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개
양쯔쥔 지음, 이성희 옮김 / 황금여우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중국문학은 일본문학에 비해 뭐랄까....난해한 부분이 있어서인지 쉽게 접하지 않았었다.
일본문학이 주는 흥미 - 간결한 문체로 인한 담담한 서술이나 추리, 화려한 수식 - 와 달리 중국문학은 뭐랄까...
역사소설의 비중이 크거나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자주 느꼈었다.
그래서 처음 이책과의 만남은 조금은 두려웠다. 더군다나 두께의 압박감까지...
하지만 읽다보니 어느새 책속에 빨려들어가 주인공들 곁에 함께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제목은 흔히 책의 내용에서 핵심이 되거나, 이야기의 흐름과 연관되는 것으로 짓기 마련이다.
<사자개>라는 제목에서 풍기듯 이책은 사자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다.
앞부분에는 저자의 기억속에 있던 사자개들과의 인연, 그리고 본격적인 이야기는
신문기자로 일하던 아버지가 시제구 초원으로 들어가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시제구 초원에서 티베트 아이들과 땅콩으로 인연을 맺게되는 아버지는 사자개들의 싸움을 보게된다.
사자를 닮은 개들이 싸우는 모습, 그리고 아이들이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치는 모습이 이해가 가지 않던 아버지는 칭쿼아마 초원의 다양한 부락들 중 시제구의 부라과 상아마의 부락은 서로 원수지간이라 만나면 싸움이 일어난다는 이야기를 뒤늦게야 듣게된다. 사자개들은 자신의 주인들을 지켜주고, 그들에게 복종하기에 주인을 위하여 대신 싸움을 하는것이라는 이야기도 함께...
예로부터 은혜를 갚거나 충성스러운 동물로 개를 꼽꼰 하는데 사자개 역시 그러했었나보다.
우리의 옛 이야기중에는 주인을 구하고 죽음을 맞이한 충견 오수의 개 이야기가 있는데 중국에서는 사자개들이 그런건가...
 
사자개는 처음에는 야수였으나 인간들이 길들여 함께 살게 되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걸까?
자신들을 길들이고 의지하는 인간들을 위해 복종하는 삶을 사는게....
 
책을 읽다보면 이러한 이야기가 나온다. 
 
“죽으면 안 돼. 내 생명을 구했는데 절대로 죽으면 안 돼.”

회색 늙은 사자개는 그의 말을 듣지 않았다. 얼마 후 곧 눈을 감았다. 죽기 전 그는 말했다.

“대왕님, 대왕님을 위해 복수하지 못한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야수를 돕지 못하고 사람을 도울 수밖에 없었던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저는 사자개입니다.”

 

죽어가며 나눈 대화에서 뭐랄까.....가슴 물클함과 아련함이 전해왔다. 자신들의 우두머리를 위해 복수하지 않고 인간을 위해 희생하는 한 사자개. 감동적이라 해야할까....
이부분뿐이 아니라 책을 읽으며 여러부분에서 사자개의 우직함과 충성스러움, 그리고 몸에 베어있는 기사도 정신
- 고고함과 높은 자부심과 충성심 등 - 그리고 복수를 위해 두려워하지 않는 냉철함 등을 엿볼 수 있었다.

마치 또하나의 사람이라고 해야할까.....
책을 읽으며 사자개의 이야기들뿐 아니라 멀어서 가기 힘든 티베트를 간접적으로나마 가볼 수 있었고, 그들의 문화도 엿볼 수 있었다.
자연과 함께하던 그들의 소박함과 때묻지 않은 순수함, 그리고 그러한 그들과 함께 어우러지던 사자개의 모습을 머릿속으로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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