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탱볼의 위대한 여정
헨리킴 지음, 김윤지 그림 / 수박주사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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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탱볼의 위대한 여정>은 정말 사소한 사건에서 시작하는 이야기입니다. 바닷가에서 아이가 탱탱볼 하나를 잃어버리는,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일이죠. 그런데 이 작은 사건이 의외로 꽤 깊은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헨리킴 작가님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었고, 김윤지 작가님은 수채화 느낌의 부드러운 그림으로 그 분위기를 잘 살려줍니다. 특히 바다 색감이 정말 예쁜데, 파란색부터 보랏빛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편안하면서도 약간 쓸쓸한 느낌을 동시에 줍니다.




 

그림체가 정교하게 디테일을 밀어붙이는 스타일이 아니라, 일부러 힘을 빼고 아이가 그린 것 같은 자유로운 선과 색을 살린 느낌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따뜻하고, 감정이 직접적으로 전달됩니다. 바다 생물들도 귀엽게 단순화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의 따뜻하고 귀여운 느낌이 좋아서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몇 번 다시 읽었답니다. 이야기 자체도 복잡하게 꼬지 않고 단순하게 밀고 가는데, 그래서 더 여운이 남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바다 모험 이야기처럼 보이는데, 읽다 보면 생각보다 현실적인 이야기라는 느낌이 듭니다. 탱탱볼은 이유 없이 도움을 받기도 하고, 또 이유 없이 힘든 상황을 겪기도 합니다. 뭔가 잘해서 보상받는 것도 아니고, 잘못해서 벌을 받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그런 일들이 생깁니다. 이 부분이 오히려 현실이랑 닮아 있어서 더 공감이 갔습니다. 아이들은 재미있는 모험으로 읽겠지만, 어른들은 인생이 원래 이렇지하고 느끼게 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이별 이후의 시간을 떠올렸습니다. 관계가 끝나면 우리는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계속 이유를 찾으려고 하잖아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꼭 이유가 있는 건 아닙니다. 그냥 흘러가듯 끝나는 경우도 많죠. 그래도 우리가 계속 살아가는 이유는 결국 그 사람과 함께했던 기억 때문인 것 같습니다. 헨리는 탱탱볼을 바다에서 우연히 잃어버리고, 탱탱볼은 얼떨결에 바다를 여행하게 됩니다. 그래도 탱탱볼은 다시 헨리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습니다. 탱탱볼이 끝까지 버티는 힘도 결국 헨리와의 기억이라는 점은 굉장히 인상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이 책에 나오는 도움들이 굉장히 자연스럽다는 겁니다. 누가 왜 도와주는지 설명이 없습니다. 그냥 도와줍니다. 현실에서도 생각해 보면 그런 순간들이 있잖아요. 이유 없이 누군가에게 도움받았던 기억. 이 책은 그런 순간들을 조용하게 떠올리게 합니다. 바다라는 공간도 그냥 배경이 아니라, 감정의 깊은 곳을 표현하는 느낌이라서 읽으면서 더 몰입하게 됩니다.

 

이 책은 아이들이 읽어도 좋지만, 오히려 어른들이 읽으면 더 와닿는 부분이 많은 그림책입니다. 뭔가를 잃어본 적이 있는 사람, 관계가 끝난 뒤의 시간을 지나본 사람이라면 특히 더 공감할 것 같습니다. 가볍게 읽기 시작했는데, 읽고 나면 괜히 마음이 조금 건드려지는 그런 책입니다. 오랜만에 어른도 즐겁게 볼 수 있는 그림책을 만나 기분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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