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하성란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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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란..젊은 시절 좋아하던 여성작가들 중 한명이다.

깊으면서도 자신만의 감각적인 목소리로 섬세한 글을 쓰던 그녀였기에 , 또한 그런 그녀가 10년만에 써낸 장편소설이라니 더욱 기대가 컸다. 불륜의 낙인 A를 떠올리게도 하는 제목은 사람에 따라 너무나 많은 의미로 읽힐수 있다는데 또다른 재미도 있다.

특이하게도 화자는 장님이다. 그것도 처음부터가 아니라 유년을 보내면서 장님이 되고 나중 중년이 되면서 다시금 눈을 뜨게 된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만의 감각으로 이야기를 전해주게 되는데 볼수 있었던 기억과 더불어 맹인으로서의 다른 감각을 살려 상황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해준다.

특히 식당천정에서의 대량자살장면은 마치 내가 그 장소에 있는듯 너무나 사실적인 묘사에 얼이 빠질 지경이다. 쓰러져 죽는 여자들의 땀냄새가 느껴지는듯 하다. 이런 묘사력은 하성란 그녀가 얼마나 내공이 대단한 작가인지를 증명해준다. 물론 이 책의 끝까지 독자를 놓아주지 않고 끌고가는 그녀의 파워에 내내 침을 꼴깍 삼키며 읽어야했으니 여름에 볼 책으로는 그 재미가 그만이었다.

하지만 읽고 나니 조금은 허망하다.

어머니가 자신과 같은 과실을 막기위해 살려놓았을 거라는 짐작을 하는 맹인 주인공.

하지만 그녀는 그런 역할을 하지 못한다. 시각은 없어도 다른 감각들이 더욱 발달한 상태에서 진실이상의 것을 발견하는 그녀이지만 사건들에 있어서는 수수방관할 뿐이다.

또한 다시 모인 신신상회의 아이들이 예전만큼의 힘을 가진 상태에서 왜 유명한 연예인들에게 초대장을 날리는 건지? 좋은 남자의 씨를 받기 위해서라지만 그렇게 복잡하게 할 필요가 뭐가 있단 말인가. 가수 김준 같은 경우도 자고 나서 끝이 아닌지..그렇게 공들여 남자의 씨를 받지만 그 단순한 섹스 후의 단절되는 관계도 의아하고 남자들 입장에서 A에게 받은 것이 무엇이었는지도 알지 못하겠다.

그리고 결국 2대에 걸친 신신양회의 파탄속에 그들이 좀더 나은 방법으로 새로운 삶의 방법을 모색하지 않고 다시금 예전의 구성을 그대로 쫒아가는 모습도 이해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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