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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 고무신 36
도래미 글, 이우영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이 작품은 내가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에 연재를 시작해서 예비군6년차가 된 지금까지도 연재되고있는 작품으로 단행본이 36권까지 나온걸 보면서 새삼 놀라움을 금할수없었던 작품이다. 국내만화주간지사상 최장기간 연재하고있다는 <검정 고무신>의 저력은 과연 어디에서 나오는것일까? 일년을 채우지못하고 연재를 끝맺는 작품들도 부지기수인 이 치열한 주간만화잡지시장에서 무려 10년이 넘도록 꾸준히 인기를 끌며 연재할수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하지 않을수가 없는 노릇이다.
사실 이 작품의 가장 큰 개성이자 특징이자 장점은 지난 시절에 대한 정감어린 향수를 자극하고있는 추억을 그리고있는 만화라는 점일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해가는 사회속에서 너무나도 자극적이고 현란한 만화들이 범람하고있는 이 시절에 너무나도 투박해보이고 단순해보이는 그림체와 아동틱한 캐릭터들이 오히려 신선한 느낌을 불러 일으킨다.
이 만화는 상당히 얌전하고 조신한 만화이다. 전혀 선정적이지 않고 전혀 폭력적이지 않으며 전혀 자극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소한 일상생활을 아기자기하게 펼쳐놓는 이야기를 들여보노라면 잔잔한 감동과 알콩달콩한 재미가 가슴속에 밀려오는걸 느낄수있다. 지난 시절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는 40대이상의 중년층에게는 자신들의 유년시절을 돌이켜볼수있는 작품이고 20-30대의 젊은 독자들에게도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할수있는 작품이며 10대이하의 어린 독자들에게는 부모님세대의 어린시절,삼촌세대의 유년기를 들여다볼수있는 작품이 될것이다.
인간은 추억을 먹고 사는 동물이라고 한다. 이 작품에 나타난 과거의 모습이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면에서는 그시대를 직접 겪었던 세대들에게 더더욱 깊은 감명을 주긴 하겠지만 비록 그 시대를 직접 살아보진 못했을지라도 이 만화를 읽는 독자들은 대부분 가슴 한켠에 밀려오는 아릿한 동경과 향수를 느낄수있을것이다. 추억이란 그 구체적인 심상은 각개인마다 세대마다 다르겠지만 그 본질적인 속성은 누구에게나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인간에게는 누구에게나 추억은 아름답게만 채색되어 남겨지기 마련이며 유년시절의 기억은 소중하게만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 작품이 그토록 오랫동안이나 꾸준히 사랑받으며 살아남을수있었던 이유는 아마도 인간심리의 밑바닥에 깔린 그 공통된 추억의 감성을 자극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