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갈수록 싫은 사람이 늘어난다. 늙는 것일까. 보지 않을수록, 시간이 지날수록 미움이 옅어지는 게 아니라 그 농도가 끝없이 짙어져 증오가, 분노가 된다.

용서할 수 없는 사람, 죽이고 싶은 사람, 다시 보느니 차라리 죽어버리고 싶은 사람, 그 정도는 조금씩 다르지만 분명한 것은 싫은 사람의 범위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거다.

일년전만 하더라도 내가 진심으로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둘 정도였다. 이십오년 동안 그 "싫은 사람"이 둘이나 셋을 넘은 적이 없었고 게다가 그들은 모두 오년에서 십년 이상, 일관되게 싫은 사람이었으므로 내 평생 싫어한 사람이라곤 둘 혹은 셋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지금은 글쎄, 딱히 좋아하지 않는 사람의 대부분이 싫다. 중간단계가 없어졌다고나 할까.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일들이 시간이 지나면 점차 새롭게 다가온다. 자꾸만 용서할 수 없는 일들이, 사람들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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