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나 내 '문체', 즉 내가 생각하는 나를 종이 위에 조심스레 펼쳐놓은 것이 내가 팔 수 있는 자산이며 다른 작가들과 나를 구분할 수 있는 유일한 소유물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래서 나는 누가 내 문체에 어설프게 손대는 것을 결코 원치 않았으며, 원고를 보내고 나면 그것을 완강히 막았다. 몇몇 잡지의 편집자들은 내가 원고료를 받고 나서도 자기 글이 어떻게 되는지 신경을 쓰는 거의 유일한 작가라는 이야기를 했다. 작가들은 대부분 편집자를 언짢게 하기 싫어서 언쟁을 하려 들지 않는다. 글을 내주는 것이 너무 고마운 나머지 자기 문체가, 다시 말해 자기 개성이 공적으로 훼손되는 것에 동의하는 것이다.-276-277쪽