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미술의 해학 - 사찰의 구석구석
권중서 글.사진 / 불광출판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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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많이 들어온 이야기.."한국인은 한이 많다. 한의 민족, 아리랑에 스며있는 한의 정서.."

정말 그런줄 알았다. 한국인은 뭔가 태생적으로 슬프고 힘든 한의 민족이라는게  문화전밪적으로 깔려있었다. 그런데 요새 알았다. 한의 정서, 한의 민족이란 개념은 일본이 심어놓은거라고!

우리민족에게 패배주의, 그리고 절망적 순응적 정서가 일반화되게끔 교묘히 만들어놓은 장치라는것이다. 흥이 넘치는 순하면서도 재기있는 민족이 바로 우리  한민족 아닐런지...그걸 깨달았을때 이책을 읽게 됐다. 물론 불교와 미술에 관심있어 읽게 된 책이지만 그 깨달음을 확실하게 뒷받침해준다고 할까. 장중하고 엄격해야할 절 곳곳에 숨겨져 있는 해학적 장치들...

다른 종교에서는 선하나도 흔들림없어야 할 존엄한 신들의 그림과 조각이 때로는 전면적으로 때로는 은밀하게 재미있고 친근한 모습들로 그려진다. 불교니까 가능하고 우리 조상들이니 이렇게 할수있었겠구나...우리 민족은 한의 민족이 아닌 흥의 민족, 해학의 민족이구나 라는 깨달음이 기분좋게 밀려온다.

 

책은 평균보다 조금 센 가격인데 전혀 아깝지 않을만큼 내용이 실하고 칼라사진 또한 풍부하다.

작가가 불교신문에 한해동안 연재한 기사들을 엮은거라 그만큼 어느 한 토막 부실함없이 배부르다.

그림에 나타나있는 소도구들과 행위, 인물들이 상징하는 것을 상세하게 잘 설명해놔서 이책을 읽고나서 다시금 그림을 보게되면 느끼는 바가 다르겠다. 한국불교에만 자리잡고 있는 나반존자도 새롭고 재미있다. 부처님의 가피보다 스스로의 노력으로 깨달음에 이른 나반존자를 닮기위해 공부잘하고 시험잘보려는 사람들로 붐비는 나한전 전각이라니..우리나라 사람들의 학구열을 그대로 담은 신이 아닐런지 . 또한 이 책은 불교미술에 대한 정보만이 아니라 불교의 좋은 가르침도 편안하게 연결, 읽다보면 고개가 끄덕거려질때도 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남양주 흥국사 만월보전 수하항마상 부분의 파순의 딸에 대한 이야기이다.마왕 파순의 딸들을 못생긴 중년으로 묘사해놓은것과 거울을 들고 있는 이유를 작가가 조금 잘못 알고 있는건 아닐런지...그에 반해 강화 전등사 대웅전 귀공포의 원숭이는 많이 잘못 알려져 있는 이야기를 바로 알려줘 새로왔다.

사찰별로 목차를 만들어놨으면 어느 사찰을 갈때 참고로 읽기에 좀더 편하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있다. 이책을 통해 알게 된 양산 통도사의 관음전 관음도가 너무나 이뻐 꼭 가봐야겠다.

다소 불교신자로서 감상이 살짝 넘칠때도 있지만 불교 미술에 대해 세세하니 내용 꽉찬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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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아이 2010-03-29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남양주 흥극사의 수하항마상에는 마왕 파순의 딸이 미녀가 아니라 중년부인의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그러니 더욱 해학적이지 않을 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