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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 '명랑'의 코드로 읽은 한국 사회 스케치
우석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 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 는 우리사회에 대한 냉소적인 비판과 저자의 다양한 분석, 그리고 암울한 미래를 생각해봄과 동시에 이를 극복해보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만드는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책은 자신을 C급 경제학자라고 칭하는 '우석훈'이라는 이가 기존에 <한겨레> 와 <경향신문> 등 신문과 잡지에 연재했었던 칼럼들을 추스려 책으로 출간한 것이다. 칼럼이기에 그 시대의 사회상을 잘 담아내고 있고, 우리 사회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들을을 진단하면서 풀어내리고 있었다. 특히 그의 칼럼은 노무현 시대에 시작되었기에 그의 이야기들에는 노무현 정부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자리잡고 있었다.
책을 읽다보면 이러한 부분이 나온다.
노무현이라는 대통령은 4년이라는 짧은 재임 기간 동안 너무 많은 증오를 흩뿌렸던 아주 독특한 사나이이다. 이제 노무현은 대한민국 시스템의 최상위에서 사라지겠지만, 그를 정점으로 움직였던 지난 4년간의 증오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인간 노무현의 개인적 삶의 평온을 위해서도 기도하기로 했다. 앞으로 이 땅에서 그 누구도 불행해져서는 안 된다. 좌파든, 우파든, 가난하든, 부자이든, 남자든, 여자든, 혹은 한국인의 순혈주의에 슬퍼하는 이방인이든,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이제는 열어야 한다.
예전에는 감히 한나라의 대통령에 대해 이말 저말을 하는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내가 좋으면 좋은거고 싫으면 싫은거다. 단지 대통령이라는 감투를 쓰고 국민을 위해 일을 해야하는 것이지 국민들이 무서워하는 존재가 아니란 말이다. 그래서인지 저자는 거침없이 자신의 이야기들을 펼쳐보였다. 현 정권이 시도했던 많은 일들과 그에 대한 문제점들, 어떠한 생각으로 일을 저질렀는지에 대해 추궁하는 말들까지... 더군다나 대선후보인 여러 인사들까지 그들의 공약의 잘잘못을 따지며 걸고 넘어졌다.
그의 글들을 보면서 대한민국이 이렇게까지 암울했었나... 하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얼떨결에 21세기가 시작되어 버렸다. <자본론>은 21세기로 못 넘어온것 같고, 민족주의는 넘어온 것 같고, 80년대의 민중미학은 못넘어온것 같고, 그 대신 그 시기의 근엄함은 넘어온 것 같다. - P 31
'지역주의 타파' 라는 대표간판 하나를 제외하면, 현실적으로 현 정부는 우파저부 수준을 뛰어넘어 극우파정부에 가까워져 있다.
풀뿌리민주주의와는 더 멀어져있고, 정의와는 더더군다나 멀어져있으며, 건설경제에 더 가까워져 있고, 대통령의 권력은 유신적 의미에서의 리더십에 더 가까워져있다. - P 42
현재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1부 고공비행高空飛行, 노무현 시대의 하늘을 날다
2부 인물열전人物列傳, 동시대의 각양각색 스펙트럼
3부 녹색환경綠色環境, 우리가 꿈꾸는 세상?
4부 세상단평世上短評, 21세기의 대한민국 스케치
라는 목차를 정해 그에 맞는 이야기들을 펼쳐보이고 있었다.
녹색도시, 친환경도시를 위해 시단위가 안된다면 구단위라도 무료셔틀버스의 운행이 아토피감소에 좋음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박근혜의원에게 박정희전대통령과 육영수여사 둘 중 어느쪽의 피를 더 많이 물려받았는가를 생각해보게끔 일침을 놓기도 하고, 작전명: 5267, 676, 5266 메이데이,메이데이, 여기는 시골학교 라 하여 교육정책에 대해 비판을 가하기도 한다. 참으로 그가 바라본 사회의 문제점은 다양했고, 개중에는 해결안들도 제시되곤 했었다.
그의 이야기들속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사회현상들의 내면에 대해 다시금 생각을 해보기도 했었고, 그에 따라 분노하기도 하고 무능력한 내 자신의 모습에 씁쓸하기도 했었으며, 그와는 정 반대의 생각을 보이기도 했었다.
어쨌건, 그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려주면서 독자로 하여금 우리나라의 현 상황을 직시하게 만들고 있는듯 싶었다. 물론 칼럼을 모아놓은 것이라 기존에 이미 지나간 일들이 대부분이었지만 ( 한미 FTA 체결이나 골프장으로 들어선 우리의 자연들, 선거공약의 문제점 등 ) 지난 일들의 감춰진 속내를 알기도 했고, 이를 적용하여 다음에 벌일 일들에 대해 한번 더 관심을 가지고 사회현상을 대하게끔 만들었다.
물론, 그가 연재한 글들이 모두 다 정석은 아니다. 그의 시각으로 바라본 것들이기에 다른 시각을 지닌 사람들이 보기에는 '뭐 이런게 다있어?' 하는 생각을 가질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저 하나의 현상으로 바라보기만 했었던 것들이 실상은 그렇지도 않다는 것, 관심을 가지고 사회를 바라보자는 것만은 배울만 하다고 생각이 든다.
이제 노무현정권도 막을 내리고 있는 마당에 다음 정권은 어찌될지 아직은 미지수이다. 새 정권이 들어서고, 그의 다양한 시각이 다시한번 보여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