로 하루종일 텔레비젼에서 눈을 떼지 못하셨다. 

글쎄 아빠와 같은 시대를 겪어보지 못한 나로서는 왜 그 연배의 어르신들이 그렇게 한맺히게 목포의 눈물을 불렀는지는 아마 죽을때 까지 알지 못할 것이다. 그저 그 구심점에 김대중 대통령이 계셨을 거라는 것을 짐작할 뿐이다. 

이제 우리는 전직 대통령이라고 부를 수 있는 분들을 한해에 모두 잃었다. 전직 대통령의 장례식장에서 목놓아 울어 줄 수 있는 그런 전직 대통령을 다시는 볼 수 없다.  참으로 박복한 국민이다.

그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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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8 18: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18 2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09-08-18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직 대통령의 장례식장에서 목놓아 울어 줄 수 있는 그런 전직 대통령을 다시는 볼 수 없다.

이 한문장에 왈칵 목이 메이네요.

Mephistopheles 2009-08-18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싶어요. 우린 그리 쉽게 물러나거나 현혹되진 말아야 해요..

paviana 2009-08-18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 노무현 대통령 장례식장에서 그렇게 우시는걸 보고 이분은 정말 사람냄새나는 분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더 슬펐어요. 어쩜 노무현 대통령은 그런 의미에서는 행복하신 분이셨다는 생각이 들어요. ys가 그렇게 울어줄리 만무하지만, ys가 우는걸봐도 그렇게 가슴이 울컥하지는 않을거 같아요.

바람구두님 / 그러게요. 노무현 대통령은 정말 너무 일찍 가셨어요. 뭐가 그리 급하셨는지...에효...두분을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아파요.

메피님 / 맞아요. 일단 존경할 수 있는 대통령을 뽑아야지 훌륭한 전직 대통령이 우리도 생기게 되는 거니까요. 이제 다시 시작해야죠.

2009-08-19 14: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20 09:4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