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한 초상
이갑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푸른물속에 반쯤 잠겨져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저 바위위에서 잠들어 있는것 같기도 하고...
어쨌건 여인의 나신과 잠든것처럼 혹은 죽은것처럼 감겨져있는 눈...
조금은 몽환적인것 같으면서도 으스스한 느낌이 들었다.
이책은 저자의 유작이라고 한다. 처음 출간한 후 7개월이 지나 고인이 되어버렸기에 묻혀버렸던 책을 13년만에 새로이 출판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지니고 있는 책이었다.
그래서인지 책의 표지에서 더더욱 무게감이 실려있는 것 같았다.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범인을 쫓는 사람들
이책은 한다미로 말하면 추리소설이다. 하지만 단순한 추리소설이 아니라 예술과 종교의 결합, 심리학과 정신의학의 세계까지 펼쳐보이면서 한사람을 쫓는 이야기였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얼마전 종영한 드라마 <히트>와 유사함을 느꼈었다.
희한하게 살인을 저지르던 범인, 우울증과 정신분열, 음악 등...
이책의 제목이자 범인과 희생자와의 매개가 되었던 '로맨틱한 초상'은 존 수르만의 음악이라 한다.
속삭임처럼 다가오는 리코더의 애절한 서주, 주제부의 바리톤, 색소폰과 베이스의 클라리넷의 그 즉발적이고도 막막한 흐느낌..저자는 로맨틱한 초상을 이처럼 표현하면서 처음 이 음악을 들을 때 죽음을 생각했다고 한다.
어떠한 분위기이길래..글루미 선데이와 비슷한것일까..?
잘 모르는 음악이기에 뭐라 다정지을수는 없지만 내가 아는 한도내에서 상상해보며 책을 읽어갔다.

 처음 부분에서는 예술세계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황금빛 두개골의 존재에 곽원장과 같은 의문을 들게해서 호기심을 발동시켜가며 읽어갔었는데 뒤로 갈수록 범인의 범죄묘사부분이 세세해서 징그러움을 느꼈었다.
더군다나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종교부분까지 곁들어져 추리소설만을 기대했던 날 당황시켰다. 읽기전에 물론 예술과 종교, 그리고 심리학이나 정신분석들이 결합된 것이라는 책의 평을 보고나서 읽기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더욱 난해한 것들이었다.
저자의 방대한 지식에 놀라고 완벽히 다 소화시켜내지 못하는 내 자신에 대해 조금은 씁쓸했었다.
그리고 너무나 어두운 분위기의 책이라 읽으면서 우울하고 무기력함을 맛보았다.
범인앞에서 무기력해지던 피해자들, 그리고 무성의하게 대처하던 형사들...
피해자들이 여성이어서인지 무능력하게 여겨지던 형사들의 모습에서 분노를 느꼈었다.
실제로도 아무리 철통같은 감시를 한다해도
'잠깐쯤은 괜찮겠지..뭐 이정도쯤이야~'
하며 틈을 보이는 순간 사건이 일어나지 않던가...
단순히 경찰의 수사에 협조를 했다고, 혹은 전문가이기에 모르는 부분에 대해 대답을 해주었다고 피해자가 되는 사실들은 헛된 죽음을 만드는 일인것 같아 안타까웠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관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에 맞게 살아가려 노력하고...
범인은 자신의 열정을 잘못된 방법으로 표현한 것 뿐일까.... 잘못된 열정이 부른 불행인걸까...
다각도에서 이야기를 펼쳐나가그 그 소재가 쉽게 접하는 분야가 아니라 조금은 난해했던 책.
하지만 그만큼 생각을 많이 하게 한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