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행복지도 2020 - 서울대 행복연구센터의 행복 리포트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JTBC의 교양프로그램 중 차이나는 클라스가 있습니다.

가끔씩 집중해서 보게 되는 좋은 프로지요.그런데 얼마전 독일유럽센터의 원장인 김누리 교수의 수업을 흥미있게 보게 됐어요.유럽의 선진국인 독일의 특성과 우리나라와의 차이점을 얘기하는데

충격적인건 약자에 대한 태도였습니다

난민에게 문을 연 독일. 이때 세계는 메르켈 총리의 정치생명은 끝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당당히 재선에 성공하죠. 게다가 난민들의 수가 늘어나 임시로 학교 기숙사를 내주게 된 학생들은

화를 내기는 커녕 주거지로는 모자란 시설이라며 미안해했다는군요

여기에 대조되는건 자기 동네에는 특수학교가 들어와서는 안된다며 무릎 꿇는 학부모들을 비난하던 한국의 지역주민들이었습니다. 왜 두 나라는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걸까요.

국민성? 의식? 여기에 김누리 교수는 답을 교육에 있다고 합니다.

한국은 어릴때부터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으로만 교육을 해왔다는 거죠.

내가 남보다 강해야만 살아남고 존중받을 수 있다.

그것이 곧 내가 조금이라도 불리해서는 안되고 나보다 약한 이들은 핍박받는게 당연하다라는 의식으로 확대되는 거였죠. 이 책 대한민국 행복지도 2020을 보면서 왜 이 강의가 떠올랐을까요.

<행복을 300만건의 데이터로 찾아냈다. 서울대학교의 행복연구센터!

150만명의 365일을 기록한 인포그래픽 매거진!>

이 책의 광고문구입니다. 끌리면서도 안끌리던건

행복을 데이터로 증명할 수 있을까?라는 호기심과 의구심이 반반이었기 때문입니다.

책은 이쁩니다. 그래픽 아기자기 깔끔하게 뽑았어요.

중요한 얘기들도 나옵니다. 한때 유명했던 방글라데시나 부탄이 세계 제일의 행복지수를 가진 나라라는 건 잘못된 얘기라는것, 행복지수는 많은 수에서 객관적으로 측정되어야 한다는것,

20,30대의 여성들이 가장 불행하다는것.해외 여성들이 국내여성들보다 행복하다는 것 등이지요.

카카오와 연구소가 같이 한 이 조사에서는 행복을 수치화한 안녕지수를 사용합니다.

세종과 제주 지역의 안녕지수가 오히려 해외지역보다 높다니 이사를 가고 싶어지더라고요.

반대로 남성의 안녕지수가 가장 낮은 지역은 인천,

여성은 전북이었다는게 흥미로왔는데 이유를 깊게 분석하지 않고 지나가는 부분들이 많아 아쉬워요.

세대별 ,연령별 지역별 직업별 사건별 별별별....많이도 데이터를 뽑았는데

너무 세세해서 눈에 잘 안들어옵니다.

굵은 글씨의 목차랑 마지막 요약만 보면 책 다 본 듯.

이 엄청난 데이터 량이 얘기하는게 결국 기존의 행복을 얘기하는 책들과 큰 차이는 없네요.

행복에 대한 개념을 데이터로 증명해보고자 애를 많이 쓴 책이라는 느낌입니다.

행복이 안녕지수로 증명되어질 것이다-라는 너무도 연구소다운 .....

엄청난 데이터 지수를 보면 피곤해지는 저 같은 사람에겐

김누리 교수의 강의처럼 사회문화적인 부분이 행복의 기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 원인을 짚어보는 연구가 더 와닿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금 괴로운 당신에게 식물을 추천합니다
임이랑 지음 / 바다출판사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화나 드라마,cf를 보면 식물을 잘 키우는 여자에 대한 일반적인 이미지가 있습니다.

갸날픈 몸매에 단아한 이목구비.그리고 조용하면서 야무진 일처리.

식사도 정갈하고 인간관계도 넘침이 없습니다.

식물처럼 조용하되 자리를 지키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식물을 잘 키울 것 같고 실제 그런 경우를 많이 봐서 더 그런듯 합니다.

이 책의 저자 임이랑씨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게 없었지요. 이름이 참 이뻤고 식물과 어울린다 생각했습니다.

베이시스트라니 놀랐고 더 멋지더라구요. 문체에서 느껴지는 찬찬함과 세밀함에 이름까지...

식물과 너무 잘 어울린다 생각하며 인물검색을 해봤더니..세상에,상상하던 이미지와 똑같더라구요.

식물을 잘 키우는 사람의 관상이 따로 있는건 아니겠죠? 그렇다면 전 아마 반대일 겁니다.

손에 수맥이 흐르는지 전자용품은 걸핏하면 고장나고 식물은 뿌리가 썩어 죽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애정의 과함이 문제였습니다.작가가 앞부분에 얘기하던 것처럼요.

상대의 특성을 알고 적당한 거리를 지켜줘야하는데 과하게 퍼주다보니 뿌리가 썩어버리고 실망한 저는 배신감을 갖고 '이젠 안키워!'하며 포기하다가 또 이쁜 모습에 데려오고...식물포기자의 루틴..ㅠㅡㅠ;;;

애정을 줬는데 떠나는 연인처럼 슬픈게 없을 겁니다.

그런 사람이 사랑에 회의적인것처럼

식물의 경우도 마찬가지...난 식물이랑 안 맞아! 자꾸 죽어서 싫어! 너무 어려워!하고 도리질을 쳤지만 아아...

그 푸른 잎사귀들.이쁜 꽃들.어떻게 포기가 되겠어요,

비싼 가전가구가 가득한 집보다 이쁜 꽃과 나무가 있는 집이 훨 아름다운데...왜 나는 식물을 잘 못 키울까..하는

아쉬움.그리고 데려와서 죽이는게 더 싫어 참고 있는 착한 사람들이라면 이 책에 당연히 손이 갈 겁니다.

책은 참 이뻐요.표지도 글자폰트도 손에 쏙 잡히는 사이즈도 아주 좋습니다.

글자가 좀 작은게 저 같은 노안에겐 아쉽네요...ㅜ.ㅜ

식물마다 물의 양 뿐만이 아니라 맞는 햇볕의 종류와 바람까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무조건 해 쨍쨍, 물 듬뿍이란 공식이 오히려 독이었다니...식물무식자는 충격을 받습니다.

마냥 좋아하는게 아니라 상대에게 맞는 애정을 줘야한다는거...

참 어려운데..그걸 잘 해내면 더할 나위없는 귀한 보답을 받게 되는거죠?

이쁘다고 침만 흘리던 화분들....여포처럼 동탁처럼 끌어안다 보내버린 아이들에게 사과를 표합니다.

이젠 좀더 절제하고 연구하는 고차원적인 사랑으로 품어볼께.

힘들수록 더 귀한 기쁨을 돌려받는 거니까요.

읽을수록 마음이 평화롭고 정화되는 책이에요

다만 정기적으로 연재되던 수필이다보니 뒷부분으로 갈수록 좀 느슨하고 희미해집니다.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져있는 저에겐 좀 담백했지만 건강에 좋은 효과는 확실히 있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 (1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 30년 동안 미처 하지 못했던 그러나 꼭 해 주고 싶은 이야기들
한성희 지음 / 메이븐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보통 아버지로서 어머니로서 자식에게 주는 글은 대개 고리타분하기 마련이다.

 

나도 부모님에게 듣는 조언?들은 대개 영혼이 없어 흘려듣곤 했는데 그 이유는

마치 삼강오륜처럼 뻔한 도덕책의 논리의 영혼없는 훈수였기 때문이다.

 

좋은 선생님, 상사,선배의 조건은 말보단 행동으로 모범을 보이는 것이라

본인은 그렇게 못하면서 훈수를 두는건 쓸모없는 꼰대짓이 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으로서 40여년간 환자들을 치료해온 작가의 이력때문이다.

나도 가끔은 정신과 의원에게 내 상황을 체크 받곤 하는데 거리를 유지하면서 나를 관찰하는 자세가 서운하면서도 이해가 되었다. 자신의 감정에 휩쓸리는 내원객들의 파도에 등대처럼 버텨야 하는 위치.

가끔은 그 쓰나미에 휩쓸려 너무도 피로해 결국 건조해보이던 그를 떠올리니

그런 직업을 가진 엄마로서 딸에게 무슨 얘기를 해줄까가 궁금했다.

 

가장 감정적으로 약하고 흔들릴 수 밖에 없는 자식,그것도 딸에게

수십년을 정신과의사로 상담해오며 흔들리고 지치고 단련됬을 어미는

무슨 얘기를 해줄까.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같은 직업을 가졌어도 따뜻하고 강인한 가슴을 가진 사람은 다르구나...

대통령이 다 같지 않았듯이

정신과 의사로서 그리고 엄마로서 그녀도 다르다는것.

내가 환자로서 받고 싶던 위로.

딸로서 듣고 싶던 조언이 이 책에 다 있었다.

 

하나하나 마음을 울리는 조언들을 기록하다가 지친 책이다.

이런 사람이 내 엄마였다면....나는 좀 덜 방황했을까.

이런 사람이 내 의사였다면 ...나는 더 위로받았을까.

질투와 아쉬움이 피어오르다가..그래도 이 책을 봤으니

행운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게 된건데 엄마들이 나이가 들었다고 저절로 성숙해지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그저 포지션이 바뀌었을뿐, 30대든 40대든 어울리다 보면 그녀들에게선 유년 시절 어떤 아이었는지

보일때가 많다.

학교 뒷자리에서 수다떨기 좋아하던 소녀.

공부는 잘 하나 융통성이 부족하던 소녀. 무리를 짓기 좋아하던 소녀.

남들 앞에 나서기 좋아하던 소녀.피해의식이 많아 은근히 남을 까내리던 소녀..


그들이 세상을 만나 더 거칠어지거나 다듬어지면서 엄마가 되었고

그렇게 자라난 마음으로 아이를 키운다.

아이 양육은 매스컴과 교육을 따라 하지만 엄마라서 느끼는 불안과 외로움은 천태만상이고

그것은 아이에게 그대로 전해진다.그래서 엄마는 아이를 향한 조각칼을 돌려  자신을 다듬어 가야한다.

그렇게 하다보면 비록 부족하다고 해도

아이의 고통과 외로움을 공감해줄 수는 있을 것이다.

 

 

 

아무리 좋은 조언을 해도 결국 경험해봐야 아는 인생이다.

그 상처와 눈물에 위로와 따뜻함을 주는 좋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마일 - 아이스너 상 수상 Wow 그래픽노블
레이나 텔게마이어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다행이 치열이 바른 편이었던지라 충치로 치과를 간적은 있어도 교정은 하지 않았다. 때로 교정하느라 이에 철사(?)를 끼운 친구들을 보면 얼마나 불편할까 짐작만 할 뿐이었다. 고춧가루가 낀다느니 키스를 못한다느니 하는 소리에 웃고 넘기는 정도? 하지만 민감하고 여린 잇몸에 가장 차갑고 딱딱한 교정기를 끼고 조이며 버텨야했던 그들의 속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더 이뻐지기 위한, 적어도 덜 이상해지기 위한 발버둥의 과정, 특히 어린 나이에 감당해야 했다면 치아교정은 성격과 생활 모두에 큰 영향을 끼칠수 밖에 없을 것이다.

레이나 텔게마이어의 어린 시절, 자전적인 이야기를 만화로 실은 이 그래픽 노블은

그 과정을 찬찬하고 섬세하게 그려낸다.

순간의 사고로 앞니 두개가 나가면서 시작된 힘든 교정의 시간, 주인공은 그 힘든 짜증의 과정을 누구에게도 온전히 이해받지 못하고 감당해야만 한다.

외모로 인한 자존감의 상실은 친구뿐만 아니라 연애전선에도 영향을 미친다.

수줍고 어설픈 소녀에서 단단하고 주체적인 성인으로 변하는 길목,

교정중인 치아처럼 힘들고 복잡한 단계를 이겨내는 소녀의 이야기가 사랑스럽게 다가온다.

마지막, 사진기를 보며 활짝 웃는 주인공의 표정이 참 반갑고 대견하다.

사춘기 청소년들에게, 특히 교정하느라 괴로울 이들에겐 위로와 격려로 더욱 좋을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빈센트 나의 빈센트 - 정여울의 반 고흐 에세이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21세기북스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흐를 다룬 책은 많다. 하지만 이 책을 택한 이유는 작가에 대한 추천 때문이다.

정여울 작가를 난 모른다.젊은이들에겐 꽤 핫한 듯.

반 고흐 덕후라는 그녀가 오랜 시간 최애를 향한 열정과 집념으로 썼다니

기대가 됐다. 작가의 이름값에 맞게 깊고 울림이 있다. 고흐에 대해 모르던 사실도 많이 알게 됐으며 그의 무서울 만큼 깊던 외로움에 여러번 눈물도 났다.

사실 고흐는 현실에서 만나게 된다면 친해질 스타일은 아니다.

갑작스럽고 일방적인 애정표현, 거부하면 폭풍처럼 화를 내는 성격이라니..

아아..불편하고 별로다. 예술성 100에 사회성 1, 애정도 100. 이런 구성이라고 봐야할까.

그림이라도 잘 그렸다면 이해를 받았을텐데...그 당시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파격적인 화풍.....

 

이 성당의 사진과 그림을 비교해보니 왜 인정을 못받았었나 느낌이 왔다.

일그러진 선. 어둡고 밝은색이 같이 있는 혼란스런 강렬함.

동네 문방구를 그려도 실체보단 좋게 그려야 와~하는데 기존 화풍에 익숙한 그 시대 사람들로선 이해하기 힘들었겠구나 싶다.

특히 고흐가 모델을 잡기 힘들었던게 못생기게 그려서였다는데

감자를 먹는 사람들도 그렇지만 아래 사진은 너무 하지 않는가.

 

 

(룰랭 부인 표정 내 표정....;;;;;.)

읽다보니 그 시대 사람들이 왜 고흐에게 차가웠는지 이해가 간다.

하지만 놀라운건 아무리 상처를 받고 힘들어도 절대 포기하지 않던 그의 정열이다.

둔탁하고 거친 외면속에 사실은 너무도 여리고 맑던 영혼. 그런 그가 냉대와 두려움에 떨면서도 끝내 강할 수 있었던 비밀을 깨닫게 된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눈치와 현실이라는 이름으로 적당히 타협하고 적응해가는 사회에 이 외로움 많은 사내는 자기의 영혼을 그리기 위해 지켜내기 위해 너무도 힘든 싸움을 했구나..그래서 고흐구나..고흐의 가치를 깊이 깨닫게 됐다.

흡입력이 후반에 좀 흔들리고

그가 귀를 자른 이유에 대한 해석 등에서 느껴지는 과한 의미부여에 문과는 이게 문제다..싶어지기도 하지만.

빈센트를 깊게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