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유혹 - 열혈 여행자 12인의 짜릿한 가출 일기
김진아 외 글 사진 / 좋은생각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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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이 멀지 않은 요즘. 지난 20대를 생각해보면 그다지 그립지는 않다. 젊고 뜨거웠던 그때지만 그만큼 불안하고 힘들었었기 때문이리라. 취업과 사랑 등에 있어 갈팡질팡하던 그때, 나 스스로도 나 자신을 잘 몰라 비틀대던 그 때를 생각해보면 지금의 안정과 평화는 너무나 소중하고 감사하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점은 젊은 시절 여행을 많이 해보지 못했다는 거다.

대학생때 그 많고 많은 시간에 배낭을 들고 어디라도 떠나볼것을...! 여행이라는 것이 불안한 청춘에게 얼마나 큰 자각을 줄 수 있는지를 당시는 머리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제는 가슴으로 느낀다.

그렇다고 이제 여행에 대한 꿈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다.

지금은 육아에 힘들지만 조금씩 시간과 여비를 추스려 짧은 여행이라도 계속 가볼 생각이다.

그런 내게 짜릿한 자극과 힘을 주는 책이 이 "여행자의 유혹"이었다.

이 책은 특이하게도 한 사람이 아닌 무려 12명의 내놓라 하는 여행가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그들이 다녔던 각 나라에서의 짧은 여행담을 다섯개의 챕터로 나눠 보여주고 있는데 각내용들이 짧기에 읽기 부담이 없고 또 여행지가 다채로와 더욱 흥미롭다.

유명한 여행지보다는 동유럽이나 인도 등 조금은 덜 개발됐지만 그만큼 고유한 사람냄새가 나는 곳들을 다양하게 보여준다.   투박하지만 따스하고 인간미 넘치는 현지 사람들과의 에피소드는 마치 내가 직접 겪는 일인양 진솔하다.  다만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모여있어 그 깊이와 통일성이 조금은 아쉽다.

각 챕터별로 묶어놓은 이야기들의 큰 맥이 잘 잡히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의 또다른 재미는 작가들..그러니까 여행가들의 프로필이라고 할수 있다.

생업 걱정보다 여행을 우선하는 김삿갓들이 이렇게 많다니..

그들의 다양한 프로필에 감탄하게 된다. 그리고 쉽게 못떠나는 내가 겁장이라는 반성도 들고..

하지만 쉽게 따라할 수 없음에 이 책을 보는 것으로 우선의 목마름이나 해결해야겠다.

세상은 넓고 갈데는 많구나...아직은 못가는 대신 이 책으로 그곳들을 볼수 있고 느낄수 있어 다행이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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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이야 (반양장)
전아리 지음, 안태영 그림 / 노블마인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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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소설인줄 알았다. 재미있는 일러스트인 겉표지를 보니 팬클럽인것 같다. 손을 번쩍 든 고집스런 표정의 여자들이 현수막과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아~10대 소녀들의 오빠사랑얘기인가봐..했는데 29살 회사에서 치이고 애인도 없는 여자의 뒤늦은 팬심을 다룬 얘기란다. 신선하고 재미있다.

 

그래서 펼친 책..작가소개에 입을 딱 벌리고 만다. 얼굴이쁜 처자가 분위기있게 앉아있는데 세상에 86년생이란다. 어안이벙벙. 지금 명문대 재학중이라니 졸업도 안했다. 중고교부터 온갖 문학상을 다 휩쓴 이 뛰어난 작가를 보니 새삼..세상 참 불공평하다 싶다.

흥. 그래. 현실성없이 멜랑꼴리한 사랑타령만 하지 않았겠어~하며 시샘어린 맘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아이구야.재미있잖아! 페이지가 팍팍 넘어간다.

그래 .실력과 나이는 절대 비례하지 않는것 같다.

 

책 내용을 요약하자면 자존심이고 뭐고 그저 자신을 죽이는  마음으로 겸손하게 그러나 열심히 살지만 사랑에서도 직업에서도 찬물만 마시던 정운이란 처자가 뒤늦게 아이돌에 빠지면서 새롭게 발견하는 세계랄까.

누군가를 미치도록 좋아하게 되면서 당돌하게 또는 당당하게 변해가는 그녀의 모습은 오지 않던 사랑도 곱배기로 만나게 만든다. 회사동료인 현정과 조팀장, 주희와 우람등 주변인물들의 캐릭터도 재미있고 생생하다. 그런데 문학성보다는 대중성이라고 할까.

드라마 삼순이와 소설 달콤한 나의도시가 낳기 시작한 세계에 속해있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삼순이보다 주인공의 캐릭터는 매력이 덜하고 달콤한 나의도시보다 공감과 깊이는 덜하다.

남자주인공들인 형민과 우연이 여자주인공 정운을 좋아하는게 설득력이 약하다.

그만큼 주인공의 매력을 풀어내는게 다소 아쉽다고나 할까.

어찌 보면 이 책은 드라마나 영화가 되기 위한 중간단계가 아닐지.

하지만 작가가 아직 너무나 젊기에 , 그런 그녀의 나이와 경험에도 이만큼 풀어낼수 있다는데 앞으로가 기대된다. 그녀의 발전을 빈다. 

책 재미있게 그리고 유쾌하게 잘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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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하성란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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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란..젊은 시절 좋아하던 여성작가들 중 한명이다.

깊으면서도 자신만의 감각적인 목소리로 섬세한 글을 쓰던 그녀였기에 , 또한 그런 그녀가 10년만에 써낸 장편소설이라니 더욱 기대가 컸다. 불륜의 낙인 A를 떠올리게도 하는 제목은 사람에 따라 너무나 많은 의미로 읽힐수 있다는데 또다른 재미도 있다.

특이하게도 화자는 장님이다. 그것도 처음부터가 아니라 유년을 보내면서 장님이 되고 나중 중년이 되면서 다시금 눈을 뜨게 된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만의 감각으로 이야기를 전해주게 되는데 볼수 있었던 기억과 더불어 맹인으로서의 다른 감각을 살려 상황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해준다.

특히 식당천정에서의 대량자살장면은 마치 내가 그 장소에 있는듯 너무나 사실적인 묘사에 얼이 빠질 지경이다. 쓰러져 죽는 여자들의 땀냄새가 느껴지는듯 하다. 이런 묘사력은 하성란 그녀가 얼마나 내공이 대단한 작가인지를 증명해준다. 물론 이 책의 끝까지 독자를 놓아주지 않고 끌고가는 그녀의 파워에 내내 침을 꼴깍 삼키며 읽어야했으니 여름에 볼 책으로는 그 재미가 그만이었다.

하지만 읽고 나니 조금은 허망하다.

어머니가 자신과 같은 과실을 막기위해 살려놓았을 거라는 짐작을 하는 맹인 주인공.

하지만 그녀는 그런 역할을 하지 못한다. 시각은 없어도 다른 감각들이 더욱 발달한 상태에서 진실이상의 것을 발견하는 그녀이지만 사건들에 있어서는 수수방관할 뿐이다.

또한 다시 모인 신신상회의 아이들이 예전만큼의 힘을 가진 상태에서 왜 유명한 연예인들에게 초대장을 날리는 건지? 좋은 남자의 씨를 받기 위해서라지만 그렇게 복잡하게 할 필요가 뭐가 있단 말인가. 가수 김준 같은 경우도 자고 나서 끝이 아닌지..그렇게 공들여 남자의 씨를 받지만 그 단순한 섹스 후의 단절되는 관계도 의아하고 남자들 입장에서 A에게 받은 것이 무엇이었는지도 알지 못하겠다.

그리고 결국 2대에 걸친 신신양회의 파탄속에 그들이 좀더 나은 방법으로 새로운 삶의 방법을 모색하지 않고 다시금 예전의 구성을 그대로 쫒아가는 모습도 이해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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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이들은 낯선 사람을 따라갈까?
EBS <아동범죄 미스터리의 과학> 제작팀 지음 / 지식채널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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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읽을 맘으로 책을 펼치다가 많은 것을 느끼게 되는 책이 있다.

기대하지 않았던 재미와 유익함. 하지만 이 책은 또한 그 이상의 두려움을 일깨워준다면 조금 오바일까.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그리고 고모와 외숙모로서 또한 옆집 아줌마이자 친구 엄마로 내아이와 우리아이를 지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선택한 책이다.

예전 EBS에서 다큐멘터리로 방영할때 잠깐잠깐씩 보면서 놀란 기억이 있어 책으로 나왔다 하니 무척 반가왔다. 그때도 내용중 낯선 사람에 대한 아이들의 인식이 한국과 미국에 있어서 너무나 다르고 또한 유괴범의 유혹에 아이들이 넘어가게 만드는게 결국 잘못된 교육이라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는데 책으로 일목요연하게 자세히 정리되어 읽으면서 깨닫는 놀라운 사실에 입을 벌리고 한숨을 쉬는게 여러차례였다.

낯선사람을 조심해라. 따라가지 마라는 어른들의 당부는 아이들의 단순한 인식체계를 고려하지 못해 오히려 큰 함정을 만든다. 만화나 영화등의 나쁜 사람 캐릭터를 낯선사람으로 동일화해서 오히려 현실적으로 유명무실한 교육이 되게 만드는 아이들의 인식은 미국과 다른 한국의 현상이라 더욱 답답하고 기이하다. 또한 각종 유괴범죄를 자세히 소개하고 가해자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를 과학적으로 심리적으로 잘 풀어놨다. 제 기능을 못하는 가정이 결국 외면당하고 상처받은 아이들을 가해자로 만들어낸다는것. 내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 아이 하나를 기르는데는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는 힐러리 클린턴의 말이 가슴을 때린다. 그 마을 하나를 온전하게 굴러가게 하려면 지역사회가 정부가 제대로 그 기능을 해야한다는 것에 절대로 동감하며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을 오로지 부모에게만 맡기는 현실을 개선하는데 모든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할것이다.

 

성폭력과 유괴에 아이를 다치고 잃은 가정. 직간접적으로 와해되는 그 사례들에 가슴이 먹먹하게 아프다. 어떻게 해야하나...한아이의 어머니지만 모든 아이가 내 아이라는 마음으로 좀더 적극적으로 아이들을 지키도록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 찾아봐야할것 같다. 모든 아이가 행복한 나라를 만들도록 사회적으로 작은 힘이라도 애써야하는게 부모의 의무인것을 깨닫게 하는 훌륭한 책이다.

 

잠들어있는 아이의 올망졸망한 발가락과 여리고 보드라운 발뒷꿈치를 보며 목울대가 뜨거워졌다.

어린 생명들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랄수 있기를..부디 그런 사회를 만들수 있기를..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의 마음이 모아져 큰 힘으로 발휘될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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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2 : 세계와 나
MBC 'W' 제작팀 지음 / 삼성출판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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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이 당첨된다면? 당연 해외여행이다.

 

학생부터 회사원, 주부에게까지 꿈이 뭐냐고 하고 싶은일이 뭐냐고 물었을때 태반의 대답은 해외여행을 가고 싶어요~일것이다. 그런데 이때  해외는 과연 어디일까.

우리에게 가고싶은 해외는 늘 아름답지만 관광지로서 보기에  좋은 모습으로만 정해져있다.

그 아름다운 모습 안의 또다른 이면과 또 제3세계로 불리는 가난한 나라들의 실상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알려져있다해도 일시적이고 표면적으로만 흘러간다. 자본주의 상업주의의 세태속에 그들의 모습을 보이는것 자체가 어울리지 않으니까. 그런저런 이유로  굶주린 아프리카의 모습정도로밖에 잘 알려져있지 않은 지구의 슬픈 현실들...그저 일회적으로만 보고말기에 또한  안타까움 외에는 해줄수 있는 방법을 잘 모르기에..TV에서 볼때면 대개 답답한 속에 맘만 심난해져 그저 채널을 돌리는 것으로 외면해버린적도 많았다.

그러나 깊은 밤...그런 내 굳어진 마음을 지치지 않고 계속해서 두드리던 시사프로그램, W.

솔직히 큰 재미도 없다. 해외토픽을 다룬것도 아니고 멋지고 이색적인 풍광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기에.

하지만 그 진솔하고 묵묵한 행보는 결국 내 맘을 흔들고 만다.

외면하지 말라고.. 같은 세상.같은 숨을 쉬고 사는 같은 인간으로서.

 

가난한곳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들지 않은 짐까지 들고 사는 저 약한 사람들을 돕는 것이  내 책임이라는 것을 시사프로그램 W는 어느 사이 서서히 느끼게 해주고 있었다.

좋은 프로그램은 책으로 또다시 생명을 얻는다.

 책으로 나온 W는 보다 깊은 울림을 가지고 세계의 어두운 이면들을 고발한다.

가난한 나라에서 끝없이 착취당하는 어린이와 여인들.이기적인 지도자들에 의해 잔혹한 학살을 일삼는 테러분자들과 종교맹신자들...잘못된 정치와 종교가 가장 약한자들을 가장 괴롭게 한다는 진실은 너무나 잔혹하고 가슴아프다. 그러나 단지 고발로만 끝나지 않고 이들을 도울 방법을 같이 찾는다는게 또다른 이 책의 가치다.

책 말머리에서 말하는 것처럼 지역과 나로만 좁게 보는 시야에서 벗어나 세상과 내가 하나인것을 알고 세계와 나, 세계와 우리의 관계와 나아갈 바를 성찰해보는 계기를 주는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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