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와 함께 수능 문학 개념 - 2022 개정 교육과정 ㅣ 만화와 함께 수능 시리즈
조아란 지음, 눈마 그림 / 스터디하우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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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시작해 개념으로 완성하는 예비 고1 문학 공부, <만화와 함께 수능 문학 개념>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로서 요즘 가장 걱정되는 것 중 하나가 고등학교 국어입니다. 주변에서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국어가 갑자기 어려워진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저희 아이는 국어를 굉장히 어려워하고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내년이면 고등학생인데 지금부터 무작정 두꺼운 문제집을 풀게 하자니 국어에 대한 거부감만 더 커질 것 같았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 하나 있다면 만화책은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만화와 함께 수능 문학 개념>을 보자마자 관심이 갔습니다. 문학 개념을 만화로 설명한다면 국어를 싫어하는 아이도 조금은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제가 먼저 읽어보았습니다.





저자 조아란 선생님은 현재 공립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현직 교사입니다. 고등학교에서 실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쓴 책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수능과 내신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어떤 개념을 어려워하는지 현장에서 직접 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림을 맡은 눈마 작가는 공주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과를 졸업하고 다양한 만화를 그리고 있습니다. 국어 교사의 설명과 전문 작가의 만화가 결합된 구성인 셈입니다.


책은 크게 시 문학과 소설 문학으로 나뉩니다. 시에서는 시적 화자와 시적 대상, 정서와 태도, 운율부터 비유·반어·역설·설의·도치·상징·감정 이입·객관적 상관물 등의 표현 기법을 배우고, 이미지와 시상 전개 방식, 고전 시가까지 다룹니다. 소설에서는 서술자와 시점, 인물, 배경, 사건과 갈등, 구성 방식뿐 아니라 고전소설·수필·희곡·시나리오와 작품을 바라보는 관점까지 공부할 수 있습니다.


책을 제가 직접 읽어보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만화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개념을 이해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설의법, 도치법, 문답법’에서는 학생들의 대화를 통해 표현 방법을 먼저 보여줍니다. ‘감정 이입, 객관적 상관물’처럼 이름만 들어도 아이가 슬그머니 책을 덮을 법한 개념도 만화 속 상황을 이용해 설명합니다. 만화를 읽은 뒤에는 개념 설명과 작품의 실제 사례가 이어지기 때문에 앞에서 직관적으로 이해한 내용을 정확한 문학 용어로 다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특히 좋았습니다. 수능 문학에서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작품 자체보다 문제에 등장하는 문학 개념어가 낯설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객관적 상관물’, ‘역설법’, ‘시상의 전환’ 같은 말을 모르면 작품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도 선지를 제대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정의만 외우게 하면 국어를 싫어하는 아이에게는 문학이 또 하나의 암기과목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만화와 함께 수능 문학 개념>은 먼저 상황을 보여주고, 그 상황에 이름을 붙여주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이걸 외워”보다는 “아, 이런 걸 객관적 상관물이라고 하는구나” 하고 이해하게 만들어 줍니다.


실제 작품을 활용한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첨부된 내용을 살펴보면 개념 설명 뒤에 작품의 일부를 제시하고 배운 개념을 직접 찾아보는 ‘개념 확인 퀴즈’가 있습니다. 개념을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만화로 이해하기 → 개념 정리하기 → 작품에서 확인하기로 이어집니다. 시험을 생각하면 이 과정이 중요합니다. 결국 내신이나 수능에서는 개념의 정의를 그대로 묻기보다 처음 보는 작품에 그 개념을 적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때문입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을 반영했다는 점도 내년에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를 둔 입장에서 반가웠습니다. 당장 어려운 수능 문제를 많이 푸는 것보다 중3 겨울부터 문학에서 자주 사용하는 개념과 작품 읽는 방법에 익숙해지는 용도로 활용하기 좋아 보입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국어를 원래 잘하는 아이보다 국어를 어려워하고 문학 개념어에 겁부터 먹는 아이에게 더 권하고 싶습니다. 예비 고1뿐 아니라 문학 문제를 감으로 풀고 있는 중고등학생, 개념서를 펼치면 설명이 너무 딱딱해서 금방 포기하는 학생, 작품은 읽겠는데 문제의 선지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학생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희 아이처럼 만화는 좋아하지만 국어책은 싫어하는 아이에게도 좋은 출발점이 될 듯합니다. 처음부터 ‘수능 공부해야 해’라고 밀어붙이기보다 만화를 읽듯 한 단원씩 넘기면서 문학 용어와 친숙해지는 것부터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고등학교 국어를 앞두고 부모 마음은 자꾸 어려운 문제집부터 찾게 됩니다. 하지만 국어를 싫어하는 아이에게 먼저 필요한 것은 문제의 양보다 ‘나도 이해할 수 있겠다’는 경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만화와 함께 수능 문학 개념>은 본격적인 고등 국어 공부에 들어가기 전, 문학으로 들어가는 문턱을 낮춰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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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와 함께 수능 국어 문법 - 2022 개정 교육과정 ㅣ 만화와 함께 수능 시리즈
장동준 지음, 이대종 그림 / 스터디하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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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문법을 싫어하는 아이에게 건네고 싶은 책, <만화와 함께 수능 국어 문법>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이다 보니 요즘 가장 신경 쓰이는 것 중 하나가 고등학교 공부입니다. 주변에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특히 국어가 어렵다는 말을 정말 많이 합니다. 중학교 때까지는 그럭저럭 공부했던 아이들도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국어에서 갑자기 어려움을 느낀다고 합니다.




문제는 내년에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저희 아이가 이과 성향이 강하고, 과목 중에서도 국어를 가장 싫어한다는 것입니다. 벌써부터 두꺼운 문법책을 펼쳐 놓고 외우라고 하면 국어와 영원한 결별 선언을 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부담 없이 문법의 기본 개념을 익힐 수 있는 책을 찾다가 <만화와 함께 수능 국어 문법>을 선택했습니다.


저자 장동준 선생님은 동국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현재 인천포스코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EBS 수능 국어 대표 강사와 강남구청 인터넷 수능방송 강사로 활동했고, KBS1 <안녕 우리말>에도 출연했습니다.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했으며 다양한 수능 국어 교재를 집필한 경력도 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실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이면서 수능 국어 강의와 교재 집필 경험까지 갖추었다는 점에서 학생들이 문법의 어느 부분을 어려워하는지 잘 알고 만든 책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제가 좋게 본 부분은 어려운 내용을 없애버린 것이 아니라, 어려운 내용으로 들어가는 문턱을 낮췄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유의어와 반의어’, ‘객체 높임법’, ‘반모음화’처럼 학생들이 용어부터 부담스럽게 느낄 수 있는 개념을 먼저 짧은 만화 속 대화로 보여줍니다. 학생 입장에서는 일단 상황을 이해하고 나서 오른쪽 페이지의 ‘핵심 정리’를 통해 정확한 개념과 예문을 확인하게 됩니다.


이 방식이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국어 문법은 용어의 정의부터 들이밀면 갑자기 벽처럼 느껴지는 과목입니다. ‘객체 높임법’처럼 ‘문장의 목적어나 부사어가 지시하는 대상을 높이는 방법’이라는 정의만 처음 접하면 아이 입장에서는 “객체가 뭔데?”부터 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모음화’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말로만 설명하면 단모음과 반모음부터 다시 설명해야 할 것 같은 내용인데, 만화에서 발음의 변화를 먼저 접한 다음 오른쪽에서 개념을 정리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높임 표현-객체 높임법’에서도 만화로 상황을 보여준 뒤 핵심 정리에서 개념과 예문을 제시합니다. 만화가 단순히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 붙어 있는 장식이 아니라 개념 설명의 도입부 역할을 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각 개념 뒤에 ‘출제예감 OX 퀴즈’가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문법은 설명을 읽었을 때는 아는 것 같은데 문제로 나오면 헷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문제를 풀면서 자신이 정확하게 이해했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개념을 읽고 그냥 넘어가는 것을 막아줍니다. <만화와 함께 수능 국어 문법>은 재미만 강조한 만화책도 아니고, 개념만 빽빽하게 늘어놓은 수험서도 아닙니다. 만화 → 핵심 개념 → 예문 → OX 확인이라는 흐름을 만들어 놓았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무엇보다 저희 아이처럼 국어 자체에 흥미가 적은 학생에게 처음부터 어려운 문제집을 주는 것보다는 이런 책으로 문법과 먼저 친해지게 하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학교 3학년인 지금부터 하루에 몇 개념씩 부담 없이 읽어나간다면 고등학교에서 처음 문법 개념을 접했을 때 적어도 ‘처음 보는 외계어’가 되는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신과 수능을 앞두고 문법 기초를 미리 정리하고 싶은 중학생, 고등학교에 올라왔지만 국어 문법 때문에 막막한 학생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특히 국어를 싫어하거나 문법 용어만 보면 책을 덮어버리는 학생에게 잘 맞는 책입니다. 학부모가 아이에게 고등 국어를 미리 준비시켜 주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첫 문법책으로 살펴볼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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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흔
데라오 데쓰야 지음, 김소희 옮김 / 드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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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하게 남는 강렬한 소설 <탄흔>을 읽고








<탄흔>은 처음부터 편안하게 읽히는 소설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불쾌하고, 기묘하고, 때로는 인물들에게서 한 발 물러서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계속 읽게 됩니다. 인물들이 너무 극단적이어서가 아니라, 그들의 욕망과 열등감, 자기혐오와 불안 속에서 현실의 감정이 언뜻언뜻 보이기 때문입니다. 표지에 적힌 “불쾌하고 소름 끼친다. 하지만 홀린 듯이 읽게 된다!”라는 문장이 꽤 정확한 책이었습니다.


저자 데라오 데쓰야는 1988년생 타이완 작가로, 본명은 차오성하오입니다. 타이완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구글 엔지니어로 8년간 마운틴뷰, 타이베이, 도쿄에서 근무했습니다. 2019년 <주간 고속도로>로 제15회 린룽싼 문학상을 받았고, 이후 타이완 문학상 금전상과 신인상을 동시에 수상했습니다. 엘리트 교육과 글로벌 IT 기업의 세계를 직접 경험한 작가라는 이력은 <탄흔>을 읽을 때 꽤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작품 속 성공한 엘리트들의 세계가 막연한 상상이라기보다 그 내부를 오래 들여다본 사람의 시선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탄흔>에는 서로 연결되는 아홉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중심에 있는 제헝은 타이완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커리어를 쌓은, 겉으로 보기에는 성공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의 내부에는 우이샹을 향한 오랜 욕망과 억압된 감정, 자기혐오와 허무가 뒤엉켜 있습니다. 다른 인물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좋은 대학, 뛰어난 능력, 높은 연봉처럼 사회가 성공이라고 부르는 것들을 손에 넣거나 그것을 향해 달려가지만, 그것이 삶의 만족이나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등장인물들이 끊임없이 자신과 타인을 비교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누군가는 돈을 벌면서도 “난 그저 복수하고 싶을 뿐이야”라고 말하고, 누군가는 집값과 회사 버스 같은 사소해 보이는 대화 속에서도 자신의 위치를 확인합니다. 경쟁은 시험이나 취업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연봉, 집, 직장, 능력, 관계로 모습을 바꾸며 계속됩니다. 결국 이들에게 성공은 목적지가 아니라 또 다른 비교를 시작하는 출발점처럼 보였습니다.





저 역시 살면서 ‘어디까지 가야 충분한가’를 생각했던 적이 많습니다. 공부를 할 때도, 일을 할 때도 하나를 이루고 나면 잠시 기쁠 뿐 곧 다음 기준이 생겼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뒤처진 것 같으면 불안했고, 무언가를 이루어도 그것이 생각했던 만큼 나를 행복하게 해주지 않을 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소설의 인물들이 낯설면서도 완전히 남처럼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탄흔>은 읽고 나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소설은 아닙니다. 인간을 아름답게 그리는 작품도 아닙니다. 대신 성공한 삶이 정말 행복한 삶인지, 내가 원하는 것은 정말 나의 욕망인지 아니면 사회가 심어놓은 기준인지, 경쟁에서 이긴 뒤에는 무엇이 남는지 묻습니다. 저에게도 결국 “나는 무엇을 얻기 위해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돌아왔습니다.


성공과 경쟁에 지친 분, 사회가 말하는 좋은 인생의 기준에 의문을 품어본 분, 인간의 욕망과 자기혐오를 날것 그대로 다루는 소설을 좋아하는 분께 <탄흔>을 추천합니다. 특히 깔끔한 교훈보다 읽은 뒤 오래 불편하게 남아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을 좋아한다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조금 기분 나쁘고, 조금 소름 끼치는데 자꾸 다음 페이지를 넘기게 되는 책. <탄흔>은 바로 그 불편함을 이용해 우리가 애써 외면하고 있던 삶의 모습을 들여다보게 하는 소설이었습니다.


#탄흔 #데라오데쓰야 #링크북스 #대만문학 #타이완문학 #소설추천 #해외문학 #소설집 #독서기록 #책추천 #신간도서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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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의 뇌 - 갑질, 괴롭힘, 공격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뇌과학
가토 토시노리 저자, 박은주 역자 / 링크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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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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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학창 시절 따돌림을 당한 경험이 있습니다. 시간이 꽤 흘렀지만 그때의 경험은 사람을 바라보는 방식에 오래 영향을 미쳤습니다. 사람을 쉽게 믿지 않게 되었고, 새로운 관계에서도 먼저 경계하는 편이 되었습니다. 누군가와 가까워져 상처받느니 애초에 거리를 두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할 때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의 뇌>라는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부터 궁금했습니다. 도대체 사람은 왜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지, 상대가 상처받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왜 멈추지 않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저자 가토 도시노리는 뇌과학과 MRI 뇌 영상 진단을 연구해 온 의학박사로, 1만 명 이상의 뇌를 진단하고 치료해 왔습니다. 이 책에서는 따돌림이나 직장 내 괴롭힘, 갑질, 정서적 학대, 질투와 보복 등을 단순히 ‘나쁜 성격’의 문제로만 설명하지 않습니다. 저자는 괴롭힘이 일어나는 상태를 ‘가해 모드’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그때 사람의 감정과 사고, 행동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뇌과학의 관점에서 살펴봅니다.





책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괴롭히는 사람과 대화하면 언제나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믿음에 의문을 제기한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갈등이 생기면 흔히 “서로 이야기해 보면 되지”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감정이 격앙되고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는 사람에게 논리적인 설명이 반드시 통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더 많이 설명하고 더 많이 양보하는 과정에서 상대의 공격에 계속 끌려갈 수도 있습니다.


이 대목을 읽으며 과거의 저를 떠올렸습니다. 따돌림을 당하면 피해자는 이상할 정도로 자기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게 됩니다. ‘내가 뭔가 잘못했나?’, ‘내 성격에 문제가 있나?’라는 질문을 반복합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모든 괴롭힘에 피해자가 납득할 만한 원인을 제공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생각했습니다. 타인의 공격을 이해하기 위해 무조건 나부터 의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 책을 읽고 ‘나를 괴롭힌 사람들이 문제였고 나는 아무 문제가 없다’라는 결론만 내리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반대였습니다. 책에는 가해 모드에 빠진 사람이 자신의 행동을 자각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 부분에서 저 자신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누군가를 적극적으로 괴롭히는 사람은 아닙니다. 하지만 상처받지 않기 위해 사람을 미리 밀어내고 관계 자체를 차단하는 행동 역시 언제나 바람직한 것인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과거의 경험 때문에 만들어진 방어가 현재의 관계까지 지배하게 둘 필요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의 뇌>는 제게 단순히 ‘이상한 사람 피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인간이 왜 공격하고, 왜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며, 왜 때로는 타인의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동시에 사람의 뇌와 행동을 이해하는 일이 상대방을 무조건 용서하라는 뜻은 아니라는 점도 좋았습니다. 이해와 허용은 다른 문제입니다. 상대의 상태를 파악하되 필요하다면 거리를 두고 나를 지키는 것도 관계에서 중요한 선택입니다.





후반부에는 직장 내 괴롭힘, 정서적 학대, 악성 민원, 감정이 격앙된 사람 등에 대한 대처법과 함께 스스로 가해 모드에 빠지지 않기 위한 방법도 제시합니다. 저 역시 타인에게 받은 상처 때문에 모든 사람을 경계하는 사람이 되기보다, 가까이할 사람과 거리를 둘 사람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 인간관계에서 상처를 받아 “왜 그 사람은 나에게 그랬을까?”라는 질문을 오래 품고 있는 분, 직장이나 가족·연인 관계에서 반복적인 공격에 지친 분께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의 뇌>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사람을 믿는 것도, 모든 사람을 밀어내는 것도 아니라 누구와 가까워지고 누구와 거리를 둘 것인지 판단하는 힘이라는 생각이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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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랭이는 억울해! 1 -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 ㅣ 작은책마을 65
노수미 지음, 한연진 그림 / 웅진주니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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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랭이는억울해 #노수미 #초등동화 #웅진주니어 #미디어리터러시 #미자모 @woongjin_junior





독서논술학원에서 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과 함께 읽을 동화책을 찾다가 <호랭이는 억울해! 1>을 발견했습니다. 단군 신화 속 호랑이가 사실은 억울한 누명을 쓴 피해자였다는 설정부터 재미있었습니다. 우리가 너무 잘 알고 있는 이야기를 완전히 반대로 뒤집어 놓았으니까요. 실제로 아이들과 함께 읽어 보니 예상대로 반응이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호랭이 캐릭터를 좋아했습니다. 무섭고 용맹한 호랑이가 아니라 침대에서 “억울해!”를 외치며 이불을 차고, 인간 세상에서는 인형 탈을 쓴 사람으로 오해받는 모습이 아이들에게는 꽤 웃겼던 모양입니다.





이야기는 호랭이의 억울함에서 시작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단군 신화에서 호랑이는 쑥과 마늘을 먹으며 버티지 못하고 동굴을 뛰쳐나간 동물입니다. 그런데 <호랭이는 억울해! 1>은 여기서 장난스럽게 질문합니다. ‘그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라면?’ 호랭이의 주장에 따르면 자신은 쑥과 마늘이 싫어서 도망친 것이 아닙니다. 곰 꼬미 때문에 동굴 밖으로 나가게 되었고, 그 결과 수천 년 동안 ‘참을성 없는 호랑이’라는 억울한 평판을 뒤집어쓰게 된 것이지요.





이 설정이 재미있는 이유는 단순히 단군 신화를 통쾌하게 재해석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기에 좋은 질문이 자연스럽게 생겨납니다. 우리가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이야기라고 해서 반드시 한쪽의 관점만 존재하는 걸까요? 누군가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확인하지 않고 믿어도 될까요? 호랭이는 스마트폰으로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검색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굳어진 이미지에 충격을 받습니다. 요즘 아이들이 인터넷과 영상, SNS를 통해 수많은 정보를 접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공감이 많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수업에서도 아이들은 제각각 다른 이야기를 했습니다. 호랭이가 정말 억울하다는 의견도 있었고, 등장인물의 행동을 나름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같은 이야기를 읽었는데 받아들이는 지점이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저는 오히려 그것이 이 책의 큰 장점이라고 느꼈습니다. ‘가짜 뉴스는 나쁘다’라는 정답을 가르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이가 스스로 “그런데 누구 말이 진짜지?”, “왜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믿었을까?”라고 묻게 하기 때문입니다. 초등 저학년에게 필요한 미디어 리터러시의 시작도 거창한 정보 판별 기술보다는 이런 의심과 질문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노수미 작가는 KB 창작 동화제 대상과 다새쓰 방정환 문학 공모전 우수상 등을 수상했고, <도깨비 치유사>, <AI 디케>, <으라차차 달고나 권법> 등 여러 어린이책을 썼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도 재치가 돋보입니다. 특히 호랭이를 억울한 일에 끝까지 목소리를 내는 캐릭터로 만든 점이 좋았습니다. 그림 역시 호랭이의 표정과 행동을 생생하게 살려 주어서 긴 글 읽기가 아직 익숙하지 않은 아이도 부담 없이 이야기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1권을 읽고 나니 자연스럽게 다음 이야기도 궁금해졌습니다. 학교로 향한 호랭이와 꼬미의 본격적인 대결은 어떻게 이어질지, 4천 년 동안 굳어 버린 자신의 이미지를 과연 호랭이가 뒤집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호랭이는 억울해! 1>은 초등학교 저학년, 특히 2~4학년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재미있는 캐릭터와 빠른 사건 전개를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이야기 자체로 충분히 즐겁고,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함께 읽는다면 가짜 뉴스, 소문, 오해, 사실 확인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좋습니다. 저 역시 아이들과 읽으며 ‘무엇이 정답인지 알려주는 책’보다 ‘정말 그런가?’라고 한 번 더 묻게 하는 책이 토론하기 좋은 동화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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