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은 언제나 가까운곳에 있다.
두 남매의 환타지모험활극유랑희곡 - 파랑새 >
내가 국민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한창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문고판시리즈물이
대유행이었는데 우리 부모님도 시대의 조류에 따라서 내게 120권짜리 계몽사어린이문고를
사줘서 재미있게 읽었었다.
지금 내가 알고있는 모든 지식은 다 이 계몽사어린이문고에서 배웠다고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정말 나는 이 문고시리즈에서 많은 지식과 감동을 얻었고 책을 읽는 습관과 새로운 지식에
대한 탐지증의 정열도 이 문고시리즈에서 얻었다고 할 수 있으니 참으로 내게는 아주 소중한
추억의 보물이요 귀중한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불행히도 지금은 채 반도 남지 않은데다가 그나마 누렇게 바래고 너덜너덜해진 책들을
보며 참으로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느낀다.
책이 절판되었는지(하긴 이 책이 나온게 1981년인가 83년인가였으니까) 계몽사홈페이지에서도
찾을수 없는 걸 보면 이젠 다시 이 책을 보기가 매우 힘들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계몽사어린이문고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자세히 얘기하기로 하고 오늘의 주제에 대해서
얘기해봐야겠다.
너무나도 유명한 작품인 <파랑새>는 벨기에의 극작가 마테를링크의 어린이용 희곡이다.
<파랑새>를 그냥 영화나 만화나 기타 다른 매체로 먼저 접한 사람들은 대부분 <파랑새>의
원작이 희곡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상당히 많이 있다.
나같아도 만화나 영화로 먼저 접했었다면 <파랑새>가 아마 그냥 소설이거나 아니면
구전동화같은정도로 인식했을것이 확실하니 말이다.
어린이용 동화나 소설에 어느정도 익숙해져있던 나였지만 당시 국민학교저학년이었던
나에게 희곡형식의 글은 상당히 생소했고 신기하게 다가왔다.
사실 <파랑새>를 읽기전까지만 해도 다른곳에서 희곡형태의 글을 읽어본 적이 없었으며
희곡이라는 장르자체에 대해서도 아예 몰랐었던 때였으니 말이다.
이책도 상당히 오래전에 읽은 작품이라 잘 기억은 안 나지만 힘닿는데까지 한 번
추억을 되살려보기로 한다.
주인공은 치르치르와 미치르남매인데 (이 책이 80년대초반에 출판된 책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당시의 서양책의 출판경로는 우선 일본에서 일본어로 번역된 책을 가지고
다시 한글로 번역해서 출판하는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니까 원어를 직접 우리말로 번역한게 아니라 이미 일어로 번역된 책을 가지고 다시
한글로 번역을 하는 시스템이었는데 이게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일인것이
이미 일본에서 한 번 번역되는 과정에서 일본인역자의 의식이나 사상이나 스타일이
어쩔수없이 반영되게 마련인데 이렇게 번역된 작품을 다시 한글로 번역하자니
원문의 원작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즉 원작이 상당히 많이 훼손되고 오역되는 일이
많았던것이다.
게다가 알게 모르게 일본어판에서는 일본문화의 영향도 묻어나오게 되는건 어쩔수 없는 일일테고.
이 작품의 주인공 남매의 이름인 치르치르와 미치르의 경우도 일본판에 사용된 이름을
그대로 한글로 옮긴 것이라고 하는데 원어로는 틸틸과 미틸이라는 발음에 가깝다고 한다.
나도 정확히 원어로 된 원작을 읽어본것은 아니라 단언할수는 없지만 왜 일본사람들의
외국어발음이 우리가 듣기에 얼마나 우습고 어처구니가 없는것인지는 다 아는 사실이 아니던가.
어린시절에 읽었던 sf소설중에 외계에서 온 암석이야기가 있었는데 이 암석은 주변의
에너지를 전부 빨아들여서 점점 덩치가 커지는 녀석이었다.
당시의 그 책에는 에너지가 에네르기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아시다시피 energy를 일본식으로 읽으면 에네르기로 발음이 된다.
드래곤볼의 저 유명한 에네르기파도 알고보면 energy파가 아니었던가.
그것도 모르고 에네르기라는 단어가 웬지 멋있고 뭔가 있어보였었는데 알고보니 에너지를
일본식으로 발음한것뿐이라는 걸 알고 정말 허탈해했었던 기억이 난다.
얘기가 너무 오랫동안 궤도이탈을 해버렸네.
다시 궤도수정을 해서 정상궤도로 들어가도록 하자.)
전체적인 이야기는 두 남매가 꿈속에서 과거,현재,미래를 오가며 진정한 행복을 찾아
모험을 펼치는 하룻밤사이의 일을 다루고 있으며 상당히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로
이야기가 전개되어 나간다.
두 남매는 꿈속에서 행복의 상징인 파랑새를 찾아 애완동물인 개와 고양이와 함께
길을 떠나게 되는데 충직하고 성실한 개는 남매들을 끝까지 보호하며 힘이 되어주지만
영악하고 교활한 고양이는 겉으로는 주인을 위하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만 움직이는 표리부동한 기회주의자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누구나가 다 알다시피 결국 남매는 집에서 파랑새를 찾게되고 행복은 가장 가까운 곳에
있으며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교훈과 함께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리게된다.
어린 시절에 읽어서 더 그랬겠지만 이 신나는 환타지모험활극은 정말 너무나 재미있었던
작품으로 내 기억속에 강렬히 남아있다.
내가 읽은 희곡중에서 감히 가장 재미있었고 가장 감동적인 작품이었다고 단정할수 있다.
(사실 내가 읽은 희곡이 거의 없다. 교과서에 실린 몇 편 정도나 읽어봤을까.)
여동생을 지키려는 치르치르의 용감한 활약상이나 주인을 위해 몸을 바쳐 충성하는
개의 용맹성, 그리고 그러한 개와 대비되어 더더욱 얄밉고 치사해보이는 영악한 고양이등의
주연을 비롯해서 톡톡튀는 개성과 매력을 나타내는 각종 조연급캐릭터들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자신의 뱃살을 떼어내주는(말그대로 자신의 뱃살을 칼로 썰어준다.) 마음좋은 빵아저씨나
손가락을 꺾어주는 명랑한 막대사탕아저씨등 선한 캐릭터를 비롯해서
인간에게 증오심을 품고있는 거칠고 터프한 숲속의 나무들이나 무시무시한 밤의 여왕같은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캐릭터부터 낫을 들고 시간을 관리하는 천상계의 아저씨까지
참으로 만화적이고 환상적인 캐릭터들이 대거등장하여 읽는이를 즐겁게 해준다.
나는 이런류의 작품들을 매우 좋아하는데 19세기에서 20세기초에 걸쳐서 나왔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나 <곰푸우>, <돌리틀선생님항해기>,<메어리포핀즈>,
<오즈의 마법사>,<치티치티빵빵>같은 꿈과 모험이 가득한 환타지물을 매우 좋아한다.
이 작품도 그러한 내가 좋아하는 환타지물의 하나로서 아직 읽어보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꼭 읽어보라고 강력추천하고싶은 작품이다.
그리고 내가 나중에 교육부장관이 된다면 이 작품을 교과서에 꼭 집어넣고야 말겠다는
다짐도 하곤한다.
당신도 어린시절의 꿈을 회상하면서 오늘밤 꿈나라에서 파랑새를 찾아 신나는 모험을
한 번 떠나보느건 어떨지?
그런데 내 인생의 파랑새는 과연 어디에 있는걸까?
written by 파랑새를 찾아 헤매이고있는 parolan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