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들은 상황을 자기네 쪽으로 유리하게 만드는 데 천부적인 소질이 있다.
결국 이 할망구를 따라온게 잘못이었다.
* 여자나 노인들은 아이의 얼굴을 보면 누굴 닮았는지 귀신같이 알아낸다.
하지만 나는 그런 방면에 소질이 없었다.
* 지혜로운 사람들은 하나같이 욕심이 많지.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싶다는 욕심 말일세.
그리고 내가 은혜를 베풀었다?
자기도 모르고 있던 장점을 알아주는 사람에게 특별히 마음이 쓰이는게
인간의 본능 아닌가.
* 아니야. 화가 난 정도가 아니야.
분노보다 소름끼치는 증오의 냄새가 확실히 느껴진다네.
분노는 시간이 지나면 풀리지만, 증오는 그렇지가 않아.
분노와 증오의 차이를 모르겠나?
화가 난 사람은 상대방에게 고통을 안기려고 하지.
아파하는 꼴을 보는게 목적이야.
하지만 증오심을 품은 사람은 상대방이 고통을 느끼건 말건 상관없어.
그저 없애버리는게 목적이니까.
화가 난 사람은 결국 상대방을 불쌍하게 생각하기도 하지만,
증오심을 품은 사람은 동정을 느끼는 법이 없다네.
증오가 폭발하면 없애고 싶은 사람이 점점 늘어나지.
지진,번개,기타 등등 다음으로 무서운 게 증오라는 것 모르나?
* "가끔은 뒤엉킨 실을 물렛가락에 올려놓고 만지작거리다보면 갑자기
실이 술술 풀릴때도 있지요.
인생도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요?"
"맞습니다. 참으로 옳으신 말씀입니다.(하지만 무식한 사람과 여자들한테는
반어법이 안 통하는 법이다.)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 겁니까?"
* 바람이 더욱 쌀쌀해졌고 바다는 잿빛을 더했다.
한 마디로 긴 이야기를 듣기에 어울리는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
호메로스가 되살아나서 "새로운 작품을 만들었다!"고 외쳐도
"안으로 들어가서 들으면 안 될까요?" 내지는 "내일 들으면 안 될까요?"라고
말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나는 바닷가를 왔다갔다 걸으며 간간이 침과 가래를 뱉는
시끄러운 할망구의 장광설을 듣는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추워도 안에서 이야기를 나눌수는 없었으니까.
* 보통 남자들은 아기라면 관심이 없지 않습니까요?
남자의 사랑을 차지하려면 기저귀는 멀찌감치 치우라는 말도 있굽쇼.
* 나는 거짓말쟁이가 되어야한다.
친구를 속여야한다.
아카데메이아와 리케이온에서 논한 정의와 미덕은 모두 탁상공론에 불과하다.
내 목표는 오직 사촌의 무죄판결뿐이다.
철학 나부랭이는 필요없다.
이를 위해 악당이 되어야 한다면 기꺼이 감수할 것이다.
* 이 참에 마누라를 팔아치울 수는 없을까?
그보다 더 끔찍한 무기가 없는데.
* 한 번은 작은 숲에서 강의를 들을때 잡종 개 한마리가 지나가자
학생들이 '저 녀석은 어느 카테고리에 속하느냐'고 짖궃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의 대답은 재치가 넘쳤다.
"학생 카테고리에 속하지.
난잡한 어미를 두고있고,조상을 모르고,비위 맞추는 데 급급하고,
생각없이 입을 열고,제대로 이해도 못하면서 강의를 듣고 있으니 말이지."
* 200드라크마가 사실 많은 돈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로서는 부담스러운 금액이었다.
게다가 한꺼번에 갚으라니!
인류 최초로 고리대금업을 시작한 작자에게 천벌이 내리리라!
* 거머리는 악착같이 피를 빨아먹는 법이지.
인간이 적을 괴롭히는 이유는 쾌감을 주기 때문이고,
친구를 괴롭히는 이유는 괴롭히기가 쉽기 때문이라네.
끔찍한 실수를 저지른 사람은 침묵을 약속한 친구들이 언젠가 배신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시달리게 마련이지.
* 게임에서는 모험을 거는 쪽이 이기게 되어있다네.
주사위를 던져야 내가 원하는 숫자가 나오든 말든 할 게 아닌가.
* 청중의 수준을 파악하라.
이것이야말로 웅변술의 가장 기본적인 법칙이지.
* 성가시게 구는 벌레를 잡아놓고 밟아죽일 순간을 기다리는 어린아이 같은
눈초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