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레몬 Lemon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12월

- 첫인상 ¿
 
레몬과 인간...
이게 무슨 관계일까..? 도저히 연상이 되질 않았다.
책을 읽고나서 역시 왜 이책의 제목을 원제로 하지 않고 레몬으로 바꾸었는지...
물론 책의 뒷부분에 왜 '레몬'을 책의 제목으로 사용하였는지에 대해 나오지만 별로 공감이 가지 않았다.
이책은 지금으로부터 십몇년전에 나온 책이다. 이야기의 소재는 지금으로 따지면 그다지 획기적이지 않다.
하지만 책이 발간된 시기의 시각이라면..저자의 발상은 놀라우면서 대단한 것이다.
대체 어떠한 소재이길래...찬사를 보내는 것인지 궁금하리라.
클론...이라고 이야기한다면 쉽게 이해가 갈까?
클론의 정의를 보면
단일세포 또는 개체로부터 무성적(無性的)인 증식에 의하여 생긴 유전적으로 동일한 세포군 또는 개체군을 말한다.
영양계(營養系) 또는 분지계(分枝系)라고도 한다.
조금 이해가 부족하다면, 복제라고 하면...쉽게 이해가 갈것이다.
이책은 자신도 모르게 복제가 되어버린, 두 소녀의 탄생의 비밀찾기를 담은 추리소설이라 할 수 있다.
두 주인공의 이야기를 한 챕터씩 번갈아가며 들려주면서 독자로 하여금 추리를 해볼 수 있게 해준다.
읽고나서 조금은 후회했다. 책의 페이지에 연연하지 말고 한사람의 이야기씩 읽을것을..그렇다면 추리의 깊이가 더 강해질 것이고 생각의 폭도 넓어질텐데....그저 작가에 이끌려 읽어버렸다는 생각에 씁쓸했었다.
 
- 주인공과 나
 
후타바와 마리코.
한쪽은 부모를 담지 않았다는 자책감과 함께 어머니의 슬픈눈을 보고, 닮지않은 자신을 어머니가 미워한다 생각하며 슬픔속에서 삶을 이어오고, 다른한쪽은 어머니의 진실된 사랑속에 삶을 이어온다.
부모와 닮지않았다는 것은, 부모의 자식이 아니라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닮지않아도 친자식일 수 있지만, 유전적으로 따져볼 때 일부라도 닮아야 하지 않을까? 아니면 부모님 중 어느 한쪽분을 빼닮는다거나...
우리 가족은 코가 모두 비슷하고, 난 전체적으로 어머니를, 동생은 전체적으로 아버지를 닮아 부모님이 각각 자신을 빼닮은 자녀를 한명씩 두고 계셔서 좋은 편이다.
하지만 이책의 주인공은 그러하지 못했다. 커가면서 부모와 달라져가는 자신에게 상처받고, 어머니의 반응에 상처받고..
훗날 어머니는 자신을 미워한게 아니라, 아버지의 잘못으로 인해 조금이라도 나쁜 생각을 한 본인을 용서하지못해, 딸에게 미안해서 슬픈 모습을 보였었던 것이라고..진정으로 사랑했다는 것이 밝혀져 상처받았던 그녀의 마음을 달래주기는 하지만..
 
- 충격 ¿
 
주인공인 후타바와 마리코는 탄생의 비밀에 대해 찾아다니다가 연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생김새가 닮음을, 아니 똑같음을 알고 쌍둥이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러면서 알수없는 누군가에게 쫓김을 당하기도 하고, 베일에 쌓여있던
비밀을 풀어가기도 한다. 점점 비밀에 다가갈수록 충격적인 결말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다가 밝혀져버린 진실.
똑같은 두사람의 얼굴은, 아버지가 사랑하던 여인의 모습이다.
닮았다는것이 아니라, 옛여인의 성장과 같다.
두사람은 여인의 유전자를 통해 복제된 인간이기에...
지금 생각하면 동물복제에 성공하는 현대이기에 놀랄일도 아니지만, 그당시는 충격적으로 다가온 책이었을 것이다.
 
저자인 히가시노 게이고는 왜 이런 소설을 썼을까...?
우리사회에서 암암리에 벌어지고 있는, 그 무엇인가에 대해 노출시키고, 알리고자 해서가 아닐까?
복제에 대해 독자들이 찬반을 내놓기보다는, 현실에서 이루어졌을 때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에 대해 생각하게 하기 위해 이러한 소재를 통해 이야기를 구성한게 아닐까?
어떤 형태로든 미래에 야기될 문제, 다양한 각도에서 충분히 생각해보게끔 하기 위해 독자에게 충격을 준 책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