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독서 - 감성좌파 목수정의 길들지 않은 질문, 철들지 않은 세상 읽기
목수정 지음 / 생각정원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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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블로그를 그대로 두고 굳이 책 전문 블로그를 또 다시 개설해야 할까?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왜냐하면 기존의 블로그를 관리하고 글쓰는 것도 버겁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대로 둘 수도 없었다. 지저분해진 탓이다. 일상의 이야기, 정치 사회, 여행 후기까지 올리고 나면 부대찌게가 따로 없다. 다른 것은 그대로 둘 수는 있지만 책 소개란이 소외되고 배제되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 결단을 내려야 했다. 결국 이곳에 '책담'이란 블로그를 새로 개설했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있다. 일단 잘했다는 생각이다. 책만을 위한 공간을 따로 마련했으니 소외되지는 않으리라.

 

 

오늘 잡은 책은 목수정의 월경독서. 이 책은 다 읽지 않았다. 중간 중간 뛰엄 뛰엄 골라 읽는다. 책이 논리적 체계성이 없는 탓이기도 하지만, 이런 책을 부담스럽게 끝까지 고집하는 것도 옳지 않다. 그러나 두고 두고 읽을 책이다. 왜냐면 난 목수정의 글쓰기가 맘에 들기 때문이다. 앞으로 나의 글쓰기 선생이기도 하다. 잘 모셔야할 분이다. 월경독서란 제목도 얼마나 도발적인가. 월경. 입에 담아내기 껄끄러운 여성의 신비스러움이 아니던가. 목수정은 그 월경의 은유를 비꼬아 '넘는다'는 뜻으로 함께 담아 냈다.

 

 

달마다 치르는 월경은 경계를 넘는 일, 월경과 많이 달았다. 우린 다시 돌아오기 위해 떠난다. 달이 기울기 위해 다시 채워지는 것처럼. 그리고 아이를 만들기 위해 여자의 자궁이 준비해둔 양분이 한 달에 한 번씩 버려지고, 다시, 아무 망설임도 없이 생명을 잉태 해내기 위한 담금질을 시작하는 것처럼.

 

 

그녀가 '프롤로그'에 쓴 첫 문장들이다. 머릿말도 아니고, 작가의 말도 아닌 프롤로그다. 라틴에서 온 앞선말이란 뜻을 가진 단어다. 하여튼 그녀는 그렇게 썼다.

 

 

나는 독서력(讀書歷)이 없다. 처음 책을 접한 것은 고등학생 때였다. 그리고 다시 스무살이 넘어 한 달에 한 두권 읽어내는 요상한 에세이집이 전부였다. 그 때 좋아했던 작가는 신달자. 기억은 하시는가. 신달자. 신달의 몇 권의 책을 읽고는 참 멋진 분이라 생각했다. 이십대 후반에 대학에 들어갔고, 그 후로 나는

 

홀로 독() , 독하게 독() , 읽었다. ()

 

이에 비해 목수정은 '초경을 시작한 여중생'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읽었다. 어른디 된 소녀는 시몬 베유의 '낮을 곳을 향한 한없는 이끌림과 이사도라 던컨의 맨발의 존엄을 보았', 자 그르니의 <>을 통해 이 넓은 세상이 품고 있는 미지의 섬들을 향한 동경을 키웠다.

 

나는 얼마나 초라한가. 스무살이 넘어 신달자를 읽고 있으니 말이다. 신달자만 읽었던가. 그 비슷한 이름도 모를 수많은 작가의 책들을 의미도 모르는 체 읽었다. 얼마만큼은 소화되어 피와 살이 되었으리라. 그러나 영양가는 적었다. 독서를 '달콤하거나 쓰라린 연애'(8)라고 말하는 그녀에게 약간의 분노와 몰입이 일어난다. 나는 연애라 하기에 생존의 위기 속에서 절박하게 읽었기 때문에 낭만적 표현에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느끼기 때문이고, 지금에야 나의 독서도 연애질이었음을 알기 때문이다. 참으로 짧으로 애증의 시간이었지만 말이다.

 

"<난쏘공>은 내게 단조의 키로 연주되던 최초의 교향곡이었다."(17)

 

단도집입적이라 훨씬 명징하게 드러난다. 난 아직 책은 읽지 못하고 영화로만 접했다. 영화와 책은 분명이 다르지만 '단조'라는 주제는 동일하다. 치가 떨리게 아픈 곳을 콕 찌리는 문장이 유령처럼 떠돈다.

 

"세상에는 점점 더 많은 난쟁이가 생겨나고, <난쏘공>의 기업가들이 한 말 "지금은 분배할 때가 아니고 축적할 때"를 여전히 이 나라의 기업가들은 반복해서 말하고 있다. "노조는 우리 전체의 구조를 약화시키는 악마의 도구"라고 생각하는 <난쏘공>의 은강그룹 사장과 같은 생각은 여전히 이 나라의 최고 권력을 가진 자들의 머리를 지배하고 있다."(21)

 

이 책은 목수정의 생물학적 변화를 따라 함께 성장해 갔던 독서력이다. '23년 전, 다니던 대학교의 도서관에서 <가면고>를 처음 만났다."(30) "그 때 알아버린 분명한 한 가지. 내 삶이 내 얼굴을 빚어갈 거라는 사실이었다. <가면고>는 그때의 기억을 20대에 이른 나에게 다시 다가와 일깨워주었고, 가면에 대한 고찰의 습관을 깊숙이 새겨 놓았다."(42)

 

나를 부끄럽게 한다. 난 아직도 가면고를 모른다. 심지어 그녀가 서른에 만났다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도 표지만 기억할 뿐이다.

 

"서른에 만났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토마스 안에 짙게 스민 마초를 목격하게 했고, 사랑의 환멸과 고통,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것을 지켜내는 일의 아름다움에 대해 뒤흔들어보게 했다."(103)

 

밀란 쿤데라, 경박스러움을 극치를 보여준 이 책은 보수적인 편견 때문에 의도적으로 읽지 않았다. 두고두고 후회할 일이다. 보수 기독교가 나에게 세뇌시킨 문학의 천박성을 그대로 믿어 버린 것이다. 지랄할 것들. 돼지에게 진주를 던지지 말았어야 했다. 쿤데라는 진주였다. 지금도 여전히.

 

아직도 읽는 중이다. 계속 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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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군
이태 지음 / 두레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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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치산 남부군 출신의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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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법칙 : 창세기 - 하나님이 약속하신 복을 누리는 법칙
최은희 지음 / TnD북스(티앤디북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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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이해를 넘는 신비


TnD북스(티앤디북스) 의 두 번째 책이다. 신생 기독교 출판사인 TnD북스(티앤디북스)의 도약이 느껴진다. 유재혁 목사의 <길 잃음과 길 찾음>에 이어 두번째로 최은희 사모의 <신앙의 법칙 - 창세기>를 내 놓았다. 창세기 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은혜화 복의 원리를 찾아 나선다. 


저자인 최은희 사모의 이력은 평범하면서도 특이하다. 인생의 본질적 질문에 답을 찾던 어느날 고등학교 시절, 유년 시절 친구를 따라 교회 갔던 추억에 이끌려 교회를 다시 찾게 된다. 하나님을 만나고 신앙생활을 시작한다. 2002년 고려신학교에서 공부하는 중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간다. 그곳에서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와 리폼드 신학교에서 함께 공부한다. 미국은 참 좋은 학교인가 보다. 남편이 학위를 위한 공부를 하면 아내에게는 학위는 인정되지 않지만 함께 수강할 수 있다고 하니. 원하는 배우자는 함께 공부할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박사과정까지 수료하는 특혜를 받게 된다. 2012년 진리와제자교회를 개척하여 제자양육을 힘쓰는 목회를 감당한다. 


모드 3부로 나누었다. 1부에서는 창조와 타락, 2부에서는 노아의 방주와 하나님의 선택에 관하여, 3부에서는 아브라함을 구체적으로 조망하면서 언약의 하나님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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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용서 존 맥아더의 진리 Truth 시리즈
존 맥아더 지음, 조계광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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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맥아서의 하나님의 용서


탁월한 성경 강해자. 고집스런 말씀 중심의 설교, 존 맥아더에게 걸맞는 수식어다. 그가 이번에 새로운 책을 출간했다. 생명의 말씀사를 통해 번역 출간되는 '용서'이다.


맥아더 목사는 이 책을 통해 심리학에 함몰되어 죄인됨을 망각하면 살아가는 인간들을 고발한다. 용서야 말로 기독교의 본질이며, 진정한 믿음이라고 말한다. 


"요즘의 인간의 잘못을 질병으로 설명하려는 경향이 있다."(9쪽)


이 책은 성경적 관점에서 죄의 문제를 바라보도록 하고, 진정한 치유가 어떻게 일어나야할 것인지를 보여 주어야 한다.


"죄에 대한 인간의 책임을 부인한다 해도 죄책감을 극복할 수는 없다. 오히려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스스로의 죄에 단단히 속박당한다."(22쪽)


아마다 현대사회가 심각한 왜곡과 수많은 질병에 빠져드는 이유는 죄에대한 올바르지 못한 이해 때문이다. 잘못된 관점은 결국 올바른 치유를 불가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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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와 친일문학 청소년의 책 디딤돌 2
교육출판기획실 / 동녘 / 198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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