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미인이 된다
이주영 지음 / 문예당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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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한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일에 대해 자신감이 있고 철학이 있다, 아니 있어야만 한다. 그런데 가끔 그런 자신감과 자기 철학은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충돌하거나 어긋나기도 한다. 그런 차이점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장점을 수용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아무래도 후자에 속할 듯하다.

 레이저 치료를 하는 피부과 의사들을 모두 돈벌이에 혈안이 된 의사들로 매도하는가 하면 시중에 유통되는 화장품은 모두 거기서 거기라는 주장이나 선크림을 바르는 것이 오히려 피부에 좋지 못하다는 주장처럼 상식과는 조금 거리가 먼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그런 주장을 독자가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풀어쓴 것도 아니고 '화장품 원료는 결국 비슷비슷한 성분을 수입해서 쓰기 때문에 국산이건 외제건 차이가 없다'거나 '선크림을 바르면 기름에 익힌 것과 같다'는 식으로 밀어붙이면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

 저자의 교육관이나 인생관도 그렇다. 요즘의 교육은 1,2등을 구별하지 않기 때문에 어린 학생들이 경쟁심이 생기지 않아서 노력을 제대로 기울이지 않는다거나, 학생간첩단 사건으로 어수선한 시기에 한국으로 유학을 간 아들들에게 '엄마는 빨갱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라고 했다는 대목을 읽으면 - 아마 서승 서준식 형제가 저자가 말한 빨갱이일 테다 - 어지러울 지경이다. (물론 자식이 고생하기를 바라는 부모님 없고 그 시대 상황이 어려웠다는 것을 모르는바 아니다. 다만, 세월이 지나 자신이 한 말의 의미에 대해 조금의 반성이나 되새김 없이 옮겨 놓은 그 무감각에 놀랄 뿐이다.)

 정말 열심히 부지런히 인생을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게 살아오고 있는 분이다. 교사에서 화장품 외판원, 그리고 화장품 회사를 운영하기까지는 분명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길이 아니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그렇지만, 여유가 없다. 내 일, 내 가족, 내 생각 외에는 아무 것도 들어설 틈이 없다. 성공하는 건 좋은 일이다. 그렇지만 나는 이런 모습의 책을 쓰는 성공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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