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는 똥이 어디로 갈까요? 처음 만나는 초등 과학
클라이브 기퍼드 지음, 맷 릴리 그림, 김선영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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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는똥이어디로갈까요 #과학 #우주 #어린이책 #추천도서


 




<우주에서는 똥이 어디로 갈까요?>는 제목부터 독자의 호기심을 정직하게 건드립니다. 다소 엉뚱해 보이는 질문을 출발점으로 삼지만, 실제로는 중력, 궤도, 우주비행사의 생활 등 핵심 개념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구조가 인상적입니다. 이 책을 쓴 클라이브 기퍼드 작가님은 무려 180권 이상의 저서를 집필한 과학 작가로, 복잡한 개념을 생활 언어로 번역하는 데 탁월한 역량을 보여줍니다. 그림을 맡은 맷 릴리 작가님은 단순하지만 직관적인 일러스트로 개념을 시각화하고, 번역가 김선영 선생님은 이를 한국어 독자에게 무리 없이 전달합니다.


 






이 책의 핵심은 ‘왜?’라는 질문의 연쇄입니다. 우주에서 배설물 처리는 단순한 생활 문제가 아니라, 결국 중력 부재 상태에서 물질이 어떻게 움직이는가라는 물리적 문제로 연결됩니다. 이는 궤도 운동이나 자유낙하 상태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즉,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 하나가 자연스럽게 물리학적 사고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설명 역시 공을 던지는 예시처럼 일상적 비유를 활용해, 추상적인 개념을 감각적으로 이해하게 돕습니다.




 



저 역시 어린 시절 다큐멘터리를 보며 우주에 대한 막연한 경외감을 키워 왔습니다. 블랙홀이나 은하의 구조 같은 거대한 주제에는 매료되었지만, 정작 우주비행사의 일상은 관심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배설 문제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바로 그 ‘사소하지만 현실적인 질문’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그 덕분에 우주가 더 이상 추상적인 공간이 아니라, 인간이 실제로 살아가는 ‘환경’으로 인식되기 시작합니다. 이 점에서 이 책은 지식 전달을 넘어 인식의 전환을 유도합니다.


 





책 속에서 언급되는 우주 화장실이나 보이저 1호 같은 사례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예컨대 배설물을 흡입 장치로 처리하는 방식은 결국 ‘중력이라는 자연 조건의 부재’를 기술로 보완하는 시도입니다. 이는 우주 거주 가능성, 나아가 화성 이주 문제와도 연결됩니다. 또한 보이저 1호에 실린 ‘지구의 소리’는 과학이 단순한 탐사가 아니라, 인간 존재를 우주에 기록하려는 문화적 행위임을 보여줍니다.



이 책은 초등학생을 주요 독자로 삼고 있지만, 사실상 ‘과학적 사고의 입문서’에 가깝습니다. 특히 아이와 함께 읽으며 질문을 확장해 나가고 싶은 보호자, 혹은 과학을 다시 처음부터 이해하고 싶은 성인 독자에게도 유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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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멋진 도망 - 까미난떼, 끝인 줄 알았던 순간 다시 걷기 시작하다
나상천 지음 / 오리지널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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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멋진도망 #장편소설 #한국문학 #소설추천 #나상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느 멋진 도망>은 ‘도망’이라는 단어를 꽤 다르게 바라보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보통 도망이라고 하면 회피나 실패처럼 들리지만, 이 소설에서는 오히려 멈추기 위한 선택, 다시 시작하기 위한 우회로로 읽힙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이라는 설정도 그렇습니다.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마주하는 물리적·정서적 거리 확보 장치처럼 느껴졌습니다. 특히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마음도 따라 움직인다”는 문장이 이 작품의 핵심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했습니다. 몸을 움직여야 마음이 따라온다는, 꽤 현실적인 위로였습니다.





이 책을 쓴 나상천 작가님은 극작가 출신으로 콘텐츠 업계에서 오래 활동한 이력을 가진 인물입니다. 그래서인지 이야기 전개가 장면 중심적이고, 인물들이 특정 순간에 확 살아나는 느낌이 있습니다. 요리를 이야기할 때 자신감이 살아나는 킴스의 모습이나, 빛을 보고 멜로디를 떠올리는 도로시의 장면은 단순한 설정이 아니라 ‘자기 영역에서만 살아나는 인간’이라는 감각을 잘 포착합니다. 이건 창작을 해본 사람일수록 더 공감하게 되는 지점입니다.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와닿았던 건 ‘꿈이 사라진 상태’에 대한 묘사였습니다. “꿈이 없어요. 어느 순간 그냥 사라졌어요.”라는 대사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의 현실을 건드리는 문장입니다. 저 역시 한때는 목표가 분명했는데, 어느 순간 방향이 흐릿해졌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때 억지로 앞으로 가려고 할수록 더 공허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이 책은 그 상태에서 ‘굳이 당장 답을 찾지 않아도 된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대신 걷고, 버티고, 타인과 부딪히면서 서서히 다시 생겨나는 것을 기다립니다. 꽤 느린 방식인데, 그래서 더 현실적입니다.





흥미로운 건 이 작품이 ‘치유’를 직접적으로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상처를 극복한다기보다, 그냥 같이 들고 가는 법을 배우는 쪽에 가깝습니다. 돌무더기에 각자의 짐을 내려놓는 장면도 꽤 인상적이었는데요. 완전히 버리는 게 아니라 ‘여기까지 들고 왔다’는 확인에 가까운 것 같아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습니다. 이건 심리학적으로도 의미 있는 태도입니다. 상처를 없애려 하기보다, 관계를 재정의하는 쪽이 훨씬 지속 가능하니까요.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감정 소비형 힐링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회복’ 쪽에 가까운 작품입니다.


이 책은 특히 인생의 방향이 잠깐 흐려진 사람, 혹은 뭔가를 내려놓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는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거창한 깨달음보다는, “지금 이 상태로도 일단 걸어볼 수 있다”는 감각을 주는 책입니다. 그리고 혼자서 버티는 게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걸을 때 생기는 미묘한 변화까지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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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ETF의 34가지 비밀 - 유튜버들은 절대 알려주지 않는
오기석 외 지음 / 넥스트씨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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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재테크 #레버리지ETF #수익 #경제 #리뷰의숲 #리뷰의숲서평단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유튜버들은 절대 알려주지 않는 레버리지 ETF의 34가지 비밀>은 레버리지·인버스 ETF를 둘러싼 막연한 공포와 과장된 기대를 동시에 해체하는 책입니다. ETF에 어느 정도 익숙한 투자자라면 한 번쯤 “지수는 제자리인데 왜 내 계좌는 녹지?”라는 의문을 가져보셨을 텐데,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합니다. 단순히 “위험하다”는 경고를 반복하는 대신, 왜 그런 결과가 발생하는지를 구조적으로 설명한다는 점에서 교양서 이상의 실무적 가치가 있습니다. 특히 변동성 끌림(volatility drag)을 중심으로 한 수익률 왜곡 메커니즘 설명은, 기존의 단편적인 투자 정보와는 결이 다릅니다. 





이 책을 쓴 작가분들 역시 책의 내용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주고 있어서 좋았는데요. 오기석 작가님은 글로벌 ETF 운용사에서 실제 상품을 설계한 경험을 가진 인물이고, 윤현상 작가님은 개인 투자자 관점에서 콘텐츠를 축적해온 실무형 전문가이며, 안석훈 작가님은 증권사에서 장기간 ETF 세일즈와 콘텐츠를 담당해온 인물입니다. 이 세 사람의 조합은 이론·현장·대중적 해석을 균형 있게 결합합니다. 흔히 투자서가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상품을 만든 사람 + 설명하는 사람 + 전달하는 사람”이 동시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구조적 완성도가 높다고 느껴집니다.





개인적으로 ETF 투자를 하면서 가장 크게 체감했던 부분은 ‘시간이 길어질수록 레버리지의 기대값이 무너진다’는 점이었습니다. 과거에는 단순히 시장 방향만 맞추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변동성 자체가 수익을 잠식하는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예시를 보면 더 절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가령 지수가 원위치로 돌아왔는데도 레버리지 ETF는 손실이 나는 구조는 제가 경험적으로 느꼈던 불편한 진실을 수식 없이 명확하게 설명해 줍니다. 특히 단기 트레이딩 도구로서의 레버리지 ETF와 장기 투자 자산으로서의 부적합성을 구분하는 시선은, 실전 투자자라면 반드시 체득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이 단순히 “위험하니 하지 마라”는 식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기관 투자자들이 레버리지·인버스를 어떻게 헤지 도구로 활용하는지, 시장 급변 구간에서 어떤 전략적 의미를 가지는지를 설명합니다. 이는 옵션이나 선물을 직접 다루기 어려운 개인 투자자에게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합니다. 이 지점에서 저는 포트폴리오 관리 관점의 ETF 활용을 생각할 수 있는데요. 예컨대 변동성 관리나 이벤트 대응이라는 확장된 시각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레버리지는 투기 도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정교하게 쓰면 리스크 관리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이 책은 특히 “ETF는 안전하다”는 막연한 믿음을 가진 투자자, 혹은 레버리지 상품을 단순 배율 게임으로 이해하고 있는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이미 ETF에 대한 기초 지식이 있는 분이라면, 이 책을 통해 ‘왜 결과가 기대와 다르게 나오는지’를 이해하게 되고, 투자 전략의 층위가 한 단계 올라갈 것입니다. 반대로 완전 초보자라면 다소 정보량이 많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만큼 실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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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탱볼의 위대한 여정
헨리킴 지음, 김윤지 그림 / 수박주사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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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탱탱볼의위대한여정 #헨리킴 #추천도서 #아동도서




 

<탱탱볼의 위대한 여정>은 정말 사소한 사건에서 시작하는 이야기입니다. 바닷가에서 아이가 탱탱볼 하나를 잃어버리는,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일이죠. 그런데 이 작은 사건이 의외로 꽤 깊은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헨리킴 작가님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었고, 김윤지 작가님은 수채화 느낌의 부드러운 그림으로 그 분위기를 잘 살려줍니다. 특히 바다 색감이 정말 예쁜데, 파란색부터 보랏빛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편안하면서도 약간 쓸쓸한 느낌을 동시에 줍니다.




 

그림체가 정교하게 디테일을 밀어붙이는 스타일이 아니라, 일부러 힘을 빼고 아이가 그린 것 같은 자유로운 선과 색을 살린 느낌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따뜻하고, 감정이 직접적으로 전달됩니다. 바다 생물들도 귀엽게 단순화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의 따뜻하고 귀여운 느낌이 좋아서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몇 번 다시 읽었답니다. 이야기 자체도 복잡하게 꼬지 않고 단순하게 밀고 가는데, 그래서 더 여운이 남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바다 모험 이야기처럼 보이는데, 읽다 보면 생각보다 현실적인 이야기라는 느낌이 듭니다. 탱탱볼은 이유 없이 도움을 받기도 하고, 또 이유 없이 힘든 상황을 겪기도 합니다. 뭔가 잘해서 보상받는 것도 아니고, 잘못해서 벌을 받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그런 일들이 생깁니다. 이 부분이 오히려 현실이랑 닮아 있어서 더 공감이 갔습니다. 아이들은 재미있는 모험으로 읽겠지만, 어른들은 인생이 원래 이렇지하고 느끼게 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이별 이후의 시간을 떠올렸습니다. 관계가 끝나면 우리는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계속 이유를 찾으려고 하잖아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꼭 이유가 있는 건 아닙니다. 그냥 흘러가듯 끝나는 경우도 많죠. 그래도 우리가 계속 살아가는 이유는 결국 그 사람과 함께했던 기억 때문인 것 같습니다. 헨리는 탱탱볼을 바다에서 우연히 잃어버리고, 탱탱볼은 얼떨결에 바다를 여행하게 됩니다. 그래도 탱탱볼은 다시 헨리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습니다. 탱탱볼이 끝까지 버티는 힘도 결국 헨리와의 기억이라는 점은 굉장히 인상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이 책에 나오는 도움들이 굉장히 자연스럽다는 겁니다. 누가 왜 도와주는지 설명이 없습니다. 그냥 도와줍니다. 현실에서도 생각해 보면 그런 순간들이 있잖아요. 이유 없이 누군가에게 도움받았던 기억. 이 책은 그런 순간들을 조용하게 떠올리게 합니다. 바다라는 공간도 그냥 배경이 아니라, 감정의 깊은 곳을 표현하는 느낌이라서 읽으면서 더 몰입하게 됩니다.

 

이 책은 아이들이 읽어도 좋지만, 오히려 어른들이 읽으면 더 와닿는 부분이 많은 그림책입니다. 뭔가를 잃어본 적이 있는 사람, 관계가 끝난 뒤의 시간을 지나본 사람이라면 특히 더 공감할 것 같습니다. 가볍게 읽기 시작했는데, 읽고 나면 괜히 마음이 조금 건드려지는 그런 책입니다. 오랜만에 어른도 즐겁게 볼 수 있는 그림책을 만나 기분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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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을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 - 숏폼, 데이팅 앱, 초가공식품은 나의 뇌를 어떻게 점령했는가
니클라스 브렌보르 지음, 김성훈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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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을통제할수있다는착각 #현대사회 #추천도서 #스마트폰 #다이어트 #도파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중독은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닙니다. 알코올이나 마약 같은 극단적인 사례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의 무한 스크롤에 빠져들고, 배가 고프지 않아도 자극적인 배달 음식을 찾곤 합니다. 덴마크의 촉망받는 과학자 니클라스 브렌보르 작가님은 저서 <중독을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을 통해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이러한 무기력함이 결코 개인의 의지 부족 때문이 아님을 뇌과학과 진화생물학의 관점에서 명쾌하게 풀어냅니다. 특히 치과의사라는 안정적인 길을 뒤로하고 과학의 매력을 전파하는 김성훈 번역가님의 매끄러운 번역은, 자칫 딱딱할 수 있는 과학적 담론을 우리 삶의 이야기로 친숙하게 끌어들입니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의 뇌는 보상을 기대할 때 분비되는 도파민의 노예가 되기 쉽습니다. 저 역시 매번 다이어트에 도전하지만, 퇴근길 편의점의 자극적인 간식 앞에서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마는 평범한 이십 대를 지나왔습니다. 이 책은 제가 왜 번번이 다이어트에 실패했는지에 대해 통렬한 해답을 제시합니다. 바로 지복점(bliss point)’의 함정입니다. 식품 산업은 인간이 가장 저항하기 힘든 지방과 탄수화물의 황금 비율을 찾아내 우리의 본능을 해킹합니다. , 제가 감자칩 한 봉지를 기어이 비워냈던 것은 제 인내심의 문제가 아니라, 수백만 년간 결핍에 적응해온 내 안의 구석기인 뇌가 현대의 정교한 초자극 설계에 완벽하게 패배했기 때문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책 속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대목은 자신의 알보다 더 크고 화려한 가짜 알을 품으려 애쓰는 검은머리물떼새의 사례였습니다. 이는 심리학에서 말하는 초정상 자극(Supernormal Stimulus)’의 전형적인 예시입니다. 자연 상태에는 존재하지 않는 과장된 자극에 노출될 때, 생명체의 본능은 실재하는 가치보다 왜곡된 가짜에 더 열광하게 됩니다. 저는 이 대목을 읽으며 우리가 탐닉하는 숏폼 영상이나 데이팅 앱이 바로 현대판 가짜 알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현실의 관계는 서툴고 때로는 고통스럽지만, 스크린 속 세상은 즉각적이고 화려한 보상만을 약속합니다. 저 또한 업무 스트레스를 잊기 위해 유튜브의 알고리즘에 몸을 맡겼던 수많은 밤이, 사실은 품을 수도 없는 거대한 석고 알 위를 기어오르던 새의 몸짓과 다르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중독의 무서움을 경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에게 현실적인 주도권 회복의 길을 제안합니다. 심리학자 빅터 프랭클은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고, 그 공간에 우리의 선택과 자유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브렌보르 작가님은 그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먼저 우리의 취약함을 인정하라고 조언합니다. 중독을 유발하는 그 강력한 몰입의 에너지를 역이용하여, 학습이나 창작 같은 생산적인 긍정적 집착으로 전환하라는 통찰은 매우 실용적입니다. 저 역시 이 책을 통해 나를 조종하는 환경의 메커니즘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안목을 얻게 될 것이며, 이는 자책이라는 감옥에서 벗어나 삶을 재설계하는 강력한 동력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 책은 새해마다 다이어트와 스마트폰 단식을 결심하지만 작심삼일에 그쳤던 분들, 혹은 일상의 공허함을 자극적인 소비로 채우고 있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리가 누리는 즐거움이 진정한 선택인지, 아니면 설계된 함정인지를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갖추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 책이 훌륭한 나침반이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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