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6월 26일 하멜른
케이스 매퀸.애덤 매퀸 지음, 이지오 옮김, 오석균 감수 / 가치창조 / 2007년 1월
평점 :
현대가 아닌 중세라는 시대적 배경, 그리고 어린시절 동화로 읽었던 책 [피리부는 사나이]를 각색했다는 점에서 끌렸던 6월26일, 하멜른.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한번 손에 잡은 후 다 읽을 때까지 놓을 수 없는 책이었다. 이 책은 피리부는 사나이의 기본 내용인 쥐떼 소탕작전과 아이들의 사라짐에 충실하면서 또다른 피리부는 사나이의 등장과 정의와 자비의 갈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작농의 아들인 하네스는 우연한 기회에 악사길드 수장의 눈에 띄게되어 그의 제자가 된다.
본디 수장에게는 안셀름이라는 애제자가 있었지만 그는 한마을을 자신의 능력을 통해 제압하고 심판하려했기에 악사길드와 대립하게 되고 악인으로 낙인이 찍히고 만다.
어쩌다보니 하네스는 안셀름의 자리를 대신하게 되어 버렸고 나아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안셀름의 인생에 끼어들게 된다.
6년이란 세월이 흘러 하네스는 수장에게 악사가 입게되는 색깔있는 옷을 하사받게 되는데 어찌된 일인지 그의 옷은 빨강과 노랑이 반씩 섞여 다소 광대같아 보이는 묘한 옷이었다. 스승은 정의와 자비 두 가지를 나타내는 것이라 이야기했지만 동료 악사들의 놀림감이 되어버리고 만다.
이부분에서 왜 하네스에게 그러한 옷을 하사하는지 스승악사의 의도가 궁금했다.
무엇인가 의미가 있어서 그러는 것 같은데 그 의미가 무엇인지...
하지만 책을 읽다 보니 그 옷이 뜻하는것은 하네스의 인생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자비와 정의, 어느쪽이건 실행해야 하는 하네스의 복잡미묘한 인생을....
옷을 하사받은 하네스는 첫 단독임무를 수행하기위해 하멜른으로 가게 된다.
그가 맡은 임무는 스승악사의 편지전달과 하멜른에 득실거리는 쥐떼를 소탕하는것, 그리고 사례금으로 받게되는 돈을 복지재단에 기부하는 것이었다.
하멜른...
그곳은 하네스에게 낯선곳이 아니었다. 어린시절 스승악사의 애제자인 안셀름의 최후를 본 곳이자 자신이 살던 곳에서 가까운 도시...
하네스는 하멜른으로 가서 그에게 맡겨진 일을 수행하려 하지만 난관에 맞닥뜨리고 만다.
바로 사례금으로 받아야 할 돈이 부패한 시의원들로 인하여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사례금을 받아 근처 영지를 사들여 농민들에게 나누워줄 계획을 세웠었기에 사례금이 없다는 것에 대해 자신의 임무를 하지 않으려 한다.
아니, 무엇보다도 비리를 알면서도 모르는체 감싸주는 하멜른에게 실망을 하게 되어 의욕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리라...
결국 그는 고민끝에 하멜른의 사람들을 시험하게 되고 그 결과 하멜른의 사람들은 하네스의 의도와 다르게 자신들만을 생각하며 낯선이방인이자 은혜로운 하네스를 배신하게 된다.
그 결과 하네스가 피리를 불어 아이들을 데려가는 줄로 알았었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하네스가 아이들을 데려갔다면 원작과 다를게 뭐란말인가...
하네스는 부패에 빠지고 자신밖에 모르는 어른들의 존재를 부정하려 했고 어린이들에게 힘을 실어주려고 한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또다른 피리부는 자의 방해를 받게 되고 그역시 저주에 걸리게 된다.
악사가 또다른 악사와 대결하며 벌어지는 이야기...그리고 그 뒤에 숨겨져왔던 비밀..
이것이 원작과 다르게 6월26일 하멜른에서 새롭게 선보이게 되는 이야기이다.
한 사람이 한 도시를 심판할 수 있는 판단력을 가지고 있을까? 가지고 있다면 그 기준은 무엇일까? 법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이지만 그 법마저 부패했다면 무엇에 의지해야 할까?
이는 하네스가 우리에게 묻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의 옷이 표현하고 있는 정의와 자비..이 둘중에 어느쪽을 선택해야 하는지는 참으로 힘든 문제이다.
하네스는 정의를 위해 하멜른의 사람들을 심판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자비를 베풀어 그들에게 기회를 주려고도 한다.
어느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그것이 초래하는 결과는 달라지기 때문에 하네스의 고민은 깊었고 그 틈을 노린것이 또다른 악사이리라..
이 책은 예전에 가볍게 읽었던 동화를 어른의 시각으로 바라보게끔 만들어주는 것 같다.
어린이가 읽는다면 예전 우리가 어린시절 읽었던 것처럼 피리부는 사나이와 선과악에 대해서만 생각할 것이고 어른이 읽는다면 더 깊이 들어가 하네스의 입장에서 정의와 자비, 법, 그리고 이기주의가 주는 냉대에 대하여 생각해 볼 것이다.
동화를 읽는듯 하면서 판타지를 읽는듯 하게 만들고 나아가 철학적인 책을 보게 만들었던 책
6월 26일 하멜른.
이 책을 통해 내가 생각하는 정의와 자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