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가 잃어버린 여덟 가지
야마다 에이미 지음, 김난주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책 겉표지를 보면 구두를 신고 화사한 원피스를 입은 한 여성의 모습이 보인다.
소녀일까 아가씨일까...? 새침해보이는 표정, 높은 하이힐, 물바울무늬 스타킹..커다란 가방
그 옆에 적혀있는 소녀가 잃어버린 여덟가지...그렇다면 그림의 여성은 소녀다움을 잃어버린 소녀라는 의미가 되는데.....
소녀가 가진 무엇을 잃어버렸다는 걸까...?
때묻지 않은 순수함...? 또래 소녀들이 갖는 깔깔거리며 웃을 수 있는 천진난만함...?
아니면, 또래에 비해 성숙해져버린 지적수준...? 

 

이책은 8가지 단편으로 구성되어있는데 독특한 이야기들을 이루고 있었다.
이상하게 그리운 기억이 떠오르려하던 같은반 친구의 눈, 그 눈에 빠져 그 친구를 자주 보게되고 반친구들로부터 커플로 놀림을 받던 한 소녀, 뒤늦게 그 눈이 주던 의미가 떠올라 당황해하던 이야기.  매미의 배와 엄마의 배를 비교하고 나아가 공허함으로 가득찬 자신의 모습을 알게되는 소녀의 이야기 등 (리뷰에서 장황한 책소개를 하면 읽는이에게 실례이기에 두가지만 짤막히 살펴보려한다.)

 

소녀의 시각에서 바라보던 다양한 이야기들이 이 책의 주를 이루고 있었는데,
다른이를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이도 있었고, 고집쟁이도 있었고, 또래보다 생각이 성숙해 의젓하면서 그로인해 여러가지 갈등을 해야만 했던 이의 마음을 이야기와 함께 드러내어, 자신의 나이에 맞는 평범함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도 만들어주었다.

 

8가지의 단편을 읽으면서 떠오르는것은 여름의 이미지이다. 매미소리가 시끄럽게 울리며 무더운 여름, 짭짜름한 바다내음이 퍼지는 바닷가, 하염없이 이어질 것 같은 방파제 너머 넘실거리는 바다, 방학을 앞둔 아이들의 모습 등, 여름을 떠올리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나의 여름은 어떠했을까...? 지금이 아닌 학창시절, 더 깊이 들어가 소녀시절의 여름...
내가 소녀였을때는 어땠었나....열심히 기억을 떠올리게 만들어주는 책이었다.

 

나역시 소녀였을때, 또래 아이들보다 성숙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에,
(좋게 말하면 어른스러운거고 나쁘게 말하면 애늙은이나 조금은 건방진 아이였을것이다...) 
이야기 중 일부 소녀와 비슷한 생각을 하기도 했었고,
모든 사람의 생각이 같지 않기에 책속의 소녀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도 있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자신의 생각대로 행동하는게 제일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다다르게 되었다. 소녀다움을 잃어버린 소녀도 있었지만, 그들 나름대로는 그 상황이 최선책이었을테니 말이다.

조금은 그 이해함에 있어서 무덤덤한 이야기도 있었고, 색다름이 묻어나는 이야기도 있었다. 단편이 주는 매력이랄까....
어쨌건 이 여름이 가기전, 나의 소녀시절을 떠올려보게 해주는 책과의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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