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스타 - 이희재 단편집
이희재 지음 / 글논그림밭 / 2001년 7월
평점 :
절판


이희재라는 이름은 내게는 어린시절 재미있게 읽었던 <악동이>와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의 작자로서만 인식되어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이희재가 80년대 리얼리즘만화의 대표작가로서 활동했었고 그당시의 대표작이 바로 <간판스타>라는 사실을 알게되었으며 이곳저곳에서 <간판스타>에 대한 찬사의 말을 들었기에 별다른 주저없이 이책을 구해보게되었다.

이 작품은 80년대를 배경으로 우리들의 암울하고 어려운 삶의 현실을 보여주는 단편들로 구성되어있다. 메마르고 비정한 도시의 어두운 뒷모습이나 경제발전과 성장의 그늘에서 고통받고 소외받는 빈민층의 생활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있다. 시대의 아픔과 민중의 고통을 리얼하게 묘사하고있는 민중만화로서 상당히 유익하고 가치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일견 투박하게까지 느껴지는 설익은 느낌의 그림체는 이희재만의 장점이자 개성이기도하지만 화려하고 자극적인 그림체가 난무하는 요즘만화에 익숙해진 사람들의 눈길을 쉽사리 끌어당기지는 못할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작품의 배경이 되었던 1980년대가 이미 아득히 먼 과거로 느껴질만큼 시간이 흘러버렸기에 시대적인 거리감이 생기는것도 어쩔수없는 일일듯하다.

물론 이 작품에 드러난 우리사회의 어두운 모습들이야 사회시스템자체의 구조적인 모순으로 인한것이기에 시대가 바뀌고 세월이 흘러도 그 세부적인 모양만 달라졌을뿐 근본적으로는 똑같은 양상으로 되풀이되는 문제점들이긴 하지만 일단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시대적인 분위기와 느낌은 1980년대와 21세기의 그것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시대적 고전으로서 유익하고 좋은 책임에는 틀림없지만 어딘가 21세기의 현대와는 핀트가 안맞는듯한 느낌을 지울수없는 책. 조금 더 세련된 모습으로 조금 더 미래지향적인 비젼을 제시해줬으면 더 좋지않았을까하는 일말의 아쉬움을 남겨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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