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이상한 병이 생겼다.
회사에 있기가 싫은것이다. 회사 사람들하고 말하는 것도 귀찮고 싫고,같이 밥먹는 것도 뜨악하고..
지난 몇달동안 도시락 싸와서 혼자 먹었는데,그게 너무 길었나보다.
새직원들도  들어오고,그 직원들도 도시락을 싸오기 시작는데,
이제는 내가 같이 먹기가 싫어진것이다.심지어 아직 이름 모르는 직원도 있으니-_-::

오늘도 오전부터 우울한 일들만 계속 생기고,
도시락도 안 싸와서 점심시간에 누워서 음악듣다가,
아  이렇게 우울하게 있음  결국 나만 더 힘들어지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가방들고 밖으로..

원래는 회사앞에 새로 생긴 카페에서 그뤼바인을 잔으로 판다고 해서,
그걸 마시러 갔으나( 업무시간아닌 점심시간이니 양해하시라 ),
그곳은 5시부터 영업이란다.이런.. 흑흑

그래서 요즘 내가 사랑해마지 않는 kod로 갈까 하다가,
생각보다 쌀쌀한 바람에 가까운 곳으로 들어가 커피세트를 시켰다.

햇빛이 들어오는 창가 벽에 기대서 손에 잡히는 책을 그저 보면서
샌드위치와 커피와 같이 나온 복숭아 통조림을 먹다보니 마음이 진정되었다. 아마도 배가 불러져서일듯...
사는거 모 있나라는 생각도 들고,
아무리 힘든 시간이라도 언젠가는 흘러가겠지라는 낙관적인 생각도 슬며시 들었고..
 

나처럼 사람에 대한 마음을 쉽게 거둬들이지 못하고 감정을 흘리고 다니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또 나와 반대로 단칼에 잘라버릴 수 있는 사람도 있다는것을  인정하기로 했다.
솔직히 그렇게 자를 수 있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다. 난 왜 그게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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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7-02-23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 / 님도 그러세요? 전염병인가요? 전 점점 더 심해져요.ㅜ.ㅜ 근데 아까 점심먹으러 간 카페에 손님이 저까지 세명이었는데, 다 혼자 와서 커피마시며 책보고 그러더라구요. 다 저처럼 회사에서 도망나온 사람들일지도..우리 기운내자고요..

구두님/ 설마 그 사람들도 기억은 하겠죠.전 감정을 단번에 그렇게 거둬들이는, 혹은 자를 수 있는 그런 결단력(?)이 부러워요. 무슨 일이라기 보다는 필요한거는 프로작인데, 괜히 엄한 책들만 재미없다고 구박하고 있는 그런 날들의 연속이에요.

Mephistopheles 2007-02-23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 점점 아싸족이 되는 과정 같습니다...
(아싸족 : 아웃싸이더족)

paviana 2007-02-23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새 오신 메피님 / 전 제가 회사 사람들 전체를 왕따시키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ㅋㅋ

2007-02-23 14: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7-02-23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무엇이길래, 보이지도 않는데 사람을 떨어뜨렸다가 올려놨다가 반복하는 걸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무인도에 가서 살았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도 함께. 정말 무인도에 가서 살 수 있는 여건만 된다면 저는 지금 당장에라도 가고싶어할 거에요. 저 내면의 소통만으로도 벅찬 순간들이 있으니까요.

paviana 2007-02-23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Jude님 / 앗 아까 저도 그생각했어요.차라리 무인도에 가서 살면 맘이 편할까 하고..전 배구공 대신 문자만 보낼 수 있는(받지 못해도 상관없어요) 휴대폰을 가져가고 싶어요. 너무 속이 상하면 , 가끔 누군가에게 정말 뜬금없는 문자라도 보내고 나면, 그래도 참 많이 편해지거든요. 완전한 소통이 아니더라도 일방적인 소통이라도 원하는 걸 보면 전 무인도에서 혼자 살 정도로 씩씩하지도 못한거 같아요.흑흑

딸기 2007-02-23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 무슨 일이 있으셨던 걸까요...

paviana 2007-02-23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기님 / 제가 인간자체가 좀 우울해요.회사에서는 가면 하나 쓰고 있어서 그럭저럭인데, 혼자서는 별 쓰잘데없는 생각까지 하거든요..

속삭님 / ㅋㅋ 그쵸 .회사전체를 왕따시키다니..제가 그럴때는 스케일이 큰가봐요..저도 혼자 여행가고파요.훌쩍 기차도 한번 타고 싶고, 바다도 한번 보고 싶고...에효..

아영엄마 2007-02-23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장다니시는 님은 싫어도 어쩔 수 없이 사람들과 부대껴야 하니 힘드시겠어요. 저야 뭐 늘 가족 빼고는 혼자인 사람이고 온라인 상에서나 사람들과 교류하는데 그걸 줄이고 나니-알라딘 자체가 침체되기도 했고- 외롭고 우울하고 그러네요.. 이런 기분 얼른 털어버리고 활기차게 삽니다!!

비로그인 2007-02-24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쏘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숫타니 파타 中

 

제게 좋아하는 한 구절 적어 놓고 갑니다 ^^ 힘내세요!


paviana 2007-02-24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테츠님 /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의 원문이 이런거였군요.첨 알았어요.ㅎㅎ 감사합니다.
아영엄마님 / 그쵸 마을이 이래서 더 쳐지는거 같아요.빨리 마태님이라도 오셔야 되는데...오늘 이윤열이랑 마재윤이랑 하는 시합에서 윤열이가 이겼으면 좋겠어요. 요즘 너무 스타 안보고 있는데, 이건 볼려구요.
속삭님 / 그럴까요? 아 근데 누구랑 시간맞추고 일정짜고 그러는 것도 너무 힘들고, 같이 갈 사람 구하는것도 어렵고...흑흑 어쨌거나 저쨌거나 여행 한번 가는건 너무 어려워요..

2007-02-26 16: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paviana 2007-02-26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속삭님 / 와락...반가워요. ..네 가끔이라도 들러주세요.^^

2007-03-04 19:2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