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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십 트루퍼스 ㅣ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5
로버트 하인라인 지음, 강수백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3년 6월
평점 :
품절
지금까지 읽어본 다섯권의 SF총서중에서 제일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었다. 너무나도 익숙한 이야기인데다가 그저 신나고 재미있는 모험활극으로만 읽혔던 <잃어버린 세계>나 그저 영화 '프리잭'과 많이 다르다는 점만 확인했을뿐인 <불사판매 주식회사>나 너무나도 읽기가 버거워서 재미를 느낄 겨를이 없었던 <신들의 사회>나 익히 홈즈나 뤼팽같은 너무나도 비현실적이고 초인적인 명탐정의 모습에 익숙해져서인지 별다른 감흥을 느낄수없었던 <세르부르의 저주>보다는 훨씬 재미있게 읽을수있었던 작품이었다.
폴버호벤의 영화로도 너무나 유명한 작품이라 영화와 원작소설을 비교하는 말들이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둘다 나름대로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영화대로 액션블록버스터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수작이었고 원작소설은 소설대로 재미있는 읽을거리로서 훌륭한 오락소설이라고 할수있다. 영화와 소설을 모두 재미있게 감상한 나로서는 영화나 소설이나 별로 흠잡고싶은곳이 눈에 띄지않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가지 흥미로웠던건 과연 내가 군생활을 경험해보기전에 이 책을 읽었다면 그 느낌과 감상이 지금과 얼마나 달라졌을까하는 점이었다. 내게 가장 인상깊었고 감명깊었던 점은 조니 리코의 성장담이나 그 유명한 강화장갑복이나 외계괴물과의 전투신이 아니라 작품을 전반적으로 지배하고있는 군바리예찬론이었기때문이다. 군바리라는 존재의 본질적인 속성과 군인정신의 본질은 시공을 초월해서 인간사회내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거의 동일한 양상을 띄게 된다는걸 이 작품을 통해서 확인할수 있었다.
극중에 묘사되는 군대생활이 어찌나 반갑고 살갑게 느껴지던지 나도 어쩔수없이 국가에 의해 세뇌된 한마리 예비역에 지나지않는가라는 생각을 하게 해준 작품이 바로 이 책이기도하다. 개인적으로는 극중 작가가 뒤보아선생의 입을 빌려서 열심히 설파하는 군군주의적사고방식이 무척이나 매력적이었고 설득력있게 들렸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난후의 전체적인 느낌이 미국판 배달의 기수를 보는듯한 느낌이 들었던것도 그래서였으리라.
이 책은 내게는 개인적으로 거의 완벽하게 입맛에 들어맞는 책이었다. 개념없는 부잣집귀한아들로 태어난 조니 리코가 입대후 군생활을 통해서 진정한 사나이로 성장한다는 스토리도 맘에 들었고 외계괴물과의 사투를 그린 긴박하고 박진감넘치는 전투신도 흥미진진했으며 무엇보다도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통해서 직설적으로 드러나고있는 그 투철한 군인정신의 발로가 내게는 정말 가슴깊은 동질감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맘에 와닿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만약 SF밀리터리소설을 쓴다면 바로 이런 작품이 나오지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딱히 SF팬이라거나 소설을 즐겨읽는 사람이 아닐지라도 별생각없이 부담없이 머리를 비우고 즐겁게 읽을수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영화로서의 유명세나 작가의 유명세나 작품자체의 재미등으로 생각해볼때 지금까지 나온 SF총서중에서 SF팬이 아닌 일반독자들에게는 가장 높은 호소력과 상품성을 지닌 책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