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삶은 작은 것들로 - 장영희 문장들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24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쓴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체크카페 #체크카페리뷰단 #삶은작은것들로 #장영희 #신간
어쩌면 우리 삶 자체가 시험인지 모른다. 우리 모두 삶이라는 시험지를 앞에 두고 정답을 찾으려고 애쓴다. 그것은 용기의 시험이고, 인내와 사랑의 시험이다. 그리고 어떻게 시험을 보고 얼마만큼의 성적을 내는가는 우리들의 몫이다.
-79쪽 / 삶은 작은 것들로 / 장영희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5/0115/pimg_7719751604570416.jpg)
2025년 새 해가 되어도 작년과 변함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보통의 사람들처럼 돈과 시간에 허덕이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을 하면서 마음의 여유를 잃어버린 지 오래입니다. 그러던 제가, 힘든 출퇴근 시간에 틈틈이 읽은 책이 있습니다. 샘터에서 출간된 <삶은 작은 것들로>라는 산문집입니다. 대중들에게 익히 잘 알려져있는 서강대 영문과 고 장영희 교수님이 쓴 글입니다. 작가님은 잘 알려진 것처럼 어릴 적 소아마비에 걸려 보통의 사람들보다 조금 불편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럼에도 <삶은 작은 것들로>는 세상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 찬 책입니다. 미움, 원망, 한탄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보다는 지금 이 순간을 즐기지 못하는 자신에게 채찍질하는 글들이 많아서 읽는 내내 마음이 밝아지는 기분이었습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5/0115/pimg_7719751604570417.jpg)
이 책의 표지는 제가 좋아하는 레몬색입니다. 본문의 종이도 가 쪽은 모두 레몬색입니다. 책 사이즈도 별로 크지 않고, 마치 '시'처럼 글 한 편의 분량이 짧은 편이어서 들고 다니면서 읽기도 좋습니다. 저는 출퇴근길에 틈틈이 이 책을 읽었습니다. 혼잡한 지하철에서도 읽는 데 어려움이 없었고, 책장을 넘길 때마다 저 자신을 괴롭혀왔던 힘든 마음의 짐들이 벗겨지는 것 같았습니다. 아마 이 책의 대부분이 독자들이 저와 같은 느낌을 받았을 것입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5/0115/pimg_7719751604570418.jpg)
<삶은 작은 것들로>는 제목 그대로 삶이란 무언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작은 것들'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말을 하고 싶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위대하고 대단한 사람이 되어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것도 좋은 삶일 것입니다. 그러나 작가님은 조금 서툴고 늦고 별로 내세울 것이 없더라도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길 줄 안다면 그것이야말로 행복이 아니겠는가라고 씁니다. 저도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 얼마나 헛된 욕심에 사로잡혀 세상을 원망하고 저 자신을 괴롭혀왔는지를 돌이켜 보았습니다. 마음을 조금만 더 내려놓았더라면 소소한 행복을 느끼면서 살아왔을텐데 말이에요. 지금이라도 이 책을 읽으면서 제 삶의 방향성을 다시 설정할 수 있어 다행입니다.
작가님은 사랑, 희망, 자연, 사람에 대한 관심을 이 책에서 보여줍니다. 보통의 학자들이나 교수들이 쓴 책처럼 대중과 유리된 어려운 문학 이론이 등장하지 않아서 편하게 읽을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장점입니다. 술술 읽히지만, 인생의 진리를 담고 있는 글들이 모인 책이어서 가슴을 찡하게 만듭니다. 그동안 바쁘다는 이유로 자연을 감상하지 못하고, 누군가를 제대로 사랑해본 적이 없는 삶이라면 그것만큼 불행한 삶도 없을 것입니다. 세속적인 성공을 했더라해도 결국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작가님은 단순히 자신의 삶에 만족하면서 살라고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누리고 있는 것에 일단 감사한 마음을 느낄 줄 알아야 한다고 합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5/0115/pimg_7719751604570419.jpg)
이 책에 실린 모든 글이 한 편, 한 편 소중하지만 저는 70페이지에 있는 글이 유독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이제는 쌍꺼풀 수술은 성형 수술에 들어가지도 못할 만큼 성형이 대중들에게도 일반화되었는데요. 그만큼 '외모'에 대한 강박관념이 우리사회에 팽배해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성형기술이 발전할수록 '못생긴 사람'과 '잘생긴 사람'의 구분은 점점 더 심화되겠지요. 슬픈 현실입니다. 하지만 작가님은 '생긴 거야 어떻든 내 눈, 코, 입이 제자리에 있어서 제 기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그리고 우리 인체란 생긴 그대로 너무나 아름답고 신비로워서,'라고 썼습니다. 무언가 속이 후련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도대체 잘난 외모, 못난 외모의 기준은 누가 만드는 것일까요? 성형외과 의사가 정해준 것일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앞으로 누군가의 기준에 따라 열등감을 만들지 않고 건강하게 태어난 것에 감사하며 살아갈 것입니다.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분들, 우울한 마음에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분들께 <삶은 작은 것들로>를 추천드립니다. 세상이 '잘났다'라고 정한 기준에서 엇나가면 어떤가요. 건강하고 행복하고 사랑할 줄 아는 삶을 살아간다면 누군가를 부러워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이 책을 읽고 많은 분들이 자신의 삶은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으며 항상 빛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