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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신춘문예 시 깊게 읽기
민용태.박태만 지음 / 지식과감성# / 2024년 12월
평점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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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중에서 훌륭한 시인이나 좋은 작품이 없다는 소리를 가끔 듣는다. 그런 소리를 하는 사람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시집 한 권도 읽지 않는 사람들이다. 뒤집어 보면 훌륭한 작가가 없는 것도 아니고, 좋은 작품이 없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런 시인이나 작품을 알아보는 양질의 민중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양질의 민중이 없다는 것은 좋아하고 선택할 줄 아는 고상한 엘리트 민중이 형성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2024 신춘문예 시 깊게 읽기>, 지식과 감성, 9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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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는 문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축제라 불릴만큼 해마다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뚫고 당선된 작품들을 보면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다른 분야는 몰라도 '시'는 책을 꽤나 읽는 사람들도 어렵다고 느끼는 장르입니다. 더군다나 신춘문예에 당선된 시는 유독 난해하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독자들이 많은 편입니다. 저 역시 문학을 전공한 지인들이 '신춘문예 시는 아마 작가조차 자신이 무엇을 썼는지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라며 우스개소리를 하는 것을 종종 듣곤 했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신춘문예에 당선된 시라면 분명 낙선된 시들과는 다른 차별점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신춘문예 당선작을 본격적으로 공부하는 문예창작과가 아니라면, 신춘문예 시에 대해 제대로 알기 힘든 게 현실입니다. 저는 해마다 신춘문예 당선 시집을 읽곤 하는데,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시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누군가가 시 해설을 명쾌하게 해 준다면 참 좋을 텐데'하는 생각을 했는데요. 마침 신춘문예 시를 제대로 분석해준 책이 있어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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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지식과 감성# 출판사의 신간 <2024 신춘문예 시 깊게 읽기>라는 책입니다. 일단 신춘문예는 '트렌드'를 파악하는 게 필수적입니다. 1999년에 당선된 작품을 읽는 것도 물론 필요하지만, 아무래도 최근 당선작을 아는 게 훨씬 더 중요하지요. 이 책은 2024년에 당선된 11편의 시를 민용태 시인님과 박태만 시인님이 '시인'의 눈으로 '무엇 때문에 이 시가 당선되었는가'를 아주 철저하게 분석하고 설명합니다. 대학 강의처럼 수준이 높으면서도 술술 잘 읽히는 문장이어서 마치 문학 강의를 듣는 기분이었습니다. 어려운 문학 이론이나 용어를 모른다고 해도 이 책을 읽는 데 어려움은 없습니다. 문학 평론가의 대중과 유리된 화려한 평론이 아닌, 신춘문예 시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이나 신춘문예를 겨냥하여 시를 쓰고자 하는 예비 문인들을 독자들을 위한 책이어서 무척 실용적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책을 쓴 시인님들은 '내가 이 시에 대해서 이 만큼 알고 있다'를 뽐내는 것이 아니라 '당선된 시는 이렇게 쓰였으니 독자 여러분들도 쓸 수 있다'를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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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난해하고 어렵게만 느꼈던 신춘문예 시들의 비밀을 낱낱이 알게 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문학을 전공하고 오랫동안 공부했지만, 시 만큼은, 특히 신춘문예 시는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분야라는 편견을 늘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신춘문예에 당선되는 시의 패턴을 알게 되고, 시인들이 시를 어떻게 창작했는지 그 방법을 공부할 수 있어서 이전에 비해 '시'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예전에는 어려운 문학 이론서, 원래 작품보다 더 어렵게 쓴 문학 평론을 읽으며 머리가 지끈거렸는데, <2024 신춘문예 시 깊게 읽기>를 만나고 나니 오히려 시가 다른 장르보다 더 재미있고 흥미롭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책을 일찍 알았더라면 저도 시인이 되기 위해 도전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할 정도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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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문학 그 중에서도 '시'가 대중에게 점점 괴리되어 가고 있는 시대에, <2024년 신춘문예 시 깊게 읽기>는 출판계의 보물과도 같은 책입니다. 저처럼 신춘문예 시를 알고 싶은 독자들에게는 '소장 가치'가 충분합니다. 한 편 한 편, 정성껏 분석하고 최대한 쉽게 독자들에게 시의 즐거움을 알려주려고 노력하는 게 독자들의 눈에도 충분히 보일 정도입니다. 소위 문학 지식인들만 시를 쓰고 즐기는 세상에서 이렇게 대중에게 시를 보는 눈을 키워주는 책을 만나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앞으로도 이 책을 쓰신 두 시인님들께서 2025년 신춘문예 시, 2026년 신춘문예 시 등 해마다 당선작들을 깊게 읽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을 쓰셨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제가 열렬한 독자로서 책의 출간을 기다릴 것입니다. 신춘문예 시를 알고 싶은 모든 분들께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