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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러포즈는 필요없어
나카무라 우사기 지음, 류지연 옮김 / 책이좋은사람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자신을 꾸미는 일보다 일을 더 사랑하는 여성 치즈루.
20대와 30대의 경계라 할 수 있는 스물아홉에, 당연히 결혼을 할 것이라 믿었던 남자에게서 버림을 받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다른 여자에게서 아이가 생겼다는것!
아니 그럼 이남자, 양다리였단 말인가? 뭐 이런 남자가 다있어?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그게 우리네 현실일지 모른다.
겉으로는 한사람만을 바라보며 신뢰를 쌓아놓고 뒤에가서는 이사람 저사람을 만나고 다니는...
어찌보면 짧아진 사랑의 유통기한 때문이라 해야할까...?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조금은 씁쓸했었다.
어찌되었건 충격인 치즈루에게 더더욱 충격적인 소식은 평소에 가벼이 생각하던, 일보다는 자신에게 더 충실해서 그녀가 그다지 인정하지 않던, 흔히 된장녀라고 여겨지던 여인이 자신의 라이벌이었다.
일과 사랑. 이 두가지를 놓고 저울질을 한다면 어느쪽으로 기울까?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치즈루에게는 일이었다. 그런 그녀가 사랑을 무기로 싸우는 여성에게 져버리고 나니 심적으로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바로, 자신을 가꾸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외모를 바꾸기로 결심하고 이를 시도해본다.
하지만 어느순간, 그것이 무모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렇게 꾸민다고해서 만족스러움이 생길까? 단지 잘보이기 위해서인데? 좀더 자신을 위하는 길은 없는 것일까....?
책을 읽다보면 치즈루의 단짝인 마사미는 여성을 두 부류로 나누어 이야기한다.
"내 나름대로 여자를 분류한거야. 너랑 오카다 히토미는 같은 여자지만 전혀 다른 종족인 거지. 물고기에 비유하면 민물고기와 바닷물고기의 차이랄까. 거주하는 수역이 완전 다르잖아."
과연, 나는 그말에 깊이 감탄했다.
오카다 히토미는 화려한 비늘과 우아한 지느러미를 가진 열대어. 수족관에서 먹이를 받아먹으며 세심한 보살핌 속에 자라는 관상용 물고기다. 반면에 나는 넓은 바다를 끊임없이 헤엄치지 않으면 죽고마는 회유어.
수족관에 갇혀서는 살 수 업다는 것을 잘 알지만 가끔은 늘 필사적으로 헤엄쳐야 하는 것에 피곤함을 느끼고, 그러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면 비늘이 엉망으로 벗겨져 있는 것이다. 그런 때는 아름다운 열대어의 자태로 우아하게 사는 열대어가 행복해 보이곤 한다.
일과 사랑, 그리고 열대어와 회유어. 어찌보면 적절한 비유 같았다.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이와 보살핌의 사정권에 들지않는 이. 저자는 마사미의 입을 빌려 치즈루나 히토미 같은 여성들에게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처지에 대해 이해를 시키고 있었다.
사회생활을 하는 여성이 전보다 많아지고, 그녀들이 차지하는 위치가 높아질수록 일과 사랑 중의 선택의 길에 놓이는 여성들이 많은 것이다. 둘다 택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어느 한쪽이 우위를 차지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여성들의 현실을 대변해 놓고 있는 책이라고 해야할까...?
어찌보면 끝이 조금은 허무하지만, 그래도 치즈루가 생각의 관점을 바꾸어 가는 과정이 읽을만 했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