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련한 기억속으로, 추억을 위해

트래블 알라까르뜨 - 여행으로 자신의 세계를 넓히는 38가지 방법
이종은 지음 / 캘리포니아미디어 / 2007년 6월

 <트래블 알라까르뜨>

여행을 좋아하는 내입장에서는 너무나도 반가운 책이었다.

읽기전 살짝 훑어보니 다양한 사진들과 함께 뻣뻣함이 묻어나지 않을 것 같은 글들. 그리고 손을 벨 것 같은 종이가 아닌 재생용지의 느낌처럼, 갱지의 느낌같은 종이의 촉감으로 인해 본격적으로 읽기전부터 기분이 좋았다.

처음에는 제목이 무척 낯설었다. 예전에 <카르페디엠>을 접할때처럼...

알라까르뜨...이게 무슨의미일까?

책 제목부터 파악하는것이 급선무였다.

알라까르뜨는 정해진 메뉴로 제공되는 세트 요리와 달리 메뉴 중에서 좋아하는 것을 골라먹는 일품요리를 말한다.38가지 방법 중에서 취향에 맞는 여행을 택하고, 스스로 기획하는 여행을 하자는 취지에서 붙여진 제목이다.

라는 설명이 책장을 넘기자마자 눈에 들어왔다.

그렇구나...다양한 테마를 가지고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독자에게 맞는것을 선택하게 하려는 의도였구나...

그렇다면, 어떠한 테마들을 통해 이야기를 들려줄지 떠나볼까...¿

여행은 지친 일상생활에서 여유로움을 얻게 해주고, 안식처의 장소를 제공한다고 생각한다.그렇기때문에 어떠한 여행이건간에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것이다.꼬마시절, 멋도 모르고 부모님과 함께 휴가철마다 돌아다니며 사진찍기에 바빴던 것이나 학창시절의 줄맞춰서 행동하던 수학여행, 그 속에서의 자유시간, 그리고 졸업여행, 대학에 들어가 주말만 되면 우리나라 곳곳을누비고 돌아다니던 가족여행, 여행사의 상품을 통한 패키지 여행 등

가족과 함께 나들이 하기를 좋아하시고  사진찍어주는걸 좋아하시는 부모님 때문에, 그리고 어릴때부터 놀러가면 사진을 찍히던 습관을 지니게 되어버려 많은 곳을 돌아다녔다.저자와 다른점이 있다면 주로 국내를 돌아다녔다는 점이겠지만....그래서인지 어머니와 함께 떠난 저자의 여행이 부러우면서도 좋게 보여 이 책에 더욱 끌렸다.

관심사 취재여행이나 타국의 맛있는 음식을 맛보기 위해, 옛 추억이 묻어있는 곳으로 가서 다시한번 추억에 잠겨보기 위해,자연을 만끽하기 위해, 어린시절 책속에서 보아오며 꿈꿔오던 나라에 가서 확인해보기 위해 등 다양한 이유로 저자는 이곳 저곳을 가고, 그곳에서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책 중간중간에 있는 사진들은 뭐랄까....단순히 풍경이나 관광지들만이 아니라 일상생활속에서 묻어나는 다양한 모습들 - 각종 사물이나 아이들의 미소, 다양한 음식 등- 도 보여주기에 신선하면서 각 테마와 어우러지고 있었다.

단순이 제목과 함께 어디어디가 명소이고, 어디에 가서 어떠한 음식을 먹고 구경하세요~

라는 것이 있을 줄 알았던 것과는 달리, 저자의 추억 한편, 마음 한구석을 엿보게 해주고 있었다. 

 이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Just try it. 산토리니에서 [기회가 왔을 때 해 보아라]라는 부분이었다. 누드비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자연과 하나가 되었던 여성들이 저자에게도 권유하면서 했던 말,

"지금 못하는 것은 다음에도 못할 수 있어. 기회는 언제나 있는 것이 아니야. 기회가 있을 때 해봐."

맞는 말이었다. 기회가 언제나 있는 것은 아니니깐...그리고, 기회가 찾아온다 해서 전에 하지 않았던 일을 수월히 해낸다는 보장도 없고....뭐랄까....도전정신이 약한 나에게 뜨~끔하게 만들어주었다고 해야할까...

저자는 처음 여행을 다닐때는 마음속에 담아놓으면 되기 때문에 굳이 사진으로 남기겠다는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훗날 돌이켜볼 때 사진이 없음을 아쉬워하지 않을거라 여겼었지만, 그녀는 약간의 후회는 하고 있었다. 아쉬움이 있었기 때문일까..? 이번 책에는 다양한 사진들을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처음 그녀가 가졌던 생각과 같이 굳이 사진이라는 기록으로 남기지 않는 여행을 즐기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끝부분에 다다를 무렵, 기록하지 않는 여행이라 해서 가끔은 사진기를 들고 가지 마라는 챕터도 집어넣었다.

이책의 모든부분이 다 만족스럽지는 않다. 하지만, 다양한 테마를 통해 그 안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적절하면서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간절히 만들어주었다.단순히 여행서적이라기 보다 한편의 사진집, 특정한 사물(음식이나 명소 등)의 홍보집, 저자의 일기 등 다양함이 묻어나는 책이라고 해야 할 듯 싶다.

일때문이건 휴식때문이건, 자유로이 다양한 곳을 여행하고 온 저자가 부러우면서 당당해보였던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