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진실

방과 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구혜영 옮김 / 창해 / 2007년 7월

방과후...

이말을 언제 사용한게 마지막인지...기억이 까마득하다.

학창시절, 수업이 끝난 후를 의미하는 방과후.

책의 제목에서 어렴풋이 학교가 배경이 될 것이라는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더욱이 겉표지에 있는 두명의 여인, 여인이라 하기보다는 교복을 입고 있으니 소녀...

그녀들의 모습으로 인해서 학교에서 무슨일인가 일어나고, 그에 따른 이야기들을 풀어나가는 책일거라 생각했다.

 
히가시노 게이고.
그는 우리나라에서나 일본에서나 추리소설 방면으로 잘 알려져있는 작가이다. 그의 작품은 묘한 구석이 있는것 같다.
뭐랄까...다양한 심리묘사를 통해 이야기를 구성해간다고 해야할까...?
그의 작품에 빠져들게 해준 <비밀>에서는 영혼의 뒤바뀜이라는 소재를 통해, 한 가장의 고뇌를 보여주고 상황을 추리해나가게 하고 <용의자 x의 헌신>에서는 필사적으로 살인사건의 범인이 되려 노력하는 한 수학자의 치밀한 범행과정을, 그리고 <레몬>에서는 불안감에 몸부림치는 소녀의 모습을 통해 사회적으로 이슈화될법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렇기에 그의 또다른 책- 엄연히 말하면 이책이 그동안 내가 알아오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처녀작이다.- 에서는 어떠한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했다.

 이책의 배경이 학교안이기 때문에 중심인물들은 교사와 학생이다.
여고 수학교사인 마에시마. 그는 수학이라는 과목의 특성상일까..? 공식에 맞추어서 계산하면 결과가 나오고 증명이 되는 수학처럼 사람 역시 "기계적"이라 불리는 딱딱한 인물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를 원망하는 이들이 있는것은 아니다. 다른이에 대한 참견이 없기 때문에 다른이들역시 그에게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는것 뿐...
집과 학교를 오가며 평범하게 살아가던 그에게 어느날부턴가 알수없는 살인의 위협이 다가오고, 그는 공포에 휩싸인다.
그러던 어느날, 변함없이 동아리 고문활동을 하고나서 교내 탈의실에 들어선 그는 학생지도부 교사의 죽음을 목격하게된다.
처음 이를 보고 자신을 죽이려는 누군가와의 동일인물이 학생지도부 교사를 죽인것일까..해서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을 보이지만, 이 사건 이후로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사건이 없자 점차 안정감을 되찾게 된다. 그러다가 또다른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그는 공포와함께 사건을 조사해야겠다는 강한 집념을 지니게 된다.
두번째 살인사건은 자신을 노렸을거라는 확신으로 인해 그는 형사인 오타니와의 대화를 통해 정보를 입수하고 나름대로 추리하면서 진실에 가까워지게 된다.

 
책의 뒷부분을 보면 이러한 문구가 있다.

"그 사람들이 살아 있는 한, 난 도저히 세상을 살아갈 용기가 안 나"

이부분을 먼저 보았을때, 범인이 살해동기를 이야기하는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역시 그러했다.
왜, 무엇때문에, 누구때문에 세상을 살아갈 용기를 잃어버린 것일까.?
희생자들때문인걸까...? 그렇다면 무슨 이유로....?
이런 의문을 가지고 시작했던 추리. 어느정도는 맞아 떨어졌지만 그 과정에서의 살인동기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이었다.
실제가 아닌, 상상으로 인하여 사람이 고통받을 수 있음을 새삼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